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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차 제네시스 중형SUV GV70, 새 이야기 써낼 매력 충분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12-17 14: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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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차 제네시스 중형SUV GV70, 새 이야기 써낼 매력 충분
▲ 제네시스 GV70 정면. <비즈니스포스트>
‘창조하기 위해 태어났다(Born to Create).’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GV70의 슬로건이다.

제네시스는 “GV70은 별도의 목표 고객층을 두지 않는다”며 “고객, 성별, 나이, 가족관계 등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GV70의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GV70은 대형SUV GV80에 이어 국내에서 제네시스 돌풍을 다시 한 번 이끌고 미국과 유럽, 중국 등 해외 주요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안착할 모델로 기대 받는다.

GV70은 현대차가 원하는 대로 제네시스의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을까?

◆ ‘우아한 역동성’와 ‘여백의 미’를 보여주는 디자인

15일 경기 스타필드하남에서 GV70 시승행사가 열렸다.

시승차량으로는 파퓰러 패키지2(720만 원)와 시그니처 디자인셀렉션2(300만 원) 등의 옵션이 장착된 7350만 원짜리 가솔린3.5터보 모델이 제공됐다.

GV70은 내외관 디자인 공개 때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는데 실제 차량을 만나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상엽 현대차디자인담당 전무는 GV70은 ‘역동적 우아함’이라는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 가운데 역동성을 강조한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이날 만나 본 GV70은 군더더기 없는 유선형 라인과 차체 옆면부를 가로지르는 포물선(파라볼릭) 라인은 ‘우아한 역동성’을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외관디자인을 공개했을 때부터 이슈가 됐던 헤드램프까지 내려오는 보닛 라인은 전면부를 더욱 길어보이게 하고 세련미를 더할 뿐 어색한 느낌은 없었다.
[시승기] 현대차 제네시스 중형SUV GV70, 새 이야기 써낼 매력 충분
▲ 제네시스 GV70. 보통 차들과 달리 위쪽 헤드램프 선 아래까지 보닛 라인을 내렸다. <비즈니스포스트>
매끈한 외관은 흡사 쿠페형 스포츠카 같은 느낌을 줬는데 두 줄의 날렵한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멀리서도 GV70이 제네시스라는 점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실내는 고급브랜드 특유의 절제된 깔끔함이 물씬 풍겼다.

이상엽 전무는 실내디자인을 놓고는 여백의 미를 가장 강조하는데 고급스러운 소재는 빈 공간에 우아함을 더했다.

비행기 날개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타원형 콘셉트의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기능조작판)와 14.5인치 넓은 화면의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 시스템, 12.3인치의 3차원 클러스터(계기판 모음)는 고급스러움과 함께 미래 지향적 느낌을 줬다.

시승차량은 에코(연비 중심 주행), 컴포트(편안한 주행), 스포트(역동적 주행), 커스텀(사용자 설정) 등 4가지 주행모드와 노면 상태에 따라 스노우, 샌드, 머드 등 3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했다.

주행모드를 바꿀 때마다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주행모드와 관련한 그래픽을 띄워주는 점도 흥미로웠다.
[시승기] 현대차 제네시스 중형SUV GV70, 새 이야기 써낼 매력 충분
▲ 스노우 주행모드를 보여주는 인포테인먼트 화면. <비즈니스포스트>
2열 공간은 넉넉했으나 4륜구동 특유의 높은 센터터널로 가운데 앉았을 때는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이 느껴졌다.

전기차시대에는 센터터널이 없어지며 평평한 2열 바닥 공간이 가능해지는데 앞으로 나올 제네시스 전기차가 기대됐다.

스티어링휠 사이의 빈 공간이 약간 작아 그 사이로 보이는 클러스터 시야를 약간 가리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 첨단기능 모두 모인 GV70, '차박'에도 넉넉한 뒷공간
[시승기] 현대차 제네시스 중형SUV GV70, 새 이야기 써낼 매력 충분
▲ 제네시스 GV70 실내. <제네시스>
GV70은 고급 브랜드답게 현대차가 보유한 최첨단 기능이 모두 들어갔다.

지문인식 시스템, 레이더센서를 활용한 후석승객 알림 등은 GV70에 처음 적용됐다.

실내 지문인식 버튼은 스티어링휠 오른편, 그 버튼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바로 그 위치에 놓여 있다.

지문인식 시스템을 쓰기 위해서는 두 개의 스마트키를 보유한 상태에서 차량에 지문을 등록해야 한다.

시승차량은 스마트키가 하나밖에 없어 직접 새 기능을 시험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스마트키 없이 지문만으로 시동을 거는 것은 물론 카페이서비스를 지원해 평소 비대면 결제수단을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유용하게 쓰일 듯했다.

레이더센서를 활용한 후석승객 알림도 현대차가 GV70에서 강조하는 신기술 가운데 하나다. 다만 이 기술이 3열이 없는 중형SUV에까지 꼭 필요한지는 의문이 들었다.

레이더센서를 활용한 후석승객 알림은 차량 뒷좌석에 사람이나 반려견 등이 있을 때 기존 초음파센서보다 정교한 레이더센서로 미세한 움직임까지 감지해 운전자에게 뒷좌석 승객탑승 여부를 알려주는 기술이다.

현대차가 제작한 영상에서는 뒷좌석에 반려견을 깜빡 놓고 내렸다가 후석승객 알림을 받고 데리러 가는 상황을 연출해 기술의 효용성을 알린다.

올해 10월 출시된 현대차 투싼에 처음 적용된 애프터블로우 기술도 제네시스 브랜드 가운데 GV70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애프터블로우는 실내 에어컨 냄새와 세균 발생을 막기 위해 시동을 끈 뒤 공조내부 장치를 자동으로 건조하는 기술이다. 기술의 효용성이 큰 만큼 앞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현대차에는 기본으로 탑재될 것 같았다.

GV70은 전방충돌 방지보조(FCA), 후측방충돌 방지보조(BCA), 지능형 속도제한보조(ISLA), 운전자 주의경고(DAW),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컨트롤(NSCC), 고속도로 주행 보조II(HDAII) 등 현대차가 보유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이 모두 들어갔다.

특히 고속도로 주행보조II는 기존과 달리 방향지시등을 끝까지 다 내려도 고속도로에서 상황에 맞춰 차선을 자동으로 변경했다. GV80 등에 적용된 기존 기술은 방향지시등을 반만 내릴 때만 차선을 변경해 사용에 다소 불편함이 있었다.

트렁크 공간은 넉넉했다. 2열을 접자 요즘 트렌드인 키가 180cm 가량인 성인 남성이 누워 차박(차에서 하는 숙박)을 하기에도 충분한 공간이 나타났다.
[시승기] 현대차 제네시스 중형SUV GV70, 새 이야기 써낼 매력 충분
▲ 2열을 접은 GV70 뒷공간. <비즈니스포스트>
◆ 매력적 주행 성능, 넓은 가격대로 소비자 유혹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글로벌 GV70 디지털 공개행사에서 평소와 달리 영어가 아닌 독일어로 GV70의 장점을 설명한다.

독일은 자동차 기술 강국이다. 도심과 오프로드를 넘나들며 운전의 재미를 주기 위해 GV70으로 가능한 모든 실험을 했다고 독일어로 말하는 비어만 사장의 모습을 보며 GV70의 주행성능이 궁금했다.

결과적으로 GV70 시승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주행성능이었다.

GV70은 가속 페달에 힘을 조금만 실어도 몸이 뒤로 밀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속도가 빠르게 붙었다.

가솔린3.5터보 모델은 최고 출력 380PS, 최대 토크 54kgf·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5.1초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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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행 중인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시트 등받이는 속도가 빠르게 붙으면 옆구리 부분을 자동으로 조이며 긴장감을 줬다. 주행모드를 스포트로 바꿀 때도 등받이 양 옆이 조여지며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은 적절하게 알림 신호를 주고 스티어링휠과 속도를 안정적으로 제어했다.

GV70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기존보다 시인성이 좋아지고 많은 정보를 보여줬다. 시승행사가 열린 날은 날씨가 아주 화창했는데 햇볕을 정면으로 받을 때는 빼고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보는 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소음 차단 역시 마음에 들었다.

일반도로에서 기준속도인 시속 70km로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을 켜고 달릴 때는 너무 조용해 속도가 시속 20~30km 수준으로 떨어졌는지 헤드업 디스플레이 속도정보를 몇 번이나 확인했다.

현대차는 GV70의 앞유리와 창문에 차음 유리를 적용하고 엔진룸 격벽구조, 2중구조 플로어 흡차음 성능 강화 등을 통해 실내 정숙성을 높였다.

소음이 차단됐다고 해서 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GV70은 주행모드와 연동해 가상엔진 사운드를 내는 액티브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스포트모드로 주행하면 기분 좋은 엔진소리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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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GV70 옆면. <비즈니스포스트>
운전석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는 거리가 조금 멀었다. 운전석에서 편히 앉아 내비게이션 화면을 직접 터치하기 위해서는 몸을 조금 일으켜야 했다.

하지만 오른편에 놓인 다이얼을 통해 직관적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어 내비게이션 화면 크기를 조절하고 음악 선곡을 바꾸는 등 단순한 조작은 자세 변동 없이 할 수 있었다.

시승차량은 가솔린3.5터보 모델인 만큼 연비는 그리 좋지 않았다.

시승은 경기 하남스타필드에서 경기 가평의 한 카페를 들렀다 돌아오는 약 100km 코스에서 이뤄졌는데 갈 때는 리터당 7.7km, 돌아올 때는 리터당 7.6km의 연비를 보였다. 시승차량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8.3km다.

시승한 차량은 판매가격이 7350만 원이었다. 여기에 풀옵션을 넣으면 7500만 원 이상으로 오른다. 차량 성능이 아무리 좋더라도 중형SUV인 만큼 가격이 높으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엔진, 구동방식, 디자인 등을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유어 제네시스(Your Genesis)’ 방식으로 GV70을 판매해 가격 선택폭을 넓혔다.

GV70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5% 기준 가솔린2.5터보 모델은 4880만 원, 가솔린3.5터보 모델은 5830만 원, 디젤2.2모델은 5130만 원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가솔린2.5터보 모델에 선호도가 높은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하이테크 패키지 등이 포함된 파퓰러 패키지1(420만 원), AWD(300만 원), 19인치 휠과 타이어(70만 원), 시그니쳐 디자인셀렉션1(170만 원) 등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5840만 원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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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GV70 후면.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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