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이 더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LCD패널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내년에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사장은 올레드패널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이른 시간 안에 올레드시장을 의미있는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
◆ LCD패널가격 하락세, 내년엔 더 커져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내년에도 대형 LCD패널 생산시설을 계속 증설할 것”이라며 “최대 월 22만 장의 신규 생산량이 추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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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
중국 BOE는 최근 중국 정부가 40% 이상의 금액을 지원해 2017년까지 8세대와 10.5세대 LCD 생산시설에 모두 12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 연구원은 세계 TV 수요 증가가 디스플레이 공급량 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내년 LCD패널시장에서 13% 이상의 과잉공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세계시장에서 LCD TV와 모니터용 패널 가격은 3분기부터 하락폭이 커져 올해 초보다 최대 35%까지 떨어졌다.
어 연구원은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LCD패널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LG디스플레이는 생산시설 가동률을 낮춰 재고량을 줄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LCD패널 수요 침체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내년에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의 신규 공장이 아직 가동을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LCD패널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한 점으로 미뤄 앞으로 LCD시장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올레드 성장 속도에 달려
LG디스플레이는 LCD TV패널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 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세계 TV패널 시장에서 점유율 21%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의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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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의 TV와 모바일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
SNE리서치는 “경기 침체에 따른 TV수요 약화가 선진국을 넘어 중국과 신흥시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TV제품 공급 과잉 현상도 일어나고 있어 패널업계의 전망이 어둡다”고 지적했다.
한상범 사장은 LCD시장 상황이 악화하는 데 대응해 LG디스플레이의 모바일용과 TV용 올레드패널에 역량을 집중하며 대응하고 있다.
어규진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지속적인 원가 절감과 수율 개선 노력으로 올레드 TV패널 가격을 크게 낮췄다”며 “일본 파나소닉과 중국 스카이워스, 하이얼 등 올레드 TV 생산자가 늘어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스마트폰 업체들의 올레드패널 수요 증가에 발맞춰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에 6세대 신규 올레드패널 생산라인을 증설하며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있다.
어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올레드패널 신규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산업에 진화가 일어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이라고 평가했다.
어 연구원은 세계시장에서 올레드 TV 판매량이 올해 40만 대 정도에서 2018년 1천만 대 이상으로 급증하고 모바일용 올레드패널 시장도 올해 200억 달러에서 2020년 16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순학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사업이 의미있게 성장하기를 기대했지만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올레드 TV는 여전히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사장이 올레드패널 사업에 LG디스플레이의 미래를 걸고 있는 만큼 시장을 얼마나 의미있는 수준으로 확대하는지가 LG디스플레이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올레드사업은 중장기적으로 LG디스플레이에게 매우 중요한 기회”라며 “향후 1~2년 안에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결정적인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