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최종 제재수위를 감경받을 수 있을까?
  
정 사장은 남은 제재절차에서 투자원금 전액 지급안을 내놓는 등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적극 내세울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 옵티머스펀드 피해에 최대한 성의, 정영채 제재 경감 희망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이 투자원금 전액 지급안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는 시선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2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옵티머스펀드 일반투자자에게 투자원금 100%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임시 이사회와 간담회 등 모두 8차례에 걸쳐 치열한 논의가 이뤄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약 2달 동안 8차례나 이사회 논의가 진행된 것은 회사 경영진이 전액 지급안을 놓고 이사회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그만큼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옵티머스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근거로 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조정안을 받았다.

하지만 NH투자증권 이사회에서는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조정안을 수용하면 이후 수탁은행인 하나은행 및 사무관리회사 예탁결제원 등에 구상권을 청구할 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 주주들로부터 배임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결국 NH투자증권 이사회는 개인투자자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지급하는 방안을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다만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만족하기 위해 금감원 분쟁조정위 권고안을 수용하는 대신 투자원금을 반환하면서 고객으로부터 수익증권과 제반 권리를 양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는 투자자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돌려주는 최종효과가 분쟁조정위 권고안과 같은 만큼 금감원의 결정을 최대한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당국도 투자자 보호라는 결과를 얻은 만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고객에게 넘겨받은 권리를 근거로 하나은행 및 예탁결제원을 대상으로 하는 구상권을 청구하면 배임논란의 부담도 덜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6일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을 옵티머스 관련 공동 불법행위자로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정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구상권을 보전하기 위해 고객과 사적합의 형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분쟁조정위 권고인 계약취소와 형식은 다르지만 투자원금 전액을 회수하는 측면에서 동일하며 고객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에서도 충분히 양해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NH투자증권이 투자원금 전액 반환을 결정한 만큼 이후 금융위에서 제재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정 사장은 3월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 제제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 처분을 받았으며 금융위원회 최종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문책경고가 그대로 확정되면 3년 동안 금융권 취업이 제한돼 연임이 불가능해지는 만큼 제재수위 감경이 절실하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시행세칙에 따르면 소비자에 충분한 배상 등 피해회복 노력은 제재 감경사유가 된다.

정 사장은 옵티머스펀드 환매가 중단된 뒤 투자자들과 비공개 면담에 직접 나섰고 최대 70%의 유동성을 선지원하는 방안도 내놨다.

또 옵티머스펀드 자산회수를 위해 전문 대응팀을 구성했고 펀드 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가교운용사 설립에도 앞장서기로 하는 등 사후조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에 NH투자증권이 투자원금 전액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점도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소명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쟁조정위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은 만큼 이후 제재절차에서 충분한 감경사유로 고려되지 않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인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은 분쟁조정위의 권고안을 전격 수용한 바 있다.

금융위는 라임펀드·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징계 안건을 두고 아직 심의에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옵티머스펀드와 관련된 심의는 라임펀드 관련 심의를 진행한 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