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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종신보험 가격 경쟁력 앞세워 헬스케어 공략할 길 닦아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0-12-29 17: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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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이 종신보험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며 헬스케어시장 공략에 나선다. 

ABL생명은 건강등급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되는 특약의 독점판매권을 획득했는데 고객의 데이터베이스 확보를 통해 헬스케어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ABL생명, 종신보험 가격 경쟁력 앞세워 헬스케어 공략할 길 닦아
▲ 시예저치앙 ABL생명 대표이사 사장.

29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중소형보험사로서는 유일하게 올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면서 보험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상반기 기준 ABL생명의 총자산은 약 20조 원으로 국내 24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12위다.

ABL생명 이외에 올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2건), 한화생명(1건), 미래에셋생명(1건), 신한생명(1건) 등이다.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보험소비자를 위한 창의적 보험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일정 기간 독점적 상품판매 권리를 부여한다.

생명보험사는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가 손해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적고 보장대상도 사람의 신체에 한정돼 있어 독창적 상품 개발이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올해 배타적 사용권 획득건수는 손해보험사가 18건, 생명보험사가 6건이다.

ABL생명은 이런 상황에서 중소형 생명보험사로서 유일하게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것이다.

ABL생명은 23일 건강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으로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따냈다.

배타적 사용권이 적용되는 특약은 1일 출시한 ‘ABL건강하면 더(THE) 소중한 종신보험’에 적용돼 판매되고 있다.

배타적 사용권을 활용하면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데 유리하다. ‘헬스케어 비즈니스를 활용한 신보험시장 개척’을 내년 설계사 채널의 주요 영업전략 가운데 하나로 세워두기도 했다.

ABL생명은 2016년 말 독일 알리안츠그룹에서 중국 안방보험(현 다자보험)으로 인수됐다. 이후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리며 외형을 키운 뒤 종신보험, 치매보험 등 보장성상품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되면서 종신보험시장의 성장성에 한계가 왔다는 시선도 있지만 보험료 규모가 큰 종신보험은 생명보험사의 주력상품이라는 점에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더욱이 보험업황 악화와 중국당국의 안방보험 위탁경영 등 대주주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ABL생명은 지난해 순손실 24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시예저치앙 사장으로서는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한 방안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삼성생명 등 대형보험사를 비롯해 종신보험 '명가'로 알려진 푸르덴셜생명 등이 자리잡고 있어 중소형 생명보험사인 ABL생명으로선 종신보험의 점유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ABL생명이 이번에 배타적 사용권을 얻은 특약을 활용하면 건강상태의 등급이 높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것이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보험료가 할인되더라도 고객의 건강상태가 좋아지면 그만큼 질병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게 돼 손해율 관리 측면에서 이익이 될 수 있다.

배타적 사용권이 적용된 특약에 힘입어 종신보험의 판매가 늘어나면 궁극적으로 미래 먹거리인 헬스케어시장 진출에 필요한 고객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보험료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객의 건강정보가 보험사에 제공돼야 하는데 이렇게 수집된 고객데이터는 보험사의 헬스케어 관련 맞춤형 보험상품이나 서비스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등 헬스케어시장을 공략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상품의 독창성을 활용해 헬스케어시장에서 중소형보험사가 투자여력이 있는 대형 생명보험사와 경쟁할 수 있는 수단인 셈이다.

헬스케어분야 규제가 완화돼 보험가입고객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면서 헬스케어시장에서 보험사 사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생명보험사들은 헬스케어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ABL생명은 시예저치앙 사장이 2019년 5월 ABL생명 대표에 올라 ABL생명 이사회 의장도 겸임하며 이끌고 있다.

미국계 재보험사인 트랜스리, 중국인민보험회사(PICC), 악사 XL 보험, 로이즈 재보험 등에서 전략기획·비즈니스 개발 업무를 두루 경험한 보험 전문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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