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NH농협증권과 통합을 앞두고 대표이사에 유임됐다. 패키지로 인수되는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이사에 농협금융 측 인사가 임명된 것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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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 |
김 사장이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게 리더십을 인정받아 앞으로 농협증권과 통합작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발 더 나가 김 사장이 내년 초 출범할 두 증권사의 통합법인의 최고경영자(CEO)가 될지도 관심이다. 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농협금융의 체질을 바꾸려고 하기 때문에 통합 증권사의 대표이사는 이런 임 회장의 승부를 결정짓는 잣대가 된다.
농협금융은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인 우투증권 대표이사로 김 사장을 임명한다고 4일 밝혔다.
또 함께 인수한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에 각각 김용복 전 농협은행 부행장과 김승희 전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을 내정했다. 이들은 오는 27일 회사별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확정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김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우투증권을 원활하게 경영했다”며 “업계 1위인 우투증권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지속하려면 현재 경영진의 안정적 운영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농협금융의 우투증권 및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이로써 농협금융은 자회사를 7개에서 10개로 늘렸다. 총자산도 지난해 말 254조5천억 원에서 290조2천억 원으로 늘어났다.
농협금융은 이달 중 우리금융지주에 우투증권 주식 37.85%를 포함한 패키지 회사 주식을 사들인다. 인수 가격은 1조5백억 원 수준이다. 또 자회사 통합 추진조직(PMI)을 꾸려 통합을 진행한다.
김 사장은 앞으로 우투증권을 이끌면서 통합 작업에 나선다. 김 사장은 지난해 농협금융 인수가 결정된 상황에서 노조와 협상을 무리없이 진행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농협금융에 인수된다는 결정이 나온 직후 우투증권 직원들 사이에선 1천여 명이 구조조정 대상이라는 풍문이 떠돌았다. 그러자 우투증권 노조는 단체협상을 거부하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김 사장은 노조와 협상에 나서 근속 20년차 이상 부장급 직원에게 2억4300만 원을 주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퇴직금을 제시했다. 통합 이후 추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노조가 이에 동의하면서 지난달 14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희망퇴직 신청은 무난하게 끝났다.
김 사장이 이번에 우투증권 대표이사에 유임되면서 1월 출범하는 우투증권과 농협증권 통합법인 대표이사가 될지 주목된다. 통합 법인의 CEO는 업계 1위 규모의 통합법인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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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
임 회장이 김 사장을 신뢰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은 김 사장의 미래에 긍정적인 요소다. 임 회장은 지난 4월 김 사장을 비롯한 우투증권 임원진을 직접 만나 농협 고객에게 제공할 상품과 자산 운용 등을 논의했다. 올해 초 김 사장에게 “농협금융에 해줄 수 있는 것 대신 농협금융을 어떻게 활용해 우투증권이 성장할 것인지 찾아라”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임 회장은 우투증권 인수와 합병을 통해 농협금융의 방만한 경영 체질을 바꾸려고 한다. 임 회장은 우투증권 인수 당시 “우투증권은 증권업계 1위로 1등 문화를 갖추고 인재들이 모인 조직”이라며 “이런 문화를 반드시 농협금융에 접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