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언 퍼시스 각자대표이사가 그동안 준비해온 스마트오피스사업으로 부진 탈출에서 성공할까?
퍼시스는 국내 사무용가구 1위기업으로 오랜 기간 스마트오피스사업을 준비해왔는데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으면서 이제는 성과를 내는 일이 더욱 급해졌다.
25일 퍼시스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사업부는 스마트오피스사업을 재정비하고 하반기에 스마트오피스 솔루션을 선보이기 위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윤기언 대표는 그동안 스마트오피스사업을 이끌어왔는데 3월 각자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오피스 컨설턴트’ 채용에 나서는 등 사업추진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퍼시스 관계자는 “윤기언 대표는 그동안 오피스사업부를 이끌며 시장에 스마트오피스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켜 왔다”며 “올해는 기업고객에게 스마트오피스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사무용 가구업계 선도적 지위를 이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오피스란 IT기기와 소프트웨어, 고기능성 가구 등을 배치해 생산성을 높여줄 수 있는 사무환경을 말한다. 고기능성 가구는 사용자의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소재와 디자인을 바탕으로 각도나 높낮이 조절기능 등이 추가돼 편안한 자세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구다.
최근 국내에서는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주52시간 근무제, 주4일 근무와 같은 근무제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직원들이 짧은 근무시간 내 최대의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사무환경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여기에 2020년에는 방역과 보안이슈가 사무환경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에 민감한 금융, 통신, IT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오피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에는 KB금융그룹이 스마트오피스 전면도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미 일본에서는 스마트오피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에 따르면 최근 일본 사무용가구기업들은
'스마트오피스 토털 솔루션'을 지향하며 기업 특성에 맞게 스마트오피스 계획을 컨설팅해주고 가구 및 전자장비, 솔루션 구입부터 배치, A/S까지 전 부문을 도맡아 해주고 있다.
일본 사무용가구시장을 이끌고 있는 코쿠요, 오카무라, 이토키는 이 사업을 통해 각각 매출 1조 원 이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병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경영자들은 사무용가구를 단순한 가구가 아닌 생산성을 향상시켜주는 도구로 보고 있다.
퍼시스는 이런 변화가 한국에도 곧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윤 대표가 주축이 돼 2018년 사무용가구연구소인 '스튜디오원'을 설립하고 스마트오피스시대를 준비해왔다. 스튜디오원은 스마트오피스시대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고기능성 가구를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윤 대표는 2018년 스튜티오원 개관식에서 "퍼시스는 사무용가구 1위 브랜드에 안주하지 않고 사무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하도록 알릴 것이다"며 "가구업계 전문성과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혁신의 자세로 고객 중심의 가치 제안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퍼시스 매출을 2021년까지 5천억 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퍼시스 매출은 3천억 원대였다.
하지만 스마트오피스시장이 퍼시스의 기대처럼 확산하지 못하면서 가구업계 일각에서는 스마트오피스의 필요성에 대한 회의론이 일기도 했다. 퍼시스 내부에서도 2020년 역성장이라는 위기를 맞으면서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퍼시스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 2869억 원, 영업이익 257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5.9%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2.4% 늘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수출 길이 막히고 국내에서는 장기휴무나 재택근무에 들어간 기업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주로 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B2B)로 사무용가구를 판매해온 퍼시스가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B2C)사업 비중이 큰 한샘,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등은 모두 성장한 홈퍼니싱시장을 등에 업고 역대급 실적을 냈다. 이런 기업들은 물류센터와 모바일앱, 쇼핑몰 등 B2C채널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퍼시스그룹에서도 B2C채널 비중이 높은 소파회사 일룸이나 의자회사 시디즈도 실적이 늘었다.
퍼시스는 그룹 내에서 B2B채널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만큼 B2C사업을 강화한다는 선택을 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
이에 따라 윤 대표는 사무용가구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오피스시장에 더 집중한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퍼시스는 1993년 설립된 이래 사무용가구시장에서 점유율 1위(60%)를 지켜왔는데 스마트오피스사업을 통해 앞으로도 지위를 유지할 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