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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라이브커머스 황금알, 네이버 카카오 CJENM 누가 승자?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1-03-02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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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0억 원. 웨이야라는 이름의 중국 왕홍이 중국 최대의 쇼핑 명절인 광군절 하루에 판매한 물건의 가격을 모두 합산한 금액이다. 

왕홍은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사람, BJ를 뜻하는 중국말이다. 

이렇게 인터넷 생방송(라이브 방송)을 활용해 물건을 파는 판매방식을 라이브커머스라고 부른다.

라이브커머스의 성장은 어떻게 보면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BJ들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강해졌기 때문이다.

유튜브 구독자가 그대로 소비자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의 월간 순 이용자 수(MAU)가 약 2천만 명이라는 것을 살피면 인기 BJ의 영향력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이커머스와 홈쇼핑이라는 두 시장의 경계를 허물고 있기도 하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판다는 것을 살피면 이커머스라고 볼 수 있고, 쇼호스트가 생방송을 통해 물건을 소개하며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매매가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하면 홈쇼핑이라고 볼 수도 있기 떄문이다.

라이브커머스는 홈쇼핑시장의 ‘황금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라이브커머스는 이커머스와 홈쇼핑의 경계를 허물며 TV 시청 시간 감소, 송출수수료 증가 등의 영향으로 ‘황혼기’라는 평가를 받는 홈쇼핑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 역시 무섭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라이브커머스시장은 2017년 190억 위안(3조2700억 원)에서 2020년 9610억 위안(166조 원)으로 51배가 성장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 상황에 놓여있다. 우리나라에는 라이브커머스라는 개념 자체가 도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약 3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시장규모가 8조 원에서 10조 원까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민까지, IT와 플랫폼업계도 라이브커머스

현재 라이브커머스시장 확대의 선두에 서있는 업계는 IT업계다. 그 중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라이브커머스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카카오 쇼핑라이브의 누적 시청횟수는 올해 1월13일 기준 2천만 회를 넘어섰다. 2020년 11월에 1천만 회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2배로 늘어난 셈이다.

네이버 역시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1월19일 네이버 쇼핑라이브의 누적 시청횟수가 1억 회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2020년 11월에 네이버가 밝혔던 네이버 쇼핑라이브 누적 시청횟수가 4500만 회였다는 것을 살피면 카카오와 비슷한 기간에 2배 이상의 양적 성장을 이룬 것이다.

김한경 교보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라이브커머스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원인을 두고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들은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라이브커머스시장에 진출하기 수월하다”며 “라이브커머스를 위한 충분한 트래픽, 셀러, 라이브영상 제작 및 송출 인프라, 결제서비스까지 대부분의 필요조건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이에 질세라 쿠팡이 라이브커머스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쿠팡은 1월14일부터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쿠팡라이브’의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역시 현재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내놓는 시점을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민족의 월간 순 이용자 수는 약 1400만 명이다.

◆ CJENM, 콘텐츠와 커머스 시너지를 라이브커머스에서 폭발하나

물론 IT기업들만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홈쇼핑업계의 ‘황금알’이라는 평가처럼 홈쇼핑업체들 역시 빠른 속도로 라이브커머스라는 흐름에 몸을 던지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이 대형 유통기업들의 알짜 판매루트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살피면 홈쇼핑업계가 라이브커머스에 뛰어들고 있다는 말은 롯데, 현대, GS, CJ 등 ‘유통 공룡’들의 참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유통공룡들이 속속 라이브커머스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가운데 눈에 띄는 그룹이 있다. 바로 CJ다.

CJ그룹에서는 CJENM의 커머스부문(옛 CJ오쇼핑) 홈쇼핑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CJENM은 2018년 CJ그룹의 콘텐츠회사인 CJE&M과, 홈쇼핑회사인 CJ오쇼핑이 합병해 설립된 회사다.  

CJ가 CJE&M과 CJ오쇼핑을 합병한 이유가 바로 ‘콘텐츠’와 ‘커머스’의 결합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CJENM은 합병 당시 합병계획설명회에서 CJENM의 목표를 두고 “극내 최초의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커머스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 예능 등 CJE&M의 콘텐츠들을 CJ오쇼핑의 커머스사업에 활용하려는 CJENM의 ‘콘텐츠 커머스’ 전략은 의외의 복병을 만나고 말았다. 바로 규제다. 

2018년 10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채널A의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의 출연진들을 통해 낚시세트를 판매한 홈쇼핑 채널에 법정제재인 주의 조치를 부과했다.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새로 형성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이런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커머스와 미디어콘텐츠의 결합을 좀 더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1년은 CJENM의 미디어-커머스 시너지전략이 확실한 결실을 거둘 수 있는 해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포트를 통해 “CJENM은 미디어콘텐츠와 디지털커머스의 유기적 결합이 시도되는 산업구조 변화의 시점에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한 융합비즈니스 안정적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이브커머스는 그 특성상 콘텐츠 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세계 라이브커머스시장의 종주국과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을 보면 라이브커머스시장에서 콘텐츠가 얼마나 큰 힘을 갖는지 알 수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도우인, 콰이쇼우 등 중국의 숏클립·스트리밍업체들은 콘텐츠 경쟁력을 십분 발휘해 중국 최대의 이커머스기업 알리바바와 함께 라이브커머스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CJENM은 콘텐츠 크리에이터, BJ들과 매우 많은 접점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기도 하다. CJENM이 운영하고 있는 다이아TV가 국내 최대 MCN(멀티채널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MCN은 개인방송 시장에서 연예기획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회사를 말한다. ‘코리안 그랜마’ 박막례 할머니, 인기 게임BJ 대도서관 등이 다이아TV에 소속돼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 뿐 아니라 이제 세계의 문화로 거듭나고 있는 K-POP, 한류 드라마 등의 콘텐츠 역시 CJ의 라이브커머스사업에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 

최근 종영한 OCN의 인기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주인공들이 신분 위장을 위해 판매하던 ‘언니네 국수’를 드라마에 출연했던 주연 배우들이 라이브방송을 켜고 직접 판매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CJENM은 최근 자회사 ‘다다엠엔씨’ 설립을 밝히며 ‘미디어 커머스’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미디어 커머스는 미디어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한 새로운 유통형태로 라이브커머스의 상위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국내 라이브커머스시장에서 CJENM의 존재감은 아직 그리 크지 않다. 아까 살펴보았듯이 현재 라이브커머스시장은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IT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쿠팡, 배달의민족과 같은 거대 이커머스, 플랫폼기업도 계속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CJENM이 보유한 경쟁력 역시 라이브커머스시장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라이브커머스시장은 국내에서는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든 시장이다. 라이브커머스시장의 승자가 과연 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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