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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기아 주가 애플 없어도 신고가 향해, 송호성 미래차 탄력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06-02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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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주가, 미래 모빌리티 전략 ‘플랜S’에 달렸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애플과 협력 없이도 기아 주가의 신고가를 새로 쓸 수 있을까요?

현재 국내외 증권사들은 기아의 목표주가로 하나 같이 10만 원 이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많은 곳은 12만 원 이상까지 바라봅니다.

기아 주가가 애플과 협력 기대감 없이도 사상 최고 주가인 10만 원대를 넘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 무엇이 이런 기대감을 줄까요?

바로 ‘플랜S’입니다. 기아 주가는 플랜S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플랜S는 전기차와 PBV로 불리는 목적기반 모빌리티사업 계획을 담은 미래 전략인데 증권업계는 송 사장이 제시한 플랜S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 출발은 좋아 보입니다.

송 사장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은 전기차 EV부터 시작합니다. EV는 기아가 현대차그룹의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하는 전기차인데요. EV 시리즈의 데뷔작 EV6는 3월 공개 이후 국내외 사전예약에서 흥행했고 현재 반응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EV 다음은 목적기반 모빌리티인데 이건 아직 시작도 안했지만 기대감이 큽니다.

목적기반 모빌리티는 쉽게 말해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차량을 주문받아 생산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향후 택시와 물류사업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기아의 목적기반 모빌리티의 경쟁력은 플랫폼에서 나옵니다.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라는 것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GMP는 내연기관 플랫폼과 달리 평평한 바닥에 배터리를 얇게 깐 형태인데 평평한 판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를 올릴 수 있어 목적기반 모빌리티에 최적화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송 사장은 내년 목적기반 모빌리티 첫 모델인 PBV01을 내놓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2030년 글로벌 목적기반 모빌리티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현대차나 기아가 글로벌 선도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글로벌 1위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글로벌 1위라니, 증권업계가 기아가 플랜S 대로만 변화한다면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 기아 전기차와 목적기반 모빌리티 경쟁력, 글로벌 협력으로 이어진다

전기차와 목적기반 모빌리티 경쟁력은 기아의 글로벌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목적기반 모빌리티 성장이 예상되는 물류분야를 한번 보죠. 이미 이곳에서는 아마존과 리비안, 페덱스와 GM, UPS와 어라이벌 등 물류업체와 완성차업체 사이의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물량도 적지 않습니다. 아마존은 2019년 실제 양산차를 보지도 않고 미국 신생 전기차업체 리비안에 전기밴 10만 대를 발주했습니다.

송 사장 역시 물류분야를 한 축에 놓고 목적기반 모빌리티시장 확대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기아는 지속적 플랫폼 개발을 통해 대량물류에 쓰이는 전동 카고밴부터 음식 배송로봇, 퀵 배송로봇 등 소형 배송로봇까지 출시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런 계획은 모두 플랜S에 담겨 있습니다.

지금 계획만 잘 따라가도 경쟁력을 확보해서 글로벌 물류업체의 러브콜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죠.

더군다나 기아는 현대차라는 형님차도 있습니다.

올초 애플과 협력 가능성이 나올 때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부담으로 꼽혔던 부분이 바로 하청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었습니다.

기아는 현대차라는 형님 브랜드가 있는 만큼 애플을 포함해 글로벌 기술업체 혹은 물류업체와 협력하는 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얘깁니다.

물론 기아에 위험요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아는 우선 EV6와 PBV01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 제품들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판매가 시작되고 품질 이슈 등이 불거지면 판매량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주요시장의 정책적 변화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했는데 미국 전기차시장의 빠른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미국의 산업 보호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이유도 있습니다.

기아가 이런저런 위험요인을 극복하지 못하고 미래 모빌리티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글로벌업체와 협력을 기대할 수도 없고 이는 주가에도 분명 부담으로 작용할 겁니다.

◆ 기아, 내연기관차 판매 더 없이 좋다

기아 주가가 전기차와 목적기반 모빌리티에 달렸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이유는 기아의 현재, 즉 내연기관차의 판매가 더 없이 좋기 때문입니다.

송 사장이 현재 플랜S에 힘을 주고 있지만 아직 기아 대부분의 매출은 내연기관차에서 나옵니다.

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도 올해 내연기관차를 참 많이 팔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3월과 4월 두 달 연속 역대 월별 최대 판매기록을 새로 썼고 유럽에서는 4월까지 현대차 판매량도 넘어섰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최대 판매 실적을 냈는데 지금까지는 그보다 더 많이 팔고 있고요.

기아는 단순히 차만 많이 팔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차량 1대당 판매가격인 평균판매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기아는 1분기 국내 평균판매가격은 11%, 해외는 18% 올랐습니다. 평균판매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성이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평균판매가격이 오르는 것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신차가 그만큼 잘 팔리기 때문인데요.

기아는 2019년부터 텔루라이드, 셀토스, 쏘렌토, 카니발 등 레저용차량뿐 아니라 세단인 K5과 최근 K8까지 신차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기아는 앞으로 신차 기대감도 큽니다.

기아는 현재 준중형SUV 스포티지의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스포티지는 기아 모델 가운데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입니다.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증권업계는 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상황에도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영업이익 4조 원 이상을 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아 역대 최고 영업이익은 2012년 3조5천억 원입니다. 이 기록을 9년 만에 새로 쓰는 겁니다.

◆ 기아 주가, 애플과 협력설에 출렁였지만 안정성 찾아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뜨거웠던 주식을 꼽으라면 기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연초부터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력설에 주가가 출렁인 데 이어 기아를 콕 집어 기아가 애플과 애플카를 만든다는 국내외 보도가 잇따르면서 다시 한 번 주가가 요동쳤습니다.

기아 주가는 애플과 협력설이 한창이던 2월에는 한때 10만2천 원에 거래되며 1990년대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10만 원을 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주가가 한창 떨어졌던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1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주가가 5배 가까이 오른 겁니다.

하지만 기아가 공식적으로 애플과 협력설을 부인하면서 주가도 크게 빠졌죠.

그래도 2주 정도 내리더니 크게 내리지 않고 60일 선을 지지선 삼아서 반등했고 지금은 7만~8만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애플과 협력설이 사그라지면서 주가 수준이 한 단계 낮아졌지만 애플과 협력설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말과 비교해 볼 때 그리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기아 주가는 애플과 협력설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말에는 6만 원대에서 움직였습니다.

송 사장은 기아 주가가 바닥이던 지난해 3월 코로나19 극복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기아 대표에 선임됐습니다.

송 사장은 지난 1년 기아 주가의 부침을 오롯이 지켜본 셈인데 선임 때와 현재 주가를 비교해봐도 중간결과는 그리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송 사장 인사를 발표한 2020년 3월27일 기아 주가는 2만55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 해외사업 전문가 송호성,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변화 선봉장 맡아

송 사장은 기아에서 해외사업 전문가로 손꼽힙니다. 특히 유럽은 송 사장에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으로 평가되는데요.

송 사장은 2000년대 프랑스 판매법인장을 맡아 기아의 유럽 전략차종인 씨드를 프랑스 인기차종으로 키우며 유럽 공략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4년 동안 유럽 총괄법인장을 맡아 기아의 유럽 판매를 진두지휘했는데요. 이때 기아는 유럽에서 급성장합니다.

기아는 당시 유럽 판매량이 2013년 33만9천 대에서 2017년 47만3천 대로 40% 가량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기아 전체 해외 판매량이 6% 정도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송 사장의 성과는 더욱 돋보입니다.

기아가 현재 유럽에서 현대차보다 잘 팔리고 있는데 그 기반을 송 사장이 놓았다고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송 사장은 유럽에서 국내 완성차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 공을 인정받아 2019년 ‘무역의날’에서 금탑산업훈장도 받았습니다. 이듬해 3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기아 대표이사에 깜짝 발탁됐고요.

송 사장은 기아 대표이사에 오른 뒤에는 현대차그룹 변화의 선봉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기아는 빠르게 변하는 현대차그룹 안에서도 가장 변화가 빠른 계열사로 꼽힙니다. 송 사장은 기아 대표에 올라 회사이름도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바꾸고 앰블럼도 미래적 이미지로 바꿨습니다.

송 사장은 이런 과감한 변화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기아를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탈바꿈하기 위한 바탕을 마련하고 있는 거죠.

완성차시장은 지난 1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했는데 앞으로는 더욱 빠른 변화가 예상됩니다.

빠른 변화 속에서 송 사장이 플랜S를 통해 기아를 어떻게 바꿔 나갈지 앞으로 지켜볼 일입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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