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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복합상품 폐지, 현대차 계열사만 웃는다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5-29 15: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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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복합 금융상품 폐지를 놓고 현대캐피탈과 다른 캐피탈사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카드복합상품 폐지, 현대차 계열사만 웃는다  
▲ 정태영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연구원에 카드복합금융상품을 폐지할 경우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의뢰했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3월 이 상품이 불필요한 수수료를 발생시켜 시장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상품 폐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카드복합금융상품은 2010년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아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신차 구매 시 주로 이용된다. 이 상품을 통해 신차를 구매할 경우 고객은 차값을 카드로 일시불 결제하고 캐피탈사는 해당금액을 카드사에 완납한 뒤 고객으로부터 매월 할부금을 받는다.


고객이 카드로 결제함에 따라 자동차 판매사는 카드사에 수수료 2% 가량을 내야 한다. 카드사는 캐피탈사에 수수료 0.6~1% 가량을 떼어주고 캐피탈사는 수수료를 받은 만큼 고객에게 할부이자를 감면해준다.


고객은 기존 할부상품을 이용할 경우 최저 6.5%의 금리를 적용 받지만 카드복합금융상품을 이용할 경우 최저 4.9%의 금리가 적용돼 더욱 저렴하게 신차를 구매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발간된 금융소비자리포트에서 이 상품을 소비자에게 유리한 상품으로 추천했다.


카드복합금융상품이 판매되면서 현대캐피탈의 시장점유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자동차라는 든든한 전속시장을 확보하면서 업계 1위의 아성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점유율은 신차 기준 2011년 67%에서 지난해 57%로 감소했다.


현대캐피탈 계열사 현대기아차도 카드복함금융상품 출시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비용지출이 갑자기 늘어나서 원인을 분석해보니 카드 수수료가 늘었고 그 이유가 바로 카드복합상품 때문”이라며 “해외에 이런 상품이 없어 외국계 완성차회사 경영진들은 이런 비용지출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금융감독원 상품폐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 상품의 구조가 현대차의 돈(가맹점 수수료)으로 다른 캐피탈사들이 할인상품을 내놓는 방식”이라며 “카드사가 대손비용 없이 중계 수수료만 챙기기 때문에 시장질서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현대차그룹의 요청에 따라 상품 폐지를 검토하자 중소캐피탈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아주캐피탈, JB우리, KB, 메리츠, BS, 하나캐피탈 등 6사는 지난달 여신금융협회에 상품폐지를 반대하는 내용의 공동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캐피탈사들은 “자동차 금융상품의 다양화를 통한 소비자의 상품선택권이 사라지고 카드 이용을 통한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돼 자동차 판매가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상품이 폐지되면 현대캐피탈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지고 시장경쟁을 통한 할부금리 인상을 견제할 수 없게 된다”며 “영업사원 및 대출중개인 등 1천여 명이 일자리를 잃고 생계의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드복합금융상품 시장규모는 현재 3조6천억 원에 이른다. 이 중 현대카드의 카드복합금융상품이 1조9천억 원, 삼성카드가 1조3천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를 중소캐피탈사와 제휴한 카드사가 차지하고 있다.


국내 캐피탈 시장에서 자동차 할부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카드복합금융상품 출시로 현대캐피탈이 독점하다시피 한 자동차 할부금융 부문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 중소캐피탈사들은 폐지논의가 달갑지 않다.


상품 폐지를 놓고 현대캐피탈과 다른 캐피탈사들 간 갈등이 심화되자 금융감독원이 중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17일 전문가 간담회 및 토론회를 열어 캐피탈업계와 카드업계, 소비자 단체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기로 했다. 이 토론회에 현대캐피탈과 삼성카드 관계자들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복합금융상품 폐지는 캐피탈사 간의 문제, 금융업계와 자동차업계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며 “토론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면 대략적 구도와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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