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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알뜰폰 리브엠 놓고 의구심, 혁신성 입증 부담 계속 커져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1-01-21 15: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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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은행장이 알뜰폰서비스 리브엠의 혁신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리브엠의 혁신금융서비스 연장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측에서는 업무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 시선을 계속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알뜰폰 리브엠 놓고 의구심, 혁신성 입증 부담 계속 커져
▲ KB국민은행 로고.

21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리브엠의 혁신서비스 연장신청을 놓고 KB국민은행 노사가 정반대의 서류를 금융당국에 제출하면서 기존 입장차이를 재확인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9년 4월 리브엠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혁신금융서비스 기한은 최대 4년(2+2)이다. 

KB국민은행은 15일 기간만료 3개월을 앞두고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노조 측은 같은날 지정 취소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노조 측은 "리브엠 판매가 고유업무에 지장을 주면 안된다는 혁신금융서비스 부가조건을 사측이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취소 신청서에도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KB국민은행이 지역영업그룹대표의 핵심성과지표(KPI)에 리브엠 가입실적을 반영하면서 일선지점 직원들도 영업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지역영업그룹대표에게 적용했던 리브엠 가입실적은 디지털 평가항목 가운데 하나로 영업그룹대표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일선 지점이나 지점장의 평가요소에는 리브엠이 반영되지 않아 업무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리브엠사업의 연장사유와 성과 등을 판단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결과는 3월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부정적 시선을 몇차례 내비쳤던 점은 변수다.

은 위원장은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KB국민은행이 부가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알뜰폰이 뭐라고 국민은행이 그렇게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며 "당장 (국정감사가)끝나고 KB국민은행장과 통화해보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이후 재질의 추가감사에서는 "(전화를 해보니)KB국민은행 측이 형식상으로는 (알뜰폰 판매 실적이)일반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면서 "지역영업그룹장의 핵심성과지표에 포함되는데 직원들이 눈치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며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냈다.

노조 측은 국정감사 이후에도 여전히 실적 강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노조와 당국의 입장을 받아들여 올해 평가요소체계를 바꿀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가조건 이행 여부 외에도 그동안 혁신적 성과를 보여줬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당초 KB국민은행이 리브엠사업을 시작한 것은 알뜰폰시장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리브엠사업은 금융과 통신을 절약해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내놓는 등 금융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송금과 이체, 주식거래 등 대부분 금융서비스가 모바일을 통해 제공되고 있는 만큼 그룹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금융 플랫폼 전환의 일환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어느 정도 가입자가 모여야 데이터 등을 활용한 의미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KB국민은행은 가입자 확대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리브엠 가입자 수는 사업 출범초기 목표로 삼았던 100만 명의 십분의 일 수준인 약 10만 명에 그친다.

허인 은행장도 가입자 수가 100만 명은 돼야 KB국민은행의 알뜬폰 사업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통신사 교체주기가 2~3년인 점을 고려하면 출시 1년이 조금 넘은 리브엠을 가입자 수로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는 시선도 나온다.

2020년 한 해 KB국민은행은 한 달에 한 번꼴로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으며 가입자 끌어모으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통신비 보장보험 무료제공, LTE요금제 6개월 무료행사, 현역병과 예비역 등 나라사랑카드 발급자를 위한 '나라사랑 LTE요금제', KB국민은행 적금과 연계한 금리우대 행사 등 대부분의 이벤트가 고객의 비용절감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 비용에 민감한 알뜰폰 이용자의 특성를 고려한 시도로 읽힌다. 

올해부터는 KB국민은행이 선보인 민간인증서 'KB모바일인증서'를 이용해 비대면으로 리브엠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KB모바일인증서 가입자는 현재 620만 명에 이르는 만큼 접근성을 대폭 확대해 고객 증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알뜰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KB국민은행이 리브엠사업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요인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2020년 12월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탄 가입자는 1만3039명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런 증가세는 2020년 6월부터 지속하고 있다.

혁신금융사업자가 4년 이후에도 계속 사업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면서 이번 연장 여부는 더욱 중요해졌다. 이번 리브엠 연장에 성공한 이후 혁신을 선보인다면 리브엠이 KB국민은행의 장기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지정기간 만료 이후에도 혁신금융서비스를 중단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돼 논의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혁신금융서비스 만료 전 금융회사는 관련 사업의 결과를 첨부하고 필요성을 소명해야하는 만큼 허 은행장은 만약 연장이 된다면 남은 기간 리브엠사업의 성과를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무겁게 안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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