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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이재용사업' 자동차 전장부품 성공할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5-12-10 16: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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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이재용사업' 자동차 전장부품 성공할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그룹이 ‘이재용사업’인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의 성공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의 첫 신사업으로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능력을 증명할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 이재용 사업의 출범 공식화

USA투데이는 10일 “삼성전자가 딱 알맞은 시점에 자동차부품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애플과 구글 등 세계 IT기업들의 자동차사업 육성 움직임에 발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9일 조직개편을 통해 전사조직인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VD사업부에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는 AV사업팀을 설치했으며 무선사업부에는 자동차 통신기능을 담당하는 모바일인핸싱팀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초기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시스템을 중심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의 전자 계열사들은 이미 자동차 부품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조직개편을 해 왔다.

삼성전기는 전장부품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부진한 사업부문을 분사했으며 인수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자동차 부품사업에서 반도체와 부품, 소프트웨어 등을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하는 수직구조화를 이루는 데 목표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그룹도 자동차 부품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LG전자와 LG화학 등 계열사들의 제품을 통합해 완전한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자체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면 더욱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에 착수했으며 최근 독일 아우디와 반도체 공급과 기술개발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에 고동진 사장과 이인종 부사장 등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강화하고 신종균 IM부문 사장에게 소프트웨어센터를 관장하도록 하면서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분야에서도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 이재용 경영능력 시험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부회장은 이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아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며 “자동차부품사업을 빠르게 성장시켜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그룹, '이재용사업' 자동차 전장부품 성공할까  
▲ 삼성전기가 개발해 공급하는 자동차 전장부품.
삼성그룹은 사물인터넷과 의료기기 및 바이오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이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들은 엄밀히 말해 이 부회장의 사업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때부터 진출했거나 준비된 사업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은 진정한 의미에서 ‘이재용 사업’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그런 만큼 삼성그룹은 전장부품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다.

삼성전자에 신설된 전장사업팀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직속으로 활동하게 되는 것만 봐도 전장부품사업의 성공에 삼성그룹이 얼마나 온힘을 쏟고 있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전장사업팀을 맡은 박종환 부사장이 자동차사업에 경험을 쌓은 인물이라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박 부사장은 부품개발 전문가로 삼성그룹이 1994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하고 자동차 생산을 검토할 당시 삼성자동차에 파견돼 일했다.

이 부회장이 자동차 전장부품을 ‘이재용 사업’으로 선택한 데에는 그의 글로벌 감각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구글 등 세계 IT업체들은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의 성장이 둔화하자 전기차와 무인차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애플은 “자동차는 궁극의 모바일 기기”라고 말할 정도다.

이 부회장은 3년째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사 엑소르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독일 BMW, 폴크스바겐, 미국 GM, 일본 토요타 등의 CEO와 만나기도 했다.

삼성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경영수업을 받을 때부터 글로벌 인맥을 넓히는 데 주력했고 묵묵히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했다”고 말했다.

전자전문매체 BGR은 “삼성그룹의 자동차 부품사업 진출은 애플 등 세계 업체들의 흐름을 따라간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기존 사업에서 경험을 통해 확실한 장점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그룹, '이재용사업' 자동차 전장부품 성공할까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왼쪽)과 릭키 후디 아우디 전장부품개발 부사장이 11월23일 독일 아우디 본사에서 반도체 공급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 전장부품사업에서 성공할까


삼성전자의 전장부품사업 진출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 자동차시장은 반도체와 센서 등 전장부품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며 “삼성전자로서는 이러한 큰 기회를 놓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글로벌 자동차회사를 얼마나 빨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 전장부품은 사람의 목숨이 걸려있는 만큼 쉽게 협력사를 바꾸지 않으려고 한다”며 “삼성전자라고 해도 과거에 구축된 협력관계를 뚫고 진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등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 계열사 협력을 통한 본격 사업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해오면서 누구보다 B2B사업에 축적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이 구축해 놓은 글로벌 인맥도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에서 협력사를 확보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아우디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및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은 점이 전장부품사업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전장부품사업이 ‘이재용 사업’인 만큼 삼성그룹은 성공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가근 K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자동차 부품사업에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삼성전기와 삼성SDI를 합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삼성그룹은 자동차 전장부품과 반도체, 궁극적으로는 무인자동차까지 사업을 확대할 장기적 계획을 세워뒀을 것”이라며 “결국은 계열사의 부품들을 통합한 완전한 자동차 솔루션 형태로 제품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전문매체 테크스팟은 “삼성전자는 자동차 완제품보다 부품사업에 집중하며 시장 성장에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며 “향후 삼성전자가 애플의 전기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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