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월25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에서 단기간에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봤지만 경제활동 재개로 소비가 늘어난다면 물가상승에 주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유지한 배경을 설명하고 한국은행의 올해 국내 경제상황 전망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다.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힘을 얻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이 총재는 "원자재 등 물가 상승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며 물가 상승압력이 커졌지만 기상이변에 따른 작황 부진, 원자재 채굴 차질, 석유 감산 등 공급 측면의 일시적 변수도 최근 물가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다만 이 총재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활동 봉쇄조치가 완화한다면 그동안 억눌려있던 민간소비가 단기간에 크게 증가할 수 있어 물가 상승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유지해 내놓았다.
11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국내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정부 방역당국 지침을 반영한 수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정부 4차 재난지원금 지급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 총재는 경제 회복세가 부진한 이유에 관련한 질문에 "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 경제활동 자체가 회복되지 않아 회복세가 빨라지지 않는 것"이라며 "앞으로 경기 회복세가 어느 정도로 언제 나타날지는 결국 소비 증가에 달려있다"고 답변했다.
대면서비스에 종사하는 계층을 중심으로 소득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조정이 장기간 이어진 만큼 소비가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을 놓고는 "대출을 받은 차주에게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주식 등 자산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어진 주식시장 변동성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에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 총재는 "주가에 관련한 전망은 어렵기도 하고 언급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