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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발생지 처리원칙 내건 박남춘, 인천 자체매립지 조성 악전고투

김예영 기자 kyyharry@businesspost.co.kr 2020-11-16 1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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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천시 쓰레기만을 처리하는 친환경 자체매립지를 조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매립 후보지로 선정된 옹진군 주민들이 농성까지 펼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데다 서울시와 경기도도 난색을 표명하고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모두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친환경 자체매립지 조성으로 가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 발생지 처리원칙 내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0784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남춘</a>, 인천 자체매립지 조성 악전고투
박남춘 인천시장.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목표로 인천시의 쓰레기만 처리하는 별도의 자체매립지인 ‘인천에코랜드’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2024년까지 14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박 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박 시장은 인천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자체매립지 조성과 관련한 자원순환정책을 설명하는 교육까지 진행했다.

박 시장은 16일 인천시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시간 온라인교육에서 “자원순환정책 전환은 시대적 과제로 인천시가 쓰레기 독립과 자립을 선언했듯이 모두 함께 떳떳한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미래를 만드는 일에 모든 공직자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해 정책 현안과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 생활폐기물을 근원적으로 감축하기 위한 ‘일회용품 없는 건물’을 공공기관에 우선 도입하고 2021년에 관련 조례를 제정한 이후 2022년부터 민간영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공공용 쓰레기봉투 총량제도를 시행해 쓰레기 반입 총량을 2019년 33만218톤에서 2025년에는 6만6044톤으로 줄이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박 시장은 여러 가지 보완제도를 마련해 인천에코랜드 조성 계획을 뒷받침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인천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업인 만큼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박 시장이 자체매립지 조성 후보지로 공식 발표한 옹진군 영흥도 지역에는 해마다 58억 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지원하고 체육시설과 근린공원 등 100억 원 규모의 주민편익시설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매립이 끝난 이후에는 먼지 날림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돔을 철거하고 인천에코랜드에 공원이나 야외체육시설 등을 조성해 주민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박 시장은 12일 인천시청에서 ‘쓰레기 자립’을 선언하며 “인천에코랜드라는 임시 명칭은 시민 여러분께 해를 끼치지 않을 친환경∙친시민적 시설로 조성하겠다는 인천시의 의지를 담은 약속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시장이 자체매립지 조성으로 가는 길에는 난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자체매립지 추진을 발표하자마자 지역주민과 정치권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옹진군과 지역주민들은 인천시청 앞 광장에 모여 박 시장이 후보지를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장정민 옹진군수는 지역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2월1일부터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15일 공개 성명서를 내고 “쓰레기 자체처리시설은 수도권매립지 폐쇄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시가 시민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인천시 자체매립지 조성과 관련해) 주민들의 선택권 보장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청 관계자는 “인천연구원에서 실시한 자체매립지 입지선정 조사의 연구용역 결과 옹진군 영흥면이 추천된 것이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자체매립지를 조성하기 위해 기존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종료를 놓고 서울시∙경기도와 얽혀 있는 이해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는 2016년 '4자협의체'를 구성하고 난상토론을 펼친 끝에 서울시와 경기도가 대체매립지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확보하지 못하면 현재의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고 합의했다.

인천시는 30여 년 동안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인천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에서 처리해 왔기 때문에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았고 2016년에 사용을 종료하려고 했지만 한발 물러난 것인 만큼 2025년에는 반드시 종료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이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당시 합의를 위해 매립면허권과 파생 토지의 소유권 등을 인천시에 유리하도록 넘기는 등 인천에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양보했다는 점을 들어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반대하고 있다. 2025년 이후에도 매립지의 잔여부지 범위에서 추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단서조항이었다고 강조한다.  

경기도도 쓰레기 매립량이 초과된 지역이 다수인데다 소각장 등 자체 자원회수시설 추진에도 속도가 나지 않고 있어 난색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서울시와 경기도, 환경부가 대체매립지를 찾는 노력은 하지 않고 기존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연장만 바라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따라 자체매립지와 소각장 등 시설 확대로 인천시의 쓰레기를 모두 자체처리함으로써 '발생지 처리원칙'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을 2025년까지로 못 박으려고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10월 시민의 날을 맞아 인천시청에서 "4자협의 이후 5년이 지나는 동안 4자협의 주체인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위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진전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발생지 처리원칙에 충실한 환경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인천의 쓰레기 독립을 시작하며 2025년으로 설정해 놓은 수도권매립지 종료시계는 한 치의 망설임과 물러섬 없이 달려갈 것이다"고 못 박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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