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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노심초사, 홍콩H지수 파생상품 7조 원금손실 우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02-12 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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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와 연계된 파생상품 손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홍콩H지수가 7500선으로 내려가면서 관련 파생상품 투자자들이 원금을 잃을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도 원금손실을 회피하는 과정에서 수익 악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노심초사, 홍콩H지수 파생상품 7조 원금손실 우려  
▲ 홍콩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홍콩H지수와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손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뉴시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는 12일 전날보다 144.92포인트(1.89%) 떨어진 7513.0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회사들로 구성된 지수다.

홍콩H지수가 7500선에 턱걸이하면서 국내 투자자와 증권사의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연계증권(ELS)을 약 37조 원 규모로 운용하고 있다.

주가연계증권은 기초자산으로 정한 주가가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보다 일정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했던 투자수익을 지급하는 파생결합상품이다.

주가가 중간에 기준점 아래로 떨어진 뒤 만기까지 상환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지수 하락률만큼 원금을 잃게 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홍콩H지수가 7500대로 내려갈 경우 4조 원 규모의 주가연계증권이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간다.

이 주가연계증권은 대부분 2018년 만기인데 그전에 가입 당시 홍콩H지수의 80~90%까지 주가가 회복되지 않으면 원금 일부를 잃게 된다.

나이스신용평가가 국내 주요 12개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홍콩H지수가 7000으로 떨어질 경우 약 7조 원, 6500으로 하락할 경우 약 11조 원 규모의 주가연계증권이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증권사들도 홍콩H지수와 연계된 주가연계증권 때문에 올해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증권사는 주가연계증권의 기초자산인 주가지수가 급락하면 선물을 매도하는 등 자체적인 헤지(위험회피)를 한다. 이 과정에서 파생상품 손실이 확대되고 파생결합증권 판매수수료가 줄어드는 등 수익성 악화를 겪게 된다.

국내 증권사가 지난해 3분기에 2분기보다 40% 가까이 줄어든 영업이익을 낸 데에도 홍콩H지수의 급락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홍콩H지수는 지난해 8~9월에 약 20% 급락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3분기에만 1조5천억 원 규모의 파생상품 운용손실을 냈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도 최근 임시주주총회에서 “대우증권은 국내에서 주가연계증권을 가장 많이 판매한 회사”라며 “홍콩H지수의 폭락으로 주가연계증권 운용손실을 크게 입어 영업에 타격을 받았고 손익도 나빠졌다”고 밝혔다.

홍콩H지수는 향후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은행의 부실 가능성과 유가 급락 등에 중국의 경기 둔화와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겹쳤다”며 “홍콩의 부동산 시장도 침체된 상황이라 증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준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홍콩H지수가 연초부터 급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증권사들의 손실이 커질 것”이라며 “원금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권사의 신뢰도도 떨어져 신규 주가연계증권 발행이나 다른 금융상품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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