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지지율 반등세, 다시 양강구도 위해 재보궐선거에 다 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부산시장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선거 경쟁의 고비에 들어섰다.

4월 재보궐선거에서 성과를 거두게 되면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다시 한 번 양강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2일 울산시 남구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민주홀에서 열린 ‘재보선 필승 결의대회 및 팀원 서약식’에 참석해 “아마도 당대표를 관두면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한 달 정도 노력 봉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대표에서 물러난 뒤에도 선거 지휘 등을 통해 재보궐선거까지는 당을 이끄는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다음 대선에 도전하려면 당헌당규에 따라 9일 전에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민주당은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안건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뤄져 '미니 대선'으로 불린다. 그 성적표가 2021년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은 물론 이 대표로서도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선거다.

수도 서울의 시장이라는 정치적 의미, 서울의 유권자 수, 민주당에서 10년 가까이 지켜 온 자리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패배했을 때  민주당과 이 대표 양쪽 모두 타격을 받게 된다. 이 대표는 당을 이끌어왔을 뿐 아니라 선거대책위원회까지 이끌 것으로 보여 선거 결과에 일차적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상황도 민주당에 크게 불리하지 않은 만큼 패배했을 때 후폭풍이 더 거셀 수 있다.

여론조사마다 차이는 있으나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야권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로 단일화됐다고 가정한 양자대결에서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이 단일화되지 않으면 박영선 후보가 낙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이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더해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까지 이끌어 낸다면 대선주자로서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수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에 열세를 보이는 만큼 만약 역전을 일궈낸다면 이 대표의 '공적'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가 그동안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입법 등으로 부산민심 공략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이 대표는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의 통과를 이끌어 낸 데 이어 당대표에서 물러난 뒤에도 당내 가덕도신공항 추진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계속 맡는 등 부산선거에 ‘올인’한 모양새다. 2월25일에 이어 닷새 만인 2일에도 가덕도를 방문하는 등 '문턱이 닳도록' 부산을 찾고 있다.

이 대표는 2일 부산 가덕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부산시장 경선대회에 참석해 “부산의 역사는 가덕도신공항 이전와 이후로 나뉠 것”이라며 “민주당 사람이 부산시장이 될 때 역사적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2월1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도, 부산도 후보보다 이낙연이 더 뛰더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제가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당대표 사퇴를 앞두고 10개월 만에 상승했다는 점은 이 대표에게 고무적이다.

리얼미터가 1일 내놓은 다음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결과를 보면 이 대표는 전달보다 1.9%포인트 오른 15.5%의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이 23.6%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년 넘게 20% 안팎에 머물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대표로서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승리를 발판으로 다시 지지율 1위 탈환 또는 양강구도 회복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