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고급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를 꺼낼까?

윤 사장이 마천4구역에 송파구 최초로 디에이치를 제안한다면 향후 잇따를 거여·마천뉴타운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서울 마천4구역 재개발 수주 원해, 윤영준 디에이치 만지작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21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에 디에이치를 제안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디에이치를 적용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디에이치를 내세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은 거여·마천뉴타운에 포함된 서울 송파구 마천동 323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3층 10개 동으로 아파트 1372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835억 원 규모다.    

컨소시엄 입찰을 할 수 없는 데다 8월4일 입찰마감 전까지 입찰보증금 300억 원을 납입해야 하는 까다로운 입찰조건에도 대형건설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장설명회는 19일 열렸는데 현대건설을 포함해 DL이앤씨,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효성중공업 등이 참여했다. 

윤 사장이 디에이치를 제안하면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 수주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디에이치를 3.3㎡당 4500만 원 이상 시세가 형성될 수 있다고 판단한 지역에만 적용해오며 브랜드 관리를 엄격하게 해왔다. 

이 덕분에 지난해 서울 성동구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을 제외하면 디에이치를 내세운 모든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승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디에이치는 서울 서초구, 강남구를 제외하면 다른 구에서는 일부지역에만 적용됐기 때문에 송파구 최초로 마천4구역에 적용됐을 때 조합원 표심을 크게 움직일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스터티 등 온라인 부동산카페에 마천4구역 재개발조합원들이 남긴 글들을 살펴봐도 디에이치 적용을 놓고 기대감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윤 사장은 고급브랜드로 관리해 온 디에이치를 꺼낼 수 있을 만큼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의 가치를 높게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 

거여·마천뉴타운은 거여동 3개 구역, 마천동 6개 구역으로 구성된 104만3843㎡ 규모로 재개발사업이 모두 끝나면 약 1만5천 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현재는 거여·마천뉴타운 일대가 송파구에서 집값이 낮은 지역에 속하지만 대규모 재개발사업을 통해 디에이치에 걸맞는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게다가 마천1구역, 마천3구역 재개발사업도 조합이 설립되는 등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윤 사장은 마천4구역을 선점하면 향후 거여·마천뉴타운 재개발사업 수주전도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다. 

최근 도시정비사업은 브랜드 인지도와 조건이 비슷하면 인접 단지를 보유한 건설사들이 단일 대단지 효과를 내세워 수주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윤 사장이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에 디에이치를 적용한다면 이는 디에이치의 적용범위를 넓히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3분기 경기 과천 주공아파트8·9단지 재건축사업 등 수도권 핵심지역에서 대규모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꾀하고 있다.

도시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이 최근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확대적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도시정비사업의 수주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디에이치 적용에 엄격했던 현대건설도 적용지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