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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태 주역 김철, 반성문 제출하고 심리 포기

장윤경 기자 strangebride@businesspost.co.kr 2014-05-26 16: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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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함께 '동양사태'의 주역으로 알려졌던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이 최근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며 남은 심리일정을 포기했다.


  동양사태 주역 김철, 반성문 제출하고 심리 포기  
▲ 김철 전 동양 네트웍스 사장
김 전 사장은 반성문을 제출하면서 당초 부인했던 검찰의 진술조서 내용을 모두 인정하고 증인 8명에 대한 신청도 모두 철회했다.


진술조서 내용은 피해자와 참고인이 진술한 내용이다. 진술조서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은 현 회장과 공모해 계열사 부실성 회사채(CP)를 다른 계열사가 사들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1300억 원 규모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와 함께 동양시멘트 주가를 조작한 혐의가 있다.


김 전 사장은 반성문에서 “그동안 억울하고 답답한 제 자신의 처지에만 도취돼 있었다”며 “너무나 후회가 되고 제 자신이 부끄러워 변호인과 남은 심리일정을 포기할 것을 협의하였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내가 목소리를 높여 잘잘못을 따지며 싸워야 하는 상황이 아니고 죄인의 자세로 숨죽이고 자숙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지금에서야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며 혐의를 부인해 책임감을 느끼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질책을 받았다.

◆ 김철 반성문 내용

김 전 사장은 반성문에서 “평생 재테크는 고사하고 아직 전셋집도 한 번 얻어 보지 못한 평범한 월급쟁이”라며 “유일한 아들인 제가 구속되면서 (부모님께) 생활비며 의료비조차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돼 너무 답답하고 조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양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비리실상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동양그룹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업체) 미러스를 설립할 당시 전현직 임원들에 의해 장악된 구매비리 척결 역할을 부여받았다”며 “그러나 수십 년간 관행화된 그룹 구매시스템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기존 기득권 세력들과 엄청난 분쟁에 휘말렸다”고 밝혔다.


김 전 사장은 공소사실 일부는 여전히 부인했다. 부실성 회사채 매입 등을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는 인정했지만 개인 횡령·배임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김 전 사장은 “사익을 위해 의도한 범죄행위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동양사태는 동양그룹이 회사의 재정상태가 악화되자 부실성 회사채를 대량으로 발행하여 개인 채권자들에게 돈을 빌리면서 시작했다. 그러나 동양그룹은 부실성 회사채가 발행된 후 기업이 돈을 상환할 능력이 없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로써 가장 큰 피해자인 동양그룹의 부실성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던 채권자들은 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 전 사장은 현 회장 등 다른 동양그룹 경영진과 함께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 김철은 누구인가


김 철 전 동양 네트웍스 사장은 한국예술종합대를 중퇴하고 동양 내부에서도 미스터리한 인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이 자금난으로 5개 계열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까지 자산매각 등 주요 구조조정을 30대인 김철 사장에 의해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그는 만 서른일곱이던 지난해 7월 동양네트웍스가 출범하면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철 전 사장은 현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에 의해 발탁됐다. 동양그룹 핵심임원은 “이 부회장은 살림만 하다가 자녀들도 장성하자 전공(미술)을 살리고 싶어 2007년 말부터 경영에 참여했다”며 “패션과 조형 등의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 때 김철 대표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지방에서 유통업에 종사하다 동양그룹 기획실 산하 유통부문 본부장급으로 영입됐다.


김 전 사장은 4~5개월 만에 디자인총괄본부장에 올랐고 이후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사업을 하는 미러스가 이 부회장의 100% 개인회사로 설립되면서 대표이사를 맡았다.

동양네트웍스는 동양그룹의 IT서비스기업인 동양시스템즈와 유통·전자상거래 회사인 미러스가 합병하면서 설립됐다. 김 전 사장은 동양네트웍스 대표이사가 됐다.

동양그룹의 한 관계자는 “김철 대표의 무리수가 반복됐지만 현재현 회장은 그를 믿고만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김 대표는 직급은 상무였지만 그룹 내에서 누구도 말하기 힘든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이 있던 동양네트웍스는 자사 사업부 매각은 물론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을 좌우하는 자산매각에 다수 관여했다. 동양네트웍스는 IT서비스부문을 한국IBM에 매각해 자본을 유치하려 시도했다. 동양네트웍스가 동양의 파일사업부와 섬유사업부, 가전사업부(동양매직) 매각과 동양파워 자본유치 협상에도 일부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모펀드회사들은 "동양그룹이 여러 경로를 통해 몇 가지 자산을 담보로 투자할 수 있는지 물어왔다"며 "하지만 몇 차례 접촉 결과 상대방으로 나선 김철 대표에 대한 정보와 확신이 부족해 협상제안을 완곡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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