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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 2개월 윤석열, 재보궐선거 앞두고 정치판에 조기등판 선택하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0-12-16 1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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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치판에 조기에 등판할까?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이 정계진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정직 2개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재보궐선거 앞두고 정치판에 조기등판 선택하나
윤석열 검찰총장.

16일 정치권과 법조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윤 총장은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징계 결과에 불복해 소송전을 이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앞서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처분 취소소송과 검사징계법과 관련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두 사례에 모두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기 전까지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이전에 제기한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은 받아들여져 윤 총장이 직무에 복귀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효력정지 신청은 본안인 헌법소원사건과 함께 심리 중에 있다.

징계위원회에서 내린 이번 징계를 놓고도 절차적 부당성 등을 근거로 불복소송을 제기하면서 징계효력정지 신청을 함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 총장은 징계결정이 난 뒤 입장문을 통해 “임기제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위법한 절차와 실체 없는 사유를 내세운 불법 부당한 조치”라며 법정 대응의 뜻을 보였다.

그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 법치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정직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검찰총장으로서 역할은 설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지만 정치적 입지는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

소송전을 진행함과 동시에 징계의 부당함을 여론에 호소하면서 대통령선거주자로서 지지율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살아 있는 권력에 저항하다 핍박받는 법치의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게 되면 반문재인 성향 지지층이 윤 총장을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보수야권에 두각을 나타내는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윤 총장의 정치권 등판은 필연적 수순이란 시선도 나온다.

국민의힘 등 야권으로서도 윤 총장을 배제하고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윤 총장의 손을 잡는 것 말고는 특별한 도리가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윤 총장 개인적으로도 검사 옷을 벗은 뒤 안위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인 만큼 결국 대선으로 내달릴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권력 눈 밖에 난 탓에 총장 직무에서 배제되면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지만 대선후보로 활동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미 가족 비리, 검언유착 개입 등과 관련한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번 징계사유인 재판부 사찰과 직권남용 등의 의혹까지 더해 수사의 칼날이 더 예리하게 윤 총장을 겨눌 여지도 있다.

여권 안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면 윤 총장을 1호 수사대상에 올려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윤 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처분이 정계진출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정직기간을 마치고 총장으로 복귀해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어려운 만큼 일찌감치 검사 옷을 벗고 정치에 뛰어드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연초에 검찰인사가 단행되는 만큼 현재 월성원전 수사 등을 맡고 있는 검사들이 자리를 옮기면 수사의 연속성을 보장 받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윤 총장이 4월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를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내년 재보선에서는 서울·부산시장선거 등 큰 선거판이 벌어지는 만큼 윤 총장이 야권 후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 대선주자 지지율도 끌어 올리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윤 총장이 대선후보로 활동하고 대선주자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 뛰어 국민적 지지를 강하게 받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공수처가 출범하더라도 윤 총장을 수사대상에 올리기 쉽지 않아 진다. 정치탄압으로 비춰지면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직기간 2개월이 지나면 검찰총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만큼 검찰총장 임기를 끝까지 채우며 법적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강력한 권력기관인 검찰 울타리 안에 있다는 이점이 있고 탄압 속에서도 끝까지 소임을 다했다는 면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셈법도 가능하다.

다소 애매한 2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으며 윤 총장이 정계 도전 명분을 만들기가 오히려 까다로워졌다는 시각도 있다.

해임이나 면직을 받았으면 정권의 탄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검사 옷을 벗게 됐다고 항변하며 정치권으로 직행할 수 있지만 정직을 받아 임기가 남아 있는 탓에 조기 정계진출을 선택하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결국 윤 총장은 앞으로 진행되는 법적 분쟁의 결과와 야권 및 여론의 반응, 공수처 진행 과정 등을 주시하며 정계진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장고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에서도 윤 총장의 정계진출을 본격적으로 고민할 때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총장의 징계사유 가운데 정치적 중립과 관련된 항목이 있었던 만큼 공개적으로 윤 총장의 정계진출을 논의하기보다는 물밑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이 서로 맞대고 소송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치겠는가”라며 윤 총장 징계와 관련해 정부의 처리 과정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윤 총장의 정계입문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나중에 윤 총장이 검사 옷을 벗고 나올 때 개인의 판단에 달린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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