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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 생산량 늘려 흑자전환하나, 문혁기 경쟁자 속속 등장은 부담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1-05-3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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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가 흑자전환의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까.

문 대표는 수제맥주의 생산량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 규모의 경제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제주맥주 생산량 늘려 흑자전환하나, 문혁기 경쟁자 속속 등장은 부담
▲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

하지만 다양한 수재맥주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수제맥주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30일 제주맥주에 따르면 설비 증설과 위탁생산을 통해 한 해 생산할 수 있는 맥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2배 넘게 늘어났다는 점에서 올해는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기대한다.

제주맥주는 4월부터 주력상품인 ‘제주위트에일’을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사업 파트너기업인 롯데칠성음료의 충주 공장에서 위탁생산하고 있다.

위탁생산이 가능해진 이유는 1월부터 시행된 주세법 개정안 덕분이다. 기존에는 주류 제조장별로 제조면허를 발급했기 때문에 다른 제조장에 생산을 위탁하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이 규제가 사라지면서 제조업체 사이 위탁생산이 가능해졌다.

제주맥주가 롯데칠성음료에 위탁해 생산하는 맥주의 생산량은 올해 약 690만 리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제주맥주가 보유한 제주양조장을 통한 생산량을 합치면 모두 2690만 리터 정도 된다.

제주공장은 지난해만 해도 제주양조장에서 한 해 생산할 수 있는 맥주는 1200만 리터에 그쳤지만 지난해 10월부터 3월까지 51억 원을 투자해 자체 생산량을 2천만 리터까지 늘렸다.

문혁기 대표는 제주맥주의 생산량이 늘어난 만큼 규모의 경제효과를 봐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문 대표는 기업공개를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이후 제주 양조장 증설과 추가적으로 육지(우리나라 본토) 생산을 통해 생산량을 확보함으로써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흑자계획도 제시됐다. 제주맥주 측은 2020년 흑자 13억 원을 시작으로 2023년에는 흑자 219억 원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매출이 가파르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공급 때문이었는데 생산량 확대로 흑자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지난해 많은 유통채널에 공급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를 채울 수 없어 판매기회를 놓친 사례가 많았다”며 “공급부족 현상이 해결되는 만큼 앞으로 손익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맥주는 매출이 2019년 73억 원에서 2020년 216억 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손실은 2019년 95억 원에서 2020년 44억 원으로 줄었으나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판매비와 관리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생산량 확대가 손익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생산량 증설을 꾸준히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제주맥주는 최근 기업공개를 통해 시장에서 조달한 263억 원 가운데 시설자금 명목으로 약 77억 원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가운데 약 58억 원을 양조장 설비 증설에 쓴다.

제주맥주가 지난해 증설에 쓴 비용을 토대로 설비 증설 물량을 추산하면 2023년 이후 자체적 생산물량만 한 해 3천만 리터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맥주는 신제품 출시를 통한 매출 확대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10월부터 다크에일 신제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6월에 연구개발이 끝나는데 이를 통해 수제맥주 시장의 수요를 더 끌어내겠다는 것이 제주맥주의 계획이다.

하지만 수제맥주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지켜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소규모 수제맥주기업뿐 아니라 유통기업과 식품기업 등 다양한 기업들이 수제맥주시장의 가파른 성장성을 보고 시장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교촌치킨의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는 4일 주류업체인 인덜지의 수제맥주사업부를 120억 원에 인수하며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25와 이마트24 등 편의점업계는 CU가 대한제분과 손잡고 내놓은 ‘곰표밀맥주’의 흥행을 보고 자체 수제맥주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유통기업인 AK플라자는 2020년 9월 이미 백화점 최초로 수제맥주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제주맥주는 2020년 기준으로 수제맥주시장에서 점유율 28.4%를 보이고 있다. 2017년 5.1%와 비교해 6배 가까이 늘어났다.

제주맥주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으로 지금껏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었다는 점이 꼽히는데 다양한 기업이 진출하는 상황에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게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제주맥주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방법으로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가운데 73억 원을 유통채널 개척과 마케팅 캠페인 등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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