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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고급브랜드로 재탄생, 현대차 10년간 준비했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11-04 19: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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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고급브랜드로 재탄생, 현대차 10년간 준비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행사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0년을 준비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4일 제네시스 브랜드의 출범을 알리며 10년 이상 준비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현대차는 10년 전부터 고급브랜드를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현대차는 고급브랜드를 출시하지 않고 주행성능과 소재, 디자인 등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해 왔다.

현대차는 2004년 'BH'라는 개발명으로 제네시스 개발에 들어갔을 때부터 2007년 고급브랜드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2006년 국내와 북미에서 고급차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외부 전문 컨설팅회사를 통해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2007년 제네시스 출시를 앞두고 고급브랜드 출시 계획을 뒤로 미뤘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세계적으로 고급차시장이 위축된 데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한 차종으로 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별도 유통망 구축 등을 고려할 때 어려운 일이었다.

제네시스가 아직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점도 고급브랜드 출시를 미루는 데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고급브랜드 출시계획을 뒤로 미룬 뒤에도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고급차시장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계속했다.

현대차는 2008년 1월 1세대 제네시스, 2009년 3월 2세대 에쿠스 등을 출시하며 고급차에 요구되는 성능과 품질을 꾸준히 개선했다.

현대차는 1세대 제네시스를 기획할 때부터 기존에 있던 다른 차종과 차별화를 추구했다. 현대차 최초로 전담 개발팀을 구성해 설계부터 양산까지 모두 맡겼다.

이 전담팀에 제품기획, 설계, 시험 등 각 분야에서 15년 이상 연구경력을 가진 연구진 수십 명이 투입됐다.

현대차는 2008년 초 1세대 제네시스를 출시한 직후 현대기아차 연구소의 시설과 장비를 개선하기 위한 계획안을 수립한 뒤 2011년부터 대대적으로 투자했다.

2011년부터 4년 동안 연구소에 들어간 시설장비 투자금액이 2000년부터 11년 동안 투자한 금액을 넘어섰을 정도다.

현대차는 특히 글로벌 주요 자동차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자동차용 강판을 자체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체계도 갖췄다. 이를 통해 기초소재 단계부터 차의 성능을 개선했다.

현대차는 고급차시장과 고급차 고객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개발자 럭셔리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설계, 디자인, 시험분야 등 고급차 개발 실무진으로 구성된 수십 명의 인력을 독일 등 주요 자동차시장에 보내 문화를 직접 체험하도록 한 것이다.

2013년 11월 출시된 2세대 제네시스는 이런 노력의 결과물로 탄생했다.

  제네시스 고급브랜드로 재탄생, 현대차 10년간 준비했다  
▲ 현대차는 2013년 11월 2세대 제네시스를 출시했다.
2세대 제네시스는 설계단계부터 ‘뼈대부터 다른 차’를 표방했다. 현대제철의 초고장력강 기술이 본격 적용됐다.

2세대 제네시스는 2014년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스몰 오버랩 충돌테스트에서 승용차 최초로 전 항목 만점을 받는 등 최고수준의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2014년 캐나다, 2015년 러시아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2세대 제네시스는 특히 고급차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2세대 제네시스는 올해 미국시장 미드 럭셔리 차급에서 1~9월 누적으로 모두 1만9146대가 판매됐다. 판매량 기준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 BMW 5시리즈에 이어 3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아우디의 A6와 S6, 렉서스의 GS, 캐딜락의 XTS 등을 앞서는 실적이다.

현대차는 또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11년 만에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복귀했다.

BMW에서 고성능차 개발을 주도한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한 데 이어 디자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루크 동커볼케 벤틀리 전 수석 디자이너도 영입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준비는 내부적으로 꾸준히 진행돼 왔다”며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브랜드 출시 결정이 올해 상반기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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