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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스튜디오 미국 일본으로, 김영훈 레진코믹스 인수효과 앞세워

김하민 기자 hamkim@businesspost.co.kr 2021-03-2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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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키다리스튜디오 대표이사가 레진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시너지효과를 앞세워 해외진출 확대에 속도를 붙인다.

28일 웹툰콘텐츠업계에 따르면 키다리스튜디오는 레진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통해 미국과 일본에도 자체 플랫폼을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니치 장르의 시장 지배력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다리스튜디오 미국 일본으로, 김영훈 레진코믹스 인수효과 앞세워
▲ 김영훈 키다리스튜디오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키다리스튜디오는 15일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인수절차를 최종 마무리했다.

지난해 12월 주식 교환을 통해 레진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이번에 신주를 상장함으로써 관련 절차를 모두 마쳤다.

키다리스튜디오는 레진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를 통해 미국과 일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니치 장르의 시장 지배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니치 장르는 틈새를 뜻하는 영어단어 ‘niche’에서 유래된 단어로 특정 시청자들을 겨냥한 콘텐츠를 의미한다.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소수의 매니아 독자를 확실히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로 대표적 니치 장르로는 동성애 로맨스를 꼽을 수 있다.

키다리스튜디오는 다우키움그룹 계열사로 웹소설 및 웹툰 콘텐츠의 플랫폼서비스를 제공하는 콘텐츠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여성 독자를 타깃으로 한 웹툰 플랫폼 '봄툰'과 판타지와 무협 위주 웹소설 플랫폼 '판무림' 등 자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웹툰 플랫폼 '델리툰'을 운영한다. 

봄툰은 동성애와 로맨스 위주의 웹툰을 무기로 20~30대 여성독자를 적극 공략해 가입자 수가 2018년 260만 명에서 2020년 446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델리툰은 프랑스 웹툰 플랫폼으로 로맨스와 로맨스 판타지 위주의 작품을 다루고 있다. 2018년 15만 명 수준이던 가입자 수는 2020년 167만 명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프랑스어권을 넘어 독일어권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는 국내 최초의 유료 웹툰 플랫폼이다. 웹툰산업이 시작되던 시기에 무료로 소비돼 왔던 웹툰콘텐츠의 유료화를 통한 수익화 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진코믹스는 초기에는 성인용 콘텐츠와 소액결제를 결합해 해마다 매출이 급성장하는 등 좋은 실적을 보였지만 불법복제 웹툰 사이트가 활개를 친 2017년 이후 적자행진을 이어왔다. 

키다리스튜디오와 레진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상반기 업무협약을 맺고 서로가 운영하는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유하는 등 협력을 펼치다가 같은해 하반기 키다리스튜디오가 레진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전격 결정하면서 한 지붕 두 가족이 됐다.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키다리스튜디오는 자회사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뿐만 아니라 레진엔터테인먼트가 기존에 미국과 일본에 구축한 유통망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키다리스튜디오는 특히 레진엔터테인먼트 인수하는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하는 방법을 이용해 현금 지출이 없었던 데다가 레진코믹스의 서비스도 그대로 이어가기 때문에 시너지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키다리스튜디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예금 110억 원 규모에 이른다.

키다리스튜디오의 레진엔터테인먼트 인수는 미국과 일본시장 공략에 용이한 위치를 확보했다는 점 이외에 장르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봄툰의 주요 콘텐츠가 동성애 로맨스(BL, GL) 등 여성독자층에 편중된 장르가 서비스되고 있는 반면 레진코믹스는 성인만화와 무협, 판타지 등 콘텐츠로 남성 독자층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두 플랫폼은 공통적으로 니치 장르에 공들이는 플랫폼이면서도 서로 다른 독자층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지배력 확대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니치 장르 콘텐츠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와 같은 대형 웹툰사업자가 시도하기 어려워 전체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거대 웹툰 플랫폼의 진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경쟁이 제한된다는 이점도 있다. 

뿐만 아니라 웹툰과 웹소설은 콘텐츠서비스 이용료가 소액으로 책정돼 소비자의 진입장벽이 상당히 낮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컬처’로 경제상황이나 경기변동 등에 둔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니치 장르의 콘텐츠는 스낵컬처적 성격을 지니면서도 동시에 주요 독자층이 구매력이 있는 성인들이기 때문에 결제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다.
    
이런 강점을 지닌 봄툰과 레진코믹스는 안정적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제작한 2020 웹툰사업체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지뷰를 기준으로한 트래픽 순위는 네이버웹툰이 214억5천만 뷰(65.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카카오페이지가 51억3천만 뷰(15.6%)로 2위를, 레진코믹스가 15억3천만 뷰(4.6%)로 3위에 올라 있다. 4위는 다음웹툰으로 12억9천만 뷰(3.9%)를 보였고 키다리스튜디오의 봄툰은 4억5천만 뷰(1.3%)로 7위였다. 

봄툰과 레진코믹스의 페이지뷰를 단순합산하더라도 19억8천만 뷰가 돼 12억9천만 뷰로 4위인 다음웹툰과 차이를 크게 벌일 수 있게 된다. 

키다리스튜디오는 레진엔터테인먼트 인수합병 이전에도 콘텐츠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인수합병을 여러차례 선택해왔다. 

키다리스튜디오는 과거 전자책 관련 부대사업을 해왔는데 전자책 콘텐츠사업과 나아가 웹소설 플랫폼서비스사업으로 진출하기 위해 1세대 전자책 플랫폼 '바로북'을 2016년 4월에 인수합병했다.

봄툰과 델리툰 등 웹툰 플랫폼 역시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사례다. 

2017년 유료 웹툰 플랫폼 봄툰의 운영사 봄코믹스의 지분을 취득하고 이듬해 1월 봄코믹스를 인수합병했고, 2019년 7월에 프랑스시장 기반의 웹툰 플랫폼 델리툰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기존 시장에서 검증받은 웹 콘텐츠 플랫폼을 인수하게 되면서 콘텐츠와 유통망을 동시에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  

김영훈 대표는 현재 6개의 글로벌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2년 안에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김 대표는 다우기술 창립멤버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다우기술 대표이사를 맡았고 2017년부터는 키다리스튜디오 이사회 의장직도 겸하고 있다. 또 올해 2월 레진엔터테인먼트가 키다리스튜디오 자회사의 편입된 뒤 레진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도 함께 맡고 있다.

김 대표는 "키다리스튜디오와 레진엔터테인먼트의 공동목표는 글로벌 웹툰 플랫폼 강화다"며 "웹툰 제작, 유통, 플랫폼 운영 등 양사의 강점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웹툰 플랫폼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키다리스튜디오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55억700만 원, 영업이익 45억8600만 원, 순이익 7300만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19년보다 매출은 70%, 영업이익은 552% 각각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97%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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