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모든 계열사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데 속도를 내면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도 보험사업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는 '인슈어테크'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내년 7월 예정된 합병을 계기로 인슈어테크 분야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디지털 신기술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최근 두 회사 경영진과 실무진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열고 디지털 영업채널과 신기술 활용 분야 등에 관련해 회의를 진행했다.
인공지능 기반 고객상담과 헬스케어 및 빅데이터 활용, 디지털 영업창구 등을 통해 보험영업과 고객 관리체계 등을 디지털화하는 방안에 관련한 내용이 주로 논의됐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뒤 디지털사업 추진전략을 논의하고 두 회사가 갖춘 기술역량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에 모바일앱 등 비대면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보험업계에도 디지털 전환이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가장 중요한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보험영업 특성상 설계사를 통한 보험 가입자 확보와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등 주요 판매채널이 모두 비대면 금융서비스 확산에 따라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보험사들이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해 디지털 채널에서 성장성을 갖추지 못하면 금융시장 변화에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헬스케어 등 신기술을 보험사업에 결합하는 인슈어테크 분야 경쟁력 확보가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데 가장 효과적 전략으로 꼽힌다.
모바일앱 등 디지털 영업채널에 인공지능 기반 고객 데이터 분석과 헬스케어 등 기술을 접목하면 고객 금융정보나 건강정보를 기반으로 더 정확한 보험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보험설계사 등 기존 영업채널에서 담당하던 역할을 디지털 기술로 대체해 고객 수요에 맞는 보험상품을 추천하고 제공하는 기술 확보가 미래 보험시장에 필수로 자리잡게 되는 셈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일찌감치 디지털 플랫폼 중요성을 파악하고 영업방식을 다변화하는 데 힘쓴 성과로 디지털 영업채널에서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생명이 올해 상반기 디지털채널을 통해 거둔 영업수익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7.4% 늘었고 오렌지라이프 디지털채널 영업수익은 같은 기간 11.8% 증가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디지털 플랫폼과 영업채널을 강화하는 변화를 추진해 왔다"며 "오렌지라이프와 통합 뒤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디지털 영업채널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보험가입 심사를 진행하며 보험 가입에 필요한 절차와 시간을 단축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등 기술로 고객 개인정보 보안성을 높여 보험과 관련한 서류를 전자문서로 대체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도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신한생명 역시 블록체인 플랫폼을 의료기관 등 제휴사와 연계해 개인정보 유출 위험 없이 가입자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로 금융상품 위험성을 점검하는 기술 등을 도입했다.
두 회사가 그동안 다양한 인슈어테크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시도해 온 만큼 실무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협업이 이뤄진다면 이런 기술이 더 발전할 수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합병 뒤 출시할 수 있는 인슈어테크 기반 혁신적 서비스를 미리 선보인다는 취지로 최근 새 헬스케어서비스 '헬스톡'을 공동으로 출시했다.
헬스톡은 고객이 제공한 건강정보를 바탕으로 주요 질병에 걸릴 확률을 추산해 보여주고 건강상태에 맞는 보험상품을 추천받아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디지털분야 협업을 본격화한 만큼 앞으로 이런 서비스 출시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기 위해 신한생명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