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봉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가 중국을 비롯해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송 대표는 올해 말 상하이 스마트공장 완공을 계기로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로도 사업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7일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스마트공장이 올해 말 완공되면 중국과 동남아시아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올해 말 완공되는 중국 상하이 스마트공장은 중국진출 초기에 지었던 기존 상하이 공장을 확장 이전하는 것"이라며 "중국 수요의 대부분을 새로 지어지는 상하이 스마트공장에서 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중국 상하이 금산구 3만7370평 부지에 공장을 올해 말 완공한다. 사업비 1200억 원을 투자해 짓는 상하이 공장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하는 스마트공장으로 지어진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상하이 스마트공장에 대규모 테스트타워를 구축해 지상 10m~지상 175m 규모에서 엘리베이터 14대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중국에 보급한 승강기 운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케어센터 등도 짓는다.
송승봉 대표는 이 상하이 스마트공장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승강기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을 탈피하는 계기를 만들려는 셈이다.
미국 비즈니스 경제잡지 포춘에 따르면 세계 승강기시장은 매년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중국 엘리베이터시장은 2020년 기준 17조 원 규모로 세계 승강기시장의 70%에 육박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창립 30주년이었던 2014년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후 중국 승강기시장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격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중국 승강기시장 점유율은 2014년 1.1%에서 2019년 0.5%로 오히려 줄어들며 미미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법인은 아직 적자에서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는 올해 초 사내행사에서 "2020년은 적극적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적극적으로 해외영업을 추진한 결과 2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지하철 2호선 18개 역에 설치될 에스컬레이터 229대 전량을 수주하며 중국시장 확대를 위한 전기를 만들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하얼빈시 지하철에 다수의 에스컬레이터 공급해 현대엘리베이터의 브랜드를 널리 알려 중국 승강기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번 하얼빈시 지하철 2호선 에스컬레이터 229대 수주로 하얼빈시 지하철 1, 2, 3호선에 모두 347대의 에스컬레이터를 공급하는 실적을 쌓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는 헤이룽장성에선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최대 공급업체에 이름을 올려 올해 말과 내년 초에 예정된 하얼빈시 지하철 3호선 2단계, 3단계 에스컬레이터 320대 입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송 대표는 중국을 거점삼아 동남아시아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중국,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5개 국가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중국 상하이에 지어질 스마트공장은 동남아시아 지역 현대엘리베이터 제품 수요에 대응하며 해외사업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올해 초 디지털 혁신기술 도입과 글로벌인재 확보 등을 통해 2025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22%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난해 해외매출은 2800억 원으로 전체 매출 1조8700억 원 가운데 14%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송대표는 2019년 9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우리의 비전은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국내 주택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어 새 승강기 설치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외사업의 확대가 더욱 절실해졌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내 승강기 설치대수도 2019년 4만4594대로 2018년 5만480대에서 11.7% 줄었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설치 대수가 전년보다 감소한 것이다.
송 대표는 1954년 8월2일 태어나 부산대학교 전기기계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금성사에서 엘리베이터 설계업무를 시작했고 이후 LG산전 엘리베이터 설계실장, 오티스엘리베이터 서비스사업부문장,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기술총괄 전무,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대표이사를 거쳤다.
송 대표는 2019년 3월부터 현대엘리베이터로 자리를 옮겨 제조·R&D·미래혁신부문장으로 일하다 전임 장병우 대표이사 사장이 5월 작고함에 따라 같은 해 9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