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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부근과 조성진의 '스마트홈' 1위전쟁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5-20 19: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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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부근과 조성진의 '스마트홈' 1위전쟁  
▲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사장(왼쪽)과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오른쪽)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과 조성진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부 사장이 같은 목표를 내세우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둘은 모두 ‘2015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스마트홈’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한다.

스마트홈 서비스란 사용자가 생활가전제품을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기기 등으로 언제 어디서든 조종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두 회사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2014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스마트홈 서비스인 ‘스마트홈’과 ‘홈챗’을 동시에 처음 공개했다.


스마트홈 서비스는 10년 전부터 이미 나온 개념이다. 여러 기업들이 그동안 기능이 발전하고 관련 제품도 매년 출시해 봤지만 상용화가 힘들었다. 일반 가전제품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 세계 글로벌 가전기업이 앞다투어 스마트홈시장을 차지하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운영체제(OS) 플랫폼을 선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용자가 하나의 스마트홈 운영체제를 선택하고 나면 바꾸기가 힘들어진다. 이에 따라 사용자가 동일한 운영체제를 쓰는 회사 제품만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 삼성전자, 개방형 플랫폼으로 생태계 먼저 구축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말그대로 ‘스마트홈’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홈을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지목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19일 홍콩에서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삼성 투자자 포럼 2014’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서비스를 가장 힘줘 말했다. 스마트홈서비스를 탑재한 프리미엄 제품을 활성화해 올해 생활가전사업에서 32%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윤철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생활가전사업부 매출은 업계 평균 5%보다 훨씬 높은 연평균 11%씩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는 스마트홈시대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스마트홈시장은 올해 120억 달러에서 내년 150억 달러로 성장한 뒤 2017년이 되면 43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사물인터넷 환경이 확산되면서 스마트홈시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홈 서비스는 윤부근 사장이 제시한 ‘2015년 글로벌 생활가전 1위’ 목표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관문이다. 윤 사장은 지난 3월 셰프콜렉션 행사에서 "프리미엄 냉장고에서 2012년에 비해 확실하게 1등을 해 2015년 전세계 생활가전 1등을 하는데 차질이 없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개방형 플랫폼’ 전략을 앞세웠다. 이 상무는 “스마트홈은 개방형 서비스를 지향할 예정”이라며 “삼성테크윈, 삼성SDS, 에스원에 이어 외부 기업과도 제휴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사장도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개방형 생태계를 가정하고 만든 운영체제인 스마트홈프로토콜(SHP)을 곧 공개하겠다”며 “외부기업들도 삼성 스마트홈 생태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연결 규격을 모두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삼성의 스마트홈프로토콜에 참여할 업체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스마트홈을 주도하도록 내버려둘 경쟁사가 없다는 점에서 LG전자, 지멘스, 밀레, 보쉬 등은 참여 가능성이 저조하다. 결국 삼성전자가 얼마나 풍부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이들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려면 각 국가의 라이프 스타일을 조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미국,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8개 지역에 라이프 스타일 리서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고객의 사용행태에 맞춘 제품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 열리는 ‘유럽최대 가전전시회(IFA) 2014’에서 기조연설에서 스마트홈 서비스에 대해 소개한다. 이어 오는 11월 개발자 포럼 사이트를 열고, 다음해 1월 미국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2015’에서 개발한 제품을 시연한다.

  윤부근과 조성진의 '스마트홈' 1위전쟁  
▲ '삼성 스마트홈'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 '갤럭시 S5' 스마트폰으로 에어컨,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을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뉴시스>

◆ LG전자, 친구처럼 기계와 대화하는 기술로 ‘감성’ 자극


LG전자가 스마트홈 서비스로 내세운 무기는 ‘홈챗’이다. 홈챗은 사용자와 프리미엄 가전과 채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LG전자는 홈챗에 스마트홈 서비스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기능이 복잡해 사용자가 일상생활에서 이용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를 반영했다.


LG전자는 홈챗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과 친구처럼 일상언어로 채팅할 수 있는 ‘친근함’을 강조했다. 사용자가 글로벌 메신저인 ‘라인’에 접속 후 스마트 가전제품을 친구로 등록하면 문자대화로 작동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가령 사용자가 라인에 “너무 더워”라고 문자를 하면 “에어컨을 켤까요”라는 답변이 와서 에어컨을 바로 작동할 수 있다. 또 사용자가 “휘센 에어컨 뭐해”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현재 온도 27도, 희망온도 23도, 냉방 세기는 강풍으로 운전 중이에요”라고 답변한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프리미엄 가전과 메신저를 접목한 LG만의 방식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고객에게 편리함을 넘어 감동을 줄 수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가전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글로벌 1위를 자신하고 있다. 그는 “올해 글로벌 가전 시장은 전년 대비 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시장 성장률보다 더 높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 HA사업본부장 아래에 HA연구소를 신설했다. 또 기존에 제품별로 흩어져있던 연구소들도 일부 통합했다. 업계는 조 사장이 이런 조직개편을 통해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해 스마트홈 연구개발(R&D)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본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홈 기술을 경쟁하기 전 소비자 니즈부터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는 최근 일반 소비자 32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홈 유용성’ 설문조사를 했다. 절반에 가까운 소비자들은 스마트홈 서비스가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좋다”고 응답했다. 결국 소비자들은 ‘없어도 되지만’이라고 말할 정도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느끼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윤부근과 조성진의 '스마트홈' 1위전쟁  
▲ LG전자 스마트홈 서비스인 '홈챗'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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