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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덩치 무섭게 키웠다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6-03 18: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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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에버랜드, 덩치 무섭게 키웠다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12년 삼성그룹 신년하례식을 마친 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과 손잡고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에버랜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또 다른 곳간이다. 삼성SDS와 함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그룹 지분을 넘겨받을 수 있는 자금줄이었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에게도 마찬가지다. 삼성의 3세들이 나란히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삼성SDS와 함께 삼성에버랜드다.

삼성이 3일 삼성SDS에 이어 삼성에버랜드 곳간도 열기로 했다. 다음해 1분기 중 상장을 결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에버랜드 상장설을 부인했다. 그는 2012년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상장 계획은 없다"며 "최근 장외시장에서 연내 상장 루머가 퍼지면서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어 미리 밝힌다"고 했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는 2012년 6월부터 계속 자사주를 매입해 왔다. 삼성꿈장학재단으로 4.12%를 인수하는 등 CJ 신세계 한솔케미칼 한솔제지를 비롯해 한국장학재단 등으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해 15.4%를 보유하고 있다. 이때부터 삼성그룹이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을 염두에 놓고 준비를 해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1996년 용인자연농원에서 이름을 바꾸며 레저사업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에버랜드는 2008년을 기점으로 끊임없이 몸집을 불려왔다.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노력이었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제일모직에서 패션부문을 인수하면서 1분기 매출이 1조1620억을 달성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현재 보유한 자산은 보수적으로 봐도 8조 원 가량이고 주가로 환산할 경우 300만 원 이상 되는 황제주가 됐다.


삼성에버랜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경기침체가 한창일 때 자산규모와 임직원을 크게 늘렸다. 당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사업을 키우는 등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렸다. 이건희 회장이 2008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과 관련해 무죄판결을 받은 뒤부터였다.

삼성에버랜드는 2008년 3조8천억 원이었던 자산이 지난해 8조5천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매출도 지난해 3조2천억 원으로 2008년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 임직원 수는 지난해 7천여 명으로 5년 동안 4천여 명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제일모직 패션사업이 넘어오면서 1년 새 몸집이 더욱 불었다. 삼성에버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패션부문이 4분기에 벌어들인 액수 등이 반영돼 5천억 원이나 늘어났다. 또 삼성에버랜드 자산도 전년에 비해 2조가 뛰었다. 임직원 수도 1년 사이 2천여 명이 늘어났다.

패션부문이 완전히 반영된 삼성에버랜드의 1분기 매출은 1조1620억 원에 이른다. 영업이익은 153억 원이다. 매출비중을 보면 건설 21.8%, 급식식자재사업 32%, 레져 5.6%, 패션부문 40.3%다. 지난해 1분기 매출비중과 비교할 때 건설과 레저사업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급식식자재사업은 삼성에버랜드가 패션부문을 흡수합병하기 전까지 현금창출원이었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 대부분의 계열사에 급식을 제공해오면서 대외적으로도 식자재 유통사업을 넓혀갔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11월 ‘삼성웰스토리’라는 이름으로 100% 자회사로 독립시켰다.

급식식자재사업은 지난해 매출 1조4천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에버랜드는 급식사업을 1994년 삼성그룹 임직원 복지차원에서 단체급식을 시작했다. 이후 단체급식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1999년 식자재 유통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해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2001년 2625억 원에 불과했던 급식식자재사업 매출은 13년 사이 5배가 불어났다.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들여오면서 결정적으로 덩치가 커졌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9월23일 패션사업부문을 제일모직으로부터 1조5천억 원에 인수했다. 삼성에버랜드 전체 매출에서 40% 이상을 차지한다. 일순간에 몸집이 거의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은 그 이전까지 제일모직의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패션부문이 삼성에버랜드로 옮겨지면서 이 사장은 주주로서 지배력도 넓힐 수 있게 됐다.

  삼성에버랜드, 덩치 무섭게 키웠다  
▲ 윤주화 삼성에버랜드 사장
삼성에버랜드는 레저사업부문에서도 골프장을 인수하며 사업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4월 삼성물산과 공동으로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을 3500억 원에 인수했다.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은 용인 에버랜드 근처에 위치해 지리적 접근이 좋은 ‘노다지’ 땅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이부진 사장이 신라호텔과 골프장사업을 결합해 레저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본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물산과 겹치는 건설부문의 경우 축소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11월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건물관리사업을 계열사인 ‘에스원’에 매각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앞으로 패션부문에서 중국 등 해외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윤주화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3일 “상장을 통해 지난해 재편된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것”이라며 “패션부문 핵심 육성사업인 에잇세컨즈, 스포츠아웃도어 등에 과감하게 투자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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