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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노조 임금인상 고수, 시뇨라 유럽 수출 마음 바빠 속타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1-01-07 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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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대표이사 사장이 XM3 유럽 수출을 위한 생산을 앞두고 노조와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빠르게 타결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가 2020년 영업손실을 본 데다 그룹에서 배정받은 유럽 수출물량도 2019년 물량보다는 부족한 상황에서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인 기본급 인상을 수용하기가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노조 임금인상 고수, 시뇨라 유럽 수출 마음 바빠 속타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7일 르노삼성차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르노삼성차 노사는 모두 2020년 임단협 협상을 빠르게 마무리할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쟁점이 기본급 인상인 만큼 타협점을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는 이날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해 매듭짓지 못했던 2020년 임단협 협상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

노조는 임단협 핵심 요구사항으로 임금 인상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코로나 극복 명목 일시금 700만 원 지급, 노조 발전기금 12억 원 출연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 정비사업소 매각과 관련해서도 고용안정을 위해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2019년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5만 원가량 인상을 요구한 것과 달리 2020년에는 인상 요구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는 점은 현실적 수준에서 타협해 반드시 기본급 인상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그룹이 2020년 유럽에 수출할 XM3 물량을 부산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기로 확정한 만큼 르노삼성차 노조가 2년 동안 동결해왔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노조는 목소리를 높인다.

노조는 2018년과 2019년 2년 동안 기본급 동결을 통해 부산 공장의 고정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여 신차 수출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회사의 제안에 따랐다.

노조 관계자는 “2016년 호봉제가 폐지되면서 기본급 인상 없이는 사실상 임금이 오르지 않은 구조로 임금제도가 돼 있다"며 "조금씩 보완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원도 있다”고 말했다.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XM3 유럽 수출물량을 확보하게 되면서 그동안 노조에 양보를 요구해왔던 명분이 사라진 만큼 2020년 기본급 동결을 위해 새로 내밀 명분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 놓였다.

그렇다고 기본급 인상을 받아들이기에도 현재 르노삼성차의 경영상황이 녹록치 않다.

르노삼성차는 2020년 영업손실 700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영업손실을 본 탓에 이미 전체 임원 수를 40%가량 줄이고 임원급 급여도 약 20%를 삭감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부터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를 유럽으로 수출하는 만큼 임금동결을 통해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점차 수출물량을 확대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2021년 유럽으로 XM3를 수출하는 물량은 5만9690대로 예상된다. 기존에 2019년 닛산로그를 위탁 생산했을 때 10만 대가량 수출했다는 점에서 닛산로그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를 위해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기본급 인상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는 데 이를 통해 노조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조가 지난해 임단협에서 노동강도 완화 등을 함께 요구한 있는 만큼 인력채용 확대를 약속하거나 기본급 인상 대신 2018년 임단협 때처럼 일시금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자칫 XM3 유럽수출 물량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2020년 임단협을 빠르게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속이 탈 수밖에 없다.

노조는 7일 회사와 본교섭을 진행하면서 8일과 9일, 11일과 12일로 정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연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노조가 언제라도 찬반투표를 실시해 쟁의행위를 벌일 수 있는 만큼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생산차질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는 18일부터 주야 2교대 다시 생산을 들어가면서 유럽 수출물량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와 교섭 결과가 18일부터 시작할 XM3 유럽 수출물량 생산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르노삼성차 노조 관계자는 “XM3 수출을 앞두고 회사에 발목을 잡을 생각은 없다"며 “회사도 2020년 노조의 요구안이 담긴 제시안을 통해 빠르게 2020년 임단협을 마무리해 무분규 교섭으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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