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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인수가격 깎으려는 권오준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5-28 16: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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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가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포스코가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동부제철 인수가격 깎으려는 권오준  
▲ 권오준 포스코 회장
포스코가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를 위한 실사 기한을 애초 26일에서 30일로 연기했다고 동부제철 관계자가 28일 밝혔다. 포스코는 앞서 3월 말 동부제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비밀유지약정서를 체결하면서 3주 동안 실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말부터 실사에 착수했지만 몇 차례 일정을 미뤘다. 이에 대해 동부제철 관계자는 “실사를 계속 미루는 건 인수금액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의 자산가치를 많아야 1조 원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동부제철은 두 매물의 자산 가치를 1조5천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의 자산규모는 각각 9856억 원, 961억 원으로 단순 합산해도 포스코가 책정한 자산 가치를 웃돈다.


산업은행이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포스코는 최소 6천억 원의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부담해야 할 재무적 부담은 대폭 줄어들게 된다.


그럼에도 포스코가 실사기한까지 연장하면서 인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까닭은 인수시기를 늦춰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인 것처럼 분석된다. 포스코의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가 기정사실화된 상태에서 포스코는 인수가격을 최대한 낮춰보겠다는 심산이다.


포스코는 동부제철 인수가격에 인색하게 굴 수밖에 없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이후 재무 건전성 강화를 내세우면서 지출을 바짝 죄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최근 광고집행비를 20% 가량 줄이기까지 했다. 권 회장은 취임하기 전부터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확장을 지양하고 재무 건전성 강화에 중점을 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런 기조 아래에서 포스코가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를 고려하자 동부제철 매물이 막대한 돈을 내고 살 정도로 매력적인 매물인가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사를 담당했던 포스코 관계자는 “동부제철 인천공장 실사를 다녀오니 시설이 너무 낙후돼 있다”며 “인수를 하더라도 이후 현금흐름을 좋게 만드는 것이 더 문제”라고 우려했다.


포스코는 산업은행의 파격적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동부제철 매물을 넘겨받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다. 돈 대신 부동산이나 건물로 값을 치르는 현물출자 방식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포스코를 제외하고 동부제철 매물을 인수할 만한 후보가 없다. 포스코를 제외한 국내기업들은 인수할만한 자금여력이 없고 해외회사들은 기술유출 문제로 인수후보에서 제외됐다. 포스코에 매각할 수밖에 없는 동부제철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포스코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포스코가 인수기일을 무한정 미루고 있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매각을 주관하는 산업은행이 다음달 안에 가격협상을 매듭짓겠다고 못 박아뒀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23일 청와대에 동부그룹 등 대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포스코와 가격협상을 다음달 중 마무리하겠다는 내용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가격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구조조정 작업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6월 안에 모든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뜻을 동부그룹에 전했다”며 “동부그룹이 가격에 집착하지 말고 전향적으로 매각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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