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방송에서도 홍 의원을 비롯한 보수의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살펴본 적이 있는데요.
그 때도 얘기했지만 홍 의원과 김 위원장이 사이가 안 좋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당권을 잡고 있는 상황이 홍 의원에게 결코 유리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통합당 내에서도 홍 의원의 복당을 두고 여러 의견들이 있습니다.
통합당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무소속 의원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체로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데요.
홍 의원의 복당에는 이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권영세 통합당 의원이 자기 페이스북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이러니 이 분의 입당에 거부감이 많다. 한때 보수정당의 대선주자까지 했던 사람이 떠도는 소문을 입에 담는 것은 물론 글로 남기기까지 하다니...”
이게 홍 의원의 채홍사 발언 때문에 나왔는데요.
곽: 채홍사가 뭔가요?
류 : 조선시대 연산군 시절 미녀를 뽑기 위해 지방에 파견한 관리를 뜻합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문과 관련해 홍 의원이 “심지어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권 의원이 비판한 것입니다.
곽 : 전에도 살펴본 적이 있지만 홍 의원의 복당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무소속으로 있다 보니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대선주자 지지율도 떨어진 것 같고요.
류 : 네. 보수 대선주자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국회의원이 됐잖아요.
그래서 총선 직후만해도 홍 의원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높았거든요. 여론조사에서도 보수 대선주자 1위로 오르기도 했고요.
그런데 바로 전 시간에 살펴봤듯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수 1위 대선주자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곽: 굉장히 안타까워 하시는 것 같아요. 평소에 홍 의원 팬이었나봐요.
류 : 팬은 아닌데 우리 방송에서 제일 많이 다룬 분이라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재미있고 매력적인 캐릭터이기도 하고요. 핵심을 잘 잡고 대중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뛰어난 정치인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곽 : 하지만 당 밖에서라도 대선주자 지지율을 끌어올려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데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인 것 같네요.
홍 의원은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나요?
류 : 정통보수 지지층을 지지기반으로 흡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게 좀 딜레마이기도 한데요.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도층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거든요.
그런데 보수의 단일 대선후보가 되려면 정통보수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것도 중요한 것이죠.
곽 : 일단 보수의 대선주자 지위를 먼저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거네요.
만약 통합당 내에서 확고한 대선주자 지위를 확보한 상태라면 중도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을 썼겠지만 당밖에서 무소속으로 있는 지금은 무엇보다 정통보수 지지층을 확보해 단일 대선후보로 경쟁력을 얻는 게 먼저라고 계산했을 수 있겠네요.
류 : 그런 생각이 드는 게 홍 의원이 하는 말들이 총선 직후와 김종인 비대위 출범 이후를 비교했을 때 미묘하게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 있거든요.
홍 의원은 총선 직후에 지지층 외연을 확장하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행보를 했습니다. 4월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좌파 정책이라도 국민에게 도움이 되면 하자는 것이다. 좌파진영 또는 우파진영 어느 한 진영에 매몰돼 정치를 한다면 대한민국 분열상을 극복할 수 있겠나.”
5.18민주화운동 관련해서도 내년부터는 광주 추념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적도 있습니다.
곽 : 상당히 유연한 모습인데요. 중도 외연을 확장하는 모습으로 읽히는 부분이네요.
류 : 그런데 김종인 비대위 출범 이후를 보면 중도 확장보다 보수적통을 자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곽 : 홍 의원이 발의한 법안들을 보면 그런 것들이 드러나 있는 것 같아요. 반인륜범죄와 흉악범죄를 저지른 사형수의 6개월 이내 사형집행 의무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고요.
최저임금 완화, 재개발 재건축 규제완화 등을 담은 법안도 냈어요.
류 : 홍 의원은 스스로 발의한 그런 법안들을 ‘좋은 세상 만들기’ 법안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요.
최근 페이스북에 ‘이념교육 방지3법’을 준비한다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교육은 가치 중립적 교육으로 우리 아이들이 건전하게 판단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되는 장인데 교육현장이 특정 이념의 선전장으로 전락하면 한국사회 전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앞으로 좋은 세상 만들기 운동은 계속 될 거다.”
곽 : 홍 의원이 말한 좋은 세상 만들기 법안들이 대개 보수적 내용을 많이 담은 것 같아요.
이념교육 방지3법도 진보이념이 교육현장에 주입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로 볼 수 있을텐데요.
류 : 이런 것이 김종인 비대위와 차별화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김종인 비대위는 진보적 색채의 정책을 언급하면서 통합당의 ‘좌클릭’을 시도하고 있지요.
곽 : 김 위원장이 ‘나는 보수우파 이런 말을 싫어한다’고 말한 적도 있었던 것 같고요.
류 : 홍 의원은 이런 통합당의 기조를 두고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통합당이 민주당 2중대, 좌파 2중대 노릇을 하고 걱정된다. 나중에 국민들이 민주당에 책임을 물을 때 좌파 2중대 정책을 추진한 통합당을 대안세력으로 인정하고 정권을 넘겨주겠냐.”
보수로서의 선명성을 내세워 김종인 비대위체제의 통합당과 차별화하려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곽 : 통합당이 좌클릭을 시도하며 ‘산토끼’, 그러니까 통합당을 지지하지 않던 사람들을 잡는 전략이라면 홍 의원은 정통 지지층, ‘집토끼’를 확실히 내 편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류 : 홍 의원의 지역구도 보수의 심장인 대구잖습니까?
대구의 정치적 맹주가 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총선특집 방송할 때도 대선주자급 정치인에게 지역기반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잖아요.
홍 의원이 그동안 예고했던 정치 버스킹을 대구에서부터 시작했는데요.
여기서 대구경북의 행정통합이나 통합신공항 문제에 관한 얘기를 하는 등 지역현안에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곽 : 어쨌거나 홍 의원은 여전히 보수 대선주자 순위에 꼬박꼬박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이슈를 던지는 게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무소속의 한계를 뛰어 넘는 게 어렵긴 하지만 정말 큰 이슈를 공론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홍 의원이 주도권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가령 김종인 위원장이 내놓은 기본소득, 여권에서 나온 행정수도 이전, 이 정도 급의 대형이슈를 던져 국민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면 홍 의원이 대선주자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력이 있는 정치인인 만큼 무소속으로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보수 야권의 대선 레이스에 참여할지 두고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안철수, 오세훈 두 사람을 살펴볼까요?
대선주자이기도 한 두 사람이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는 것 같은데요.
◆ 대선 꿈꾸는 안철수 오세훈, 서울시장 도전도 저울질할까
류 : 서울시장 자리가 비면서 야권에서 누구를 후보에 올릴지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안철수, 오세훈 두 사람의 대선주자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8년에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한 적이 있었고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시장을 지낸 적이 있죠.
곽 :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스스로 물러나서 임기를 채우지 못한 탓에 수도 서울의 시장 자리를 그 이후 민주당 쪽에 넘겨줬다는 비판도 보수진영 내에서 나오고 있죠.
그런데 안철수, 오세훈 두 사람이 서울시장 도전에 나설까요?
둘 다 서울시장보다 대선에 관심이 있을 것 같은데요.
류 : 사실 2021년에 열리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 2022년 대선 출마의 기회는 못 잡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대선을 노리는 두 사람이 서울시장에 도전한다는 데는 회의론도 적지 않은 듯 합니다.
분명히 재보궐선거 국면이 되면 분명히 후보의 대선 출마 여부가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선거운동 과정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이 대선 불출마 여부를 공개적으로 천명해야 할 것 같아요.
곽 : 그러네요. 대선주자가 서울시장에 나오면 1년 하다가 대선할 거 아니냐? 이런 의심을 받으면 안될테니까요.
류 : 그러면 일단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1년 뒤 대선은 포기하고 대선과 같은 해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재도전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요.
만약 재보궐선거에서 낙선한다면 대선에 도전할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과대표에서 떨어진 학생이 학생회장 선거 출마하겠다고 하면 뽑아주겠습니까?
곽 : 그런 점에서 대선을 노리는 사람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도전한다면 일단 2022년 대선은 포기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네요.
아무래도 안철수, 오세훈 두 사람이 서울시장에 섣불리 도전하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류 : 그런데 개인적으로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쪽으로 모종의 흐름이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흐름이 진행되더라도 그렇게 결정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일단 안 대표로서는 지금 상태에서 보수 단일 대선주자가 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인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압도적이라면 모를까 지금 수준에서 통합당과 연대하더라도 통합당 내 지지기반을 지닌 경쟁자들을 이기고 단일주자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반대로 통합당으로서는 안 대표의 중도 지지층을 흡수해야 대선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서로 어느 정도 연대하는 데는 이해관계가 일치하는데 대선주자 자리를 놓고는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계기로 안 대표가 서울시장을 차지하고 통합당은 안 대표의 중도 지지층을 흡수하는 윈윈 전략을 세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곽 : 경선을 치르긴 할텐데 어쨌든 분위기를 안 대표 쪽으로 밀어줄 수는 있겠네요.
물밑에서 그런 정도의 합의는 이뤄 놓고 연대를 할테니까요.
류: 그렇죠. 사실 2022년 대선에 보수야권 후보의 승산이 높은 것도 아닙니다.
안 대표로서도 대선은 한 번 건너뛰고 서울시장이 된 다음에 여기서 지지율을 끌어올린다면 다음 대선에서는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구상을 해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곽 : 그것을 계기로 통합당과 국민의당이 본격적으로 통합을 꾀할 수도 있고요. 여러모로 기회가 될 수 있겠네요.
재보궐선거를 계기로 통합당은 안 대표에게 서울시장후보를 내주고 통합당은 대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중도 지지층을 흡수한다면 서로 좋은 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류 :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국민의당과 통합당이 통합될 수도 있고 통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있다.”
정치권에서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보수야권의 개편의 계기로 본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곽 : 오세훈 전 시장도 시장 후보로 거론되잖습니까?
류 : 오 전 시장이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났던 적이 있는 만큼 보수진영에서는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에 다시 올라 결자해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아무래도 안철수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워 보수 개편을 꾀하려는 시도도 있겠지만 정치가 말처럼 쉽진 않잖아요. 조그마한 일 때문에 계획이 틀어지기도 하고 변수도 많지 않습니까?
만약 안철수 서울시장 시나리오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오 전 시장으로서도 서울시장에 도전해볼 만한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곽 : 하긴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뒤 선출직에 번번이 못 올랐거든요.
20대, 21대 총선에서 모두 낙선했고요.
이게 약점이라면 약점인데 서울시장 타이틀을 먼저 얻고 나서 대선에 출마하는 수순도 생각해볼 만 할 것 같습니다.
최근에 오 전 시장은 정치권 내 기본소득 논의와 관련해 오세훈표 기본소득인 ‘안심소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안심소득은 기본소득과 달리 소득수준을 고려해 차등적으로 소득을 지급하는 것인데요.
정치적 이슈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류: 핵무장론도 주장하고 있죠.
곽 : 안심소득하면 상당히 합리적이란 느낌을 받는데 핵무장론? 이거는 좀 나아갔다 이런 느낌도 있습니다.
어쩌면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그런 전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치인에게 관심을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다음 살펴 볼 유승민 전 의원은 관심을 끄는 노력을 좀 했으면 좋겠어요.
◆ 유승민 원희룡, 개혁 이미지에도 정체된 지지율 어떻게 끌어올릴까
곽 : 개혁 보수를 강조하는 유승민 전 의원도 다음 대선주자로 꼽히는데 요즘 통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떤 움직임이 있나요?
류 : 5월 26일 팬카페 ‘유심초’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유 전 의원은 “2021년 대선후보 경선, 2022년 3월9일 대통령 선거가 저의 마지막 남은 정치의 도전”이라며 “제가 우리 보수쪽의 단일후보가 돼 본선에 진출한 뒤 민주당 후보를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습니다.
대선 도전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인데요.
5월28일에 페이스북에서 “보수가 밑바닥까지 추락한 지금 제가 외쳐온 개혁보수만이 우리가 살 길이라는 게 분명해졌다. 혁신 경쟁으로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에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개혁보수가 수구진보를 이길 것이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공개적으로 눈에 띄는 움직임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정치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긴 하겠지만요.
곽 : 유 전 의원이 총선 때 백의종군하며 후보들의 측면 지원했던 것을 떠올리면 4월 재보궐선거 때도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정치권에 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중요할 때 갑자기 나타나서 존재감을 보이는 것도 전략일 수 있지만 정치인이 계속 관심을 끌면서 주목을 받는 게 필요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유 전 의원은 좀 약하다, 너무 조심스럽다, 상당히 아는 것은 많은데 국민들에게 와 닿게 설득하는 것은 부족하지 않나 생각도 들어요.
류 : 유 전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벤치마킹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유 전 의원과 이 지사는 성향이 많이 다른데요. 정치적 입지뿐 아니라 정치 스타일이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유 전 의원의 장점이 상당히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라는 것인데요.
말씀하셨다시피 그러다보니 무리한 얘기는 안하거든요. 이치에 맞는 얘기만 하는거죠.
반면 이 지사는 ‘사이다’라는 별명이 있듯이 과감하게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기본소득 이슈를 적극적으로 내놓는다든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신천지에 단호한 모습을 보인다든지... 그런데 그런 점이 이 지사의 지지율을 많이 높였거든요.
유 전 의원도 좀 더 과감하게 이슈를 선점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곽 : 확실히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본소득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 단순히 소득분배의 효과만 있는 게 아니라 경제진작의 효과도 있다고 주장하거든요.
그러면서 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이슈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반면 유 전 의원은 기본소득이 경제학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의견을 내고 있는데요.
사실 유 전 의원 말마따나 이 지사의 주장이 경제학적 근거는 좀 빈약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이 지사는 기본소득에서 상당히 점수를 얻었지만 유 전 의원은 얻은 게 아무것도 없거든요.
경제학자 출신인 유 전 의원이 확실한 이론적 타당성을 바탕으로 정책을 제안한다는 점은 바람직하지만 그러다보니 관심을 확 끌어내지 못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력에 비해 다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거죠.
기본소득과 관련해서도 단순히 비판만 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다른 대안을 제시해본다든지 자기의 이슈로 만들어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그런 점에서 유 전 의원이 이 지사의 이슈 선점 능력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또 다른 개혁보수 인물 원희룡 지사도 살펴볼까요?
류 : 원 지사도 대선 도전 의지를 강하게 보이는 인물 중 하나인데요.
개혁 이미지가 있어 상당히 기대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저희 방송에서도 원 지사를 다루면서 통합당의 초선 의원들이 설문조사에서 꼽은 보수 대선주자 1위에 원 지사가 올랐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죠?
문제는 대중적 지지율이 정치권의 기대를 따라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대선주자 지지율을 보면 원 지사는 선두권은 고사하고 우리가 앞서 얘기했던 인물들보다 뒤처지는 모습입니다.
곽 : 중앙정치에서 벗어나 제주도지사로 있는 기간이 길어서일까요?
보수진영이 번번이 상처를 입을 때 피해 있었다는 점을 우리가 긍정적으로 보기도 했었는데 확실히 정치인은 두들겨 맞아도 무대에서 맞는 게 유리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 원 지사로서도 대선까지 2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뭔가를 해야 할텐데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나요?
류 : 당연히 중앙정치에 목소리를 많이 내고 있고요. 예를 들어 법무부와 검찰 갈등,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등과 관련한 이슈라던지, 코로나19 대응이라던지 원 지사가 안검하수 수술을 한 것도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안검하수는 쉽게 말하면 눈꺼풀이 처지는 증상인데요. 방치했을 때 시력이 나빠질 수도 있어서 치료목적으로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미용 목적으로 하는 사례도 있다는데요.
비슷한 수술을 노무현 전 대통령, 정동영 전 민생당 의원 등도 한 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원 지사는 치료목적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수술 후에 상당히 부드러운 외모로 바뀌면서 대선을 위한 이미지 개선을 꾀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요. 헤어 스타일도 최근 여러 차례 변화를 준 것 같거든요.
외모가 선거에 꽤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원 지사가 외모 가꾸기에서부터 강한 대선 의지가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또 주목할 만한 점이 민주당 세력을 포함한 대 정계개편의 군불을 뗐다는 것입니다.
곽 : 그 얘기도 우리가 전에 한 적이 있죠?
총선 특집을 할 때 보수진영 내 극우세력과 민주당쪽 급진세력을 제외한 중도성향 세력끼리의 연대까지 고려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나눈 적이 있었는데 비슷한 얘기를 원 지사가 했나봐요.
류 : 네. 원 지사가 이 얘기를 통합당 초선의원 공부모임에서 가장 먼저 했다고 하는데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도 이 얘기를 한번 더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찐친문 말고 범여권의 합리적 상식을 지닌 모든 사람’과 힘을 합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찐친문이라고 하면 극렬한 친문을 말하는 것일텐데요.
원 지사가 이렇게 말했어요. “국민의당 정도는 당연하다. 진중권, 금태섭, 참여연대의 상식적 목소리를 내는 분들.... 양심과 상식이 살아 있는 분들은 우리 편이 될 수 있다는 폭넓은 포용과 개방의 자세로 모든 것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거다.”
곽 : 지금 민주당을 보면 전당대회를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대권주자이자 당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에 맞서서 또다른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권 레이스에 참여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힘을 합칠 수 있다는 말도 있고요.
그밖의 잠룡들의 움직임도 점차 본격화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정말로 계파 분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런 틈새를 잘 공략해서 원 지사가 초대형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주도하면 국면을 전환하면서 주도권을 쥘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기존 보수 잠룡들을 살펴봤는데요.
지난 시간에 살펴봤던 새로운 인물들과 저력이 있는 보수 잠룡들 사이에서 누가 대선주자 자리를 꿰찰지 정말 궁금합니다.
채널Who에서는 보수 진영의 대선주자들의 움직임을 계속 지켜보며 새로운 이슈들이 나올 때마다 정리하는 시간을 계속해서 마련해보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