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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삼성생명을 각별히 챙기는 까닭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5-22 15: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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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이 삼성생명을 각별히 챙기는 까닭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을 본격적으로 챙기고 있다. 삼성생명이 구조조정과 사업성 악화로 사기가 떨어지자 특별히 임원들을 격려했다. 이건희 회장 부재 중 오너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생명 서울지역 영업부문 임원 10여 명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고 22일 밝혔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삼성생명은 그룹의 핵심회사”라며 “비효율적 설계사 조직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보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이미 예정된 일”이라며 “최근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삼성생명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이 부회장이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역마진이 심해짐에 따라 실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11년 1분기 0.19%였던 역마진 폭은 이번 1분기 0.58%로 커졌다. 삼성생명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연 4.7~5.0% 수준인데 보험계약자에게 약속한 금리는 이보다 높은 연 5.3~5.5%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손실을 감내하며 번 돈보다 더 많은 돈을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16일 전체 임직원 수 6674명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1천여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 중 500여 명은 자회사로 자리를 옮겼고 300여 명은 삼성전자 등 다른 삼성 계열사로 이동했다. 나머지 직원은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당장 수익성을 높일 수 없기 때문에 인력절감을 통해 비용 효율화에 들어간 것이다.


보험설계사도 계속 줄이고 있다. 삼성생명 설계사는 올해 1월 기준 3만2774명으로 3만8797명이던 지난해 1월보다 6023명(15.5%)이나 줄었다. 최근 다이렉트와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이 설계사를 통한 전통적 판매 채널을 빠르게 대체한 것이 주원인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삼성그룹에서 삼성생명의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입장에서 삼성의 경영권을 물려받는 데 삼성전자 만큼 중요한 곳이 삼성생명이다. 따라서 이번 삼성생명 임원들과 간담회는 구조조정에 들어간 삼성생명을 위로하는 한편 삼성생명에 대한 이 부회장의 각별한 관심을 임직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삼성생명은 불과 0.57%밖에 안 되는 삼성전자 지분을 소유한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의 유일한 카드다.


또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지주회사나 마찬가지다. 삼성그룹은 최근 연이은 금융 계열사 지분정리를 단행해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한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재편을 거의 마무리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와 삼성카드 등 금융 계열사들을 모두 지배하게 됐다. 삼성생명의 중간금융지주사 전환설이 계속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을 장악하기에 명분이 약하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은 단 한 주도 없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20.76%를 넘겨받아야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생명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쏟아 왔다. 이는 지난해 단행된 삼성생명 신임 사장 인사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박근희 부회장이 물러나고 김창수 사장이 신임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이 인사는 이 부회장의 뜻이 깊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박근희 부회장이 삼성생명의 자산을 운용하는 데 부동산 쪽에 너무 많이 투자하는 점을 못마땅해 했고 결국 이 부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창수 사장으로 교체했다. 김 사장은 삼성생명을 삼성전자 같은 ‘일류’로 만들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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