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과 재무적투자자들 사이에 풋옵션 관련 치열한 공방이 재점화하고 있다. 

재무적투자자들은 주주 사이 계약의 한 쪽 당사자가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이란 점을 들어 교보생명이 이번 사안에 개입하는 데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교보생명은 기업공개가 미뤄진 것을 놓고 신 회장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21일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풋옵션은 신창재 회장의 약속에 따른 것으로 계약서에 근거한 합리적이고 정당하고 적절한 권리 행사다”고 말했다.

신 회장과 재무적투자자들이 2012년 체결한 계약서에는 2015년 9월30일까지 교보생명이 상장되지 않으면 신 회장이 투자자의 지분을 다시 매수하기로 약정돼 있고 3년이 넘도록 기다린 뒤 2018년 10월에야 풋옵션을 행사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무적투자자 측은 “신 회장이 이러한 모든 약속을 위반하고 부인하고 있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다”고 주장했다.

재무적투자자들은 풋옵션 가격 40만9천 원을 두고 부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재무적투자자 측은 “딜로이트안진은 회계법인의 전문성과 기존에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통상적  공식으로 가격을 산출했다”며 “현재 검찰도 가격을 문제 삼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만약 신 회장이 지정한 다른 평가기관이 (이제 와서 신 회장이 생각하는 가격이라고 언급되는) 20만 원을 산출해 제출했다면 계약서에 따라 양측의 가격 차이가 10%를 넘어 두 가격은 무효가 되고 다시 협의해 제3의 평가기관에 가격 산출을 의뢰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재무적투자자들은 신 회장이 주장하는 풋옵션 가격 20만 원의 근거를 알 수 없다고도 했다.

재무적투자자들은 교보생명이 자체적으로 매년 평가해 작성한 회사의 내재가치는 재무적투자자들의 감정가인 주당 40만9천 원을 넘는다고 봤다.

주주 사이 분쟁에 교보생명이 개입한 것을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번 분쟁은 대주주인 신 회장이 다른 투자자와 계약을 불이행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교보생명이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재무적투자자 측은 “교보생명의 경영권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조만간 공소장을 확인하면 (검찰에서) 어떤 것을 문제 삼은 것인지 알 수 있겠지만 정당한 가격을 산출하는 데 부당한 이익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이런 재무적투자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교보생명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검찰이 풋옵션 가격 산정 과정에서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의 부정한 공모에 관해 유죄로 판단하고 기소한 사실이 핵심이다”며 “어피니티 측과 안진회계법인은 검찰에 기소까지 됐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은커녕 공정하고 엄중한 사법적 판단과 절차를 무시하고 부정하면서 본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정량적·정성적 손해를 줄이기 위해 딜로이트안진을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신 회장은 공정시장 가격보다 어느 정도 높은 가격으로 협상하려는 의사를 재무적투자자 측에 전달했지만 재무적투자자들은 딜로이트안진의 평가금액 40만9천 원을 근거로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

기업공개가 미뤄진 것을 두고 신 회장의 책임을 부인했다.

교보생명은 “신 회장은 최선을 다했지만 저금리와 자본규제 강화라는 재난적 상황에 부딪혀 기업공개를 이행할 수 없었다”며 “이러한 사실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재무적투자자들도 잘 알고 있었고 신 회장이 재무적투자자인 어피니티 측 대표와 여러 차례 논의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