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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결단,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로 위기 탈출할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1-14 15: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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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에 올해 역대 최대인 6조 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최 회장이 공격적 투자로 SK하이닉스의 실적개선을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 대규모 투자계획

SK하이닉스가 14일 올해 반도체사업에 지난해에 이어 6조 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의 결단,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로 위기 탈출할까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미래 성장을 위해 선제적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라며 "기술력과 원가경쟁력 강화, 생산시설 구축으로 미래 성장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금액을 투자하며 2012년부터 이어진 선제적 투자 효과를 재현하려는 것이다.

이런 공격적 투자 계획은 최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012년 SK하이닉스를 SK그룹에 편입한 뒤 시설투자를 대폭 확대한 효과로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SK하이닉스의 연간 최대실적을 갱신해 왔다.

SK하이닉스 측은 "과거에도 SK하이닉스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극복해냈다"며 "과감한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장기반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금액을 신규 공장 건설과 반도체 미세공정기술 연구개발에 주로 사용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주력상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가격 하락에 이어 반도체 미세공정 전환 시기가 늦어지며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반도체 업황 자체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3D낸드 등 신공정 제품 양산을 앞당겨야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부진 탈출하나

최 회장이 과감하게 투자를 해도 SK하이닉스의 성장에 대한 낙관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태원의 결단,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로 위기 탈출할까  
▲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세계 IT제품 시장 업황이 악화하며 PC와 스마트폰에 이용되는 반도체 수요 자체가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C수요 부진에 이어 전통적 강자였던 애플 아이폰마저 기대 이하의 출하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세계시장에서 반도체 가격은 중장기적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업체들이 기술격차를 줄이기 쉬운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공격적인 진출을 예고하고 있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낸드플래시 세계 3위 기업 샌디스크를 우회인수한 데 이어 향후 5년 동안 메모리반도체에 55조 원의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샌디스크는 국내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낸드플래시 분야 특허가 더 많다"며 "사실상 칭화유니그룹과 국내업체의 낸드 기술격차는 없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D램 역시 평균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진데다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도시바가 미세공정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SK하이닉스는 기술력에서도 추격당할 위험을 안고 있다.

이재윤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반도체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부정적인 전망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만한 특별한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0.71% 하락해 2만7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11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며 2013년 8월 이후 최저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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