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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는 어떻게 아시아 최고 브랜드가 됐을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5-22 16: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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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 가치에서 중국의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삼성전자를 제쳤다. 텐센트의 브랜드 가치는 1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 텐센트를 만들고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마화텅 회장은 텐센트의 성공 비결을 ‘창조적 모방’이라고 꼽았다.

  텐센트는 어떻게 아시아 최고 브랜드가 됐을까  
▲ 마화텅 텐센트 회장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케팅 조사업체 밀워드브라운 리서치가 발표하는 '올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중국의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536억 달러로 14위에 올랐다고 21일 보도했다.

텐센트는 지난해 21위에서 14위로 뛰어오르며 한 해 동안 브랜드 가치가 가장 많이 커진 기업이 됐다.


삼성전자는 259억 달러로 2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0위보다 한 계단 오르는데 그쳤다.


◆ 지금의 텐센트를 만든 마화텅의 ‘창조적 모방’


마화텅 회장이 이끄는 텐센트는 6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과 8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인터넷 메신저 QQ를 운영하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이다. 시가총액이 125조 원으로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세계 3위다. 페이스북 등 외국의 인터넷 서비스를 국민들이 사용할 수 없게 한 중국정부의 정책을 발판삼아 급속도로 성장했다.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텐센트는 올해 1분기에 매출 30억 달러, 영업이익 10억 달러를 달성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60% 상승했다.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가 급증했고 게임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덕분이다.


마화텅 회장은 스스로 성공의 비결을 ‘창조적 모방’이라 말한다. 그는 텐센트가 외국의 다른 기업을 모방한 것을 숨기거나 부인하지 않는다.


마화텅 회장은 “외국 기업을 모방한 많은 중국 기업들이 망했지만 텐센트는 최대의 회사가 됐다”며 “기존 모델을 완전히 뒤집은 창조적 모방이 비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들이 고양이를 보고 고양이를 그릴 때 텐센트는 고양이를 본 떠 호랑이를 그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마화텅의 성공 이유로 그의 통찰력과 학습능력을 꼽는다.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모바일 메신저가 보급되려는 시점에 위챗을 내놨고 경쟁기업들의 장점을 적절하게 위챗에 도입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마화텅 회장이 한국에서 유행하던 ‘싸이월드 아바타’에서 힌트를 얻어 중국에서 사업모델을 개발한 사실에서도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중국인들의 특성에 주목했다. 아바타는 무료로 제공하고 가상 옷과 액세서리, 자동차 등 다양한 아이템은 유료로 판매했다. 이 전략은 큰 성공을 거뒀다.


마화텅 회장은 지금도 시장의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스스로 CXO(최고경험관리자 Chief eXperience Officer)를 자처한다. 텐센트의 꾸준한 성장 비결을 묻는 질문에 “자신이 CEO이자 CXO이기 때문”이라고 답한 적도 있다. 그는 텐센트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 데 시간을 쏟는다고 전해진다. 프로그래머 출신으로서 텐센트의 서비스를 날카롭게 뜯어보는 것도 잊지 않는다.


  텐센트는 어떻게 아시아 최고 브랜드가 됐을까  
▲ 지난 3월 텐센트는 CJ게임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왼쪽은 김성수 CJ E&M 대표, 가운데는 방준혁 CJ E&M 고문, 오른쪽은 텐센트의 마크런 사업총괄 사장.

◆ 2014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위


마화텅 회장은 최근 공격적 투자로 텐센트의 외형을 더 넓히고 있다. 지난 3월 텐센트는 CJ게임즈에 5억 달러 규모 투자를 하며 3대 주주에 올랐다. 2011년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에 지분을 투자했고 2012년 카카오에 직접 72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보험업계에도 진출했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 중국 최대 보험회사 핑안과 함께 인터넷 보험회사를 설립했다. 중국의 택시예약서비스 앱에 투자하기도 했다.


마화텅 회장은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작은 인터넷 회사에 다녔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다 당시 활황인 증시를 겨냥해 시황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거금을 손에 쥐게 됐다. 이 돈을 창업자금 삼아 1998년 친구 4명과 함께 텐센트를 창업했다. 이듬해 중국 최초의 인터넷 메신저인 QQ가 탄생했다.


현재 43세인 마화텅 회장의 자산은 올해 3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87% 증가한 약 14조5807억 원이다. 중국의 부자연구소 후룬 연구원이 발표한 '2014 세계 재벌 순위'에서 마화텅 회장은 중국인 중에서 8위, 세계에서 70위에 올랐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와 델(DeLL)의 마이클 델을 앞질렀다.


마화텅 회장은 지난달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4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뽑은 ‘올해의 기업인’ 중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애플과 구글은 자리를 맞바꿨다. 1위는 구글, 2위는 애플이 차지했다. 순위를 발표한 밀워드브라운 리서치는 “구글은 올해 특히 혁신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구글글래스와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 여러 건의 파트너십 계약에서 이런 모습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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