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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황창규 장동현, 누가 이동통신 판을 바꿀까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11-30 16: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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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3사 CEO의 리더십이 앞으로 급변하는 이동통신 시장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까?

LG유플러스를 6년 동안 이끌었던 통신업계 최장수 CEO 이상철 전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이통업계에 ‘황창규-장동현-권영수’의 CEO 3인방 구도가 형성됐다.

통신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통3사가 당면한 과제도 각각 다른 만큼 세 수장의 리더십이 주목을 끈다.

◆ 권영수, '업'의 경계 허물 구원투수

권영수 부회장은 이상철 전 부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LG유플러스의 구원투수로 나선 ‘젊은 피’다.

이 전 부회장이 4세대 이동통신(LTE) 서비스 상용화를 이끌었다면 권 부회장은 방송통신 융합과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에 대응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권영수 황창규 장동현, 누가 이동통신 판을 바꿀까  
▲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권 부회장은 LG그룹 안에서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통신경험이 전무하다. 그런데도 LG유플러스 새 수장에 오른 것은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역량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권 부회장은 2007년 LG디스플레이 사장에 취임해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키우고, 애플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을 맡아 LG화학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계 1위로 발돋움시켰다.

권 부회장은 국내외 인맥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사위로 재계에서 발이 넓은 편이며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의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글로벌 인맥도 구축했다.

LG디스플레이 사장 시절 팀 쿡 애플 CEO와 부품 공급을 두고 여러 차례 만나 친분을 다지기도 했다.

권 부회장의 인맥이 LG유플러스의 새로운 성장사업에서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그동안 애플에 대한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아이폰 초기 물량 확보 등 사업협력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국내 이통시장은 지난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면서 1강(SKT)-1중(KT)-1약(LGU+)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더욱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유료방송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사물인터넷(IoT)이나 B2B(기업간거래)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씨앤앰, 현대HCN 등을 인수합병(M&A)해 유료방송시장 열세를 만회하는 데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서 권 부회장이 부실사업에 칼을 빼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자회사 텔레마케팅서비스가 3년째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으며 알뜰폰사업을 하는 미디어로그도 대규모 적자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전자와 통신시장은 융합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업’의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권 부회장은 원래 LG전자 출신이다. 또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등 LG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거친 만큼 역할이 통신사업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스마트카 관련 사업에 뛰어들지도 주목된다. SK텔레콤과 KT도 차량용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개발해 각각 기아차, 현대차와 협력사업을 펼치고 있다.

권 부회장은 LG화학 사장 시절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경영진을 직접 만나 배터리공급 계약 체결을 다수 이끌어낸 적이 있다.

권 부회장은 직설적 화법을 자주 구사하며 카리스마가 강한 CEO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학력만 봐도 알 수 있듯 CFO 출신이면서도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꼼꼼히 챙기는 현장중시파다.

◆ 황창규, 통신 1등의 꿈은 '아직'

"우리의 미래사업들은 탈 통신이 아닌, 130년 역사의 통신사업에서 발전되어 나온 것들입니다.“

황창규 KT 회장은 내년 1월 취임 2년을 앞두고 있는데 대내외에 ‘통신 본령’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황 회장은 올해 KT렌탈 등 통신사업과 무관한 계열사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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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황 회장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로 ‘통신 1위’를 탈환하는 것이다.그러나 황 회장도 목표달성이 쉽지만은 않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통신시장 1위뿐 아니라 초고속인터넷시장마저 위협받을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황 회장은 경쟁사 SK텔레콤을 따돌리고 KT컨소시엄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칭)’ 예비인가를 승인받는 데 성공했다. 황 회장은 KT의 빅데이터와 통신 네트워크 기반을 활용해 핀테크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기회를 얻었다.

권영수 부회장이 LG전자 출신이라면 황 회장은 삼성전자 출신이다. 황 회장은 직원들에게 1등 DNA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소통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황 회장은 직원들에게 자주 이메일을 보내며 친화력을 발휘하는 데 힘쓰고 있다.

◆ 장동현, '1등' SK텔레콤의 고민

장동현 SK테렐콤 사장은 1963년생으로 이통업계 CEO 3인방 가운데 나이가 가장 젊다. 황창규 회장보다 10살, 권영수 부회장보다 6살 손아래다. 모두 서울대 동문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장 사장은 SK텔레콤을 통해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업계에서 유무선시장을 천하통일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경쟁사들의 반발과 정부당국의 독점우려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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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장 사장은 SK텔레콤에서 80%에 이르는 무선사업부 매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를 위해 차세대 동력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장 사장은 SK텔레콤을 통신회사가 아닌 플랫폼사업자로 규정하고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사업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권영수 부회장이 ‘재무통’, 황창규 회장이 ‘기술통’이라면 장 사장은 ‘전략통’으로 일컬어진다. 장 사장은 SK이노베이션(유공)으로 입사한 정통 SK맨으로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초고속승진을 거듭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2년 반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 첫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다. 장 사장은 올해 4월 취임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장 사장은 통합 지주사 SK의 조대식(55) 사장, 박정호(52) 사장, 유정준(53) SKE&S 사장 등과 함께 최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50대 CEO 4인방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SK그룹 내에서 SK텔레콤의 매출 기여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장 사장이 새로운 성장사업에서 구체적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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