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첫 해 내세운 ‘수익성 강화’와 ‘소비자 보호 강화’ 경영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다만 서 사장은 환매가 중단된 디스커버리펀드 사태 수습에도 적극 나서왔는데 가지급안을 두고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 사장이 취임 첫 해 상반기에 코로나19 영향에도 준수한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339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순이익 규모가 같지만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컸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으로 평가된다.
또 무디스는 8월 IBK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검토 대상에서 ‘안정적’으로 한 단계 높였다. 무디스는 3월24일 IBK투자증권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에 착수했는데 이를 회복하는 데도 성공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비대면)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에도 나섰다. 7월 조직개편에서 기존 스마트금융부를 디지털영업부로 변경하고 산하에 디지털기획팀과 자산관리팀을 신설하면서 디지털영업부문에 힘을 실었다.
다만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의 환매중단사태 수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서 사장은 5월 대표이사 직속 본부의 총괄 아래 디스커버리펀드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면서 투자자 대응 및 해결책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 9월4일 디스커버리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디스커버리펀드 원금의 40%를 가지급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 보호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가지급안을 두고 투자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서 사장에게 부담을 안기고 있다. 투자자들은 디스커버리펀드를 판매한 IBK기업은행이 50% 선지급안을 내놓은 것과 비교하면서 이에 미치지 못하는 가지급 수준에 반발하고 있다.
또 IBK투자증권 계좌로 디스커버리펀드에 가입한 고객 상당수가 IBK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이 함께 운영하는 자산관리센터를 통해 계약을 했는데 가입계좌에 따라 지급 비율이 달라지게 되면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 채권펀드'의 환매중단 규모는 2109억 원 수준이다. IBK투자증권은 112억 원 정도를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서 사장은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하면서 디스커버리펀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고 안정적 수익을 내기 위해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올해부터 분기마다 금융상품 선정·판매 과정을 점검하고 불완전 판매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들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펀드를 판매했던 자산운용사들을 모두 조사하고 제제나 징계 등의 이력이 있는 운용사의 상품은 판매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상품 선정절차를 더욱 강화했다.
상반기에는 리스크본부장과 금용소비자보호 최고책임자(CCO)를 선임하고 기존 준법감시부를 준법감시본부로 격상시키는 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서병기 대표는 리스크 관리부문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외환은행에서 리스크관리팀 초기 멤버로 일했고 2005년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을 수탁·운용하는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에서 리스크관리팀장을 맡았다.
2008년 신영증권으로 돌아온 뒤에는 신설된 리스크관리본부를 이끌었고 자산관리부문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안정적 자산운용수익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IBK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임명된 것과 관련해서도 코로나19로 경제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서 사장의 뛰어난 리스크 관리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