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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은 왜 카드 1포인트=0.67원을 고집할까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5-13 20: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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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은 왜 카드 1포인트=0.67원을 고집할까  
▲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오는 6월부터 모든 신용카드 포인트 유효기간이 일괄적으로 5년으로 통일된다. 또 신용카드에 단 1포인트만 있어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포인트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카드사들과 태스크포스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신용카드들은 제각각 포인트를 쓸 수 있는 유효기간이 다르다. 어느 카드사는 3년이면 쓰지 않은 포인트를 소멸시키는 반면 5년차에 포인트를 없애는 카드사도 있다.


포인트 사용 최저기준도 마찬가지다. 몇몇 카드사는 5천 포인트 이상 적립해야 포인트를 쓸 수 있는 방침이 있다. 그래서 카드에 1천 포인트가 적립돼 있다면 포인트를 전혀 이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발표대로 제도가 개선되면 이 포인트를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1포인트를 1원으로 계산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현대카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금감원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현대카드는 “1포인트를 1원으로 바꾸려면 현재의 포인트 운영체계를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다른 카드사와 다르게 유독 현대카드만 1포인트를 0.67원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현대카드 포인트가 이렇게 계산되는 건 아니다. 현대·기아자동차를 구입할 때나 현대카드 가맹점에서 쇼핑할 때 1포인트=1원의 교환 비율이 적용된다. 현대카드 가맹점은 백화점, 면세점, 인터넷쇼핑몰, 서점, 음식점에 걸쳐 3만여 곳이나 돼 이용처를 찾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현금으로 교환할 때 문제가 된다. 1포인트를 0.67원으로 교환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15만 포인트를 10만 원권으로, 30만 포인트로 20만 원권으로 교환해야 한다.


현대카드는 “카드 약관에 교환비율이 다르다는 내용을 사전에 알리고 있고 포인트 자체를 많이 쌓아주는 만큼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현대카드만의 운영체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카드는 이용자가 카드를 긁는 순간 포인트가 적립된다.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며 10포인트를 적립했다면 카드사와 서점이 각각 5포인트씩 적립 비용을 분담한다. 서점은 카드 이용자에게 5포인트만큼 책값을 할인해준 셈이다.


현대카드도 카드를 긁을 때 포인트가 적립되는 건 같다. 그러나 다른 카드사와 다르게 현대카드 혼자 10포인트를 모두 부담한다. 이후 카드 이용자가 10포인트를 백화점에서 사용했다면 현대카드는 그 백화점에서 5포인트를 수금한다.


현대카드는 “포인트가 사용되는 곳과 비용을 분담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가맹점 입장에서 포인트를 쓰러 우리 가게에 방문한 것이니 고객유인 효과를 얻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현대카드만 1포인트를 0.67원으로 취급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른 카드사들은 이용자가 100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꿀 때 카드사는 50원만 부담한다. 반면 현대카드는 100포인트에 대한 비용을 모두 혼자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100원을 주지 못하고 67원만 주는 것이다.


다른 카드사들은 현대카드의 주장에 대해 기업편의만 앞세운 논리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포인트 비용을 모두 부담하면 되는데 결국 손해를 보기 싫어 아전인수 격으로 일을 해석한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는 다 되는데 현대카드만 안되는 게 또 있다. 카드 포인트로 세금과 정치후원금을 내지 못하는 점이다. 고객이 10포인트를 사용하면 현대카드는 포인트가 사용된 곳에서 5포인트를 받아야 하는데 정부에게 그 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2011년 카드 포인트로 세금을 받기 시작하자 현대카드는 "서울시가 카드 포인트로 세금을 받으려면 포인트 적립비용의 절반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대카드의 포인트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대카드는 2012년 자사 카드에 쌓이는 포인트를 2~3배 높이는 내용의 부가서비스 변경승인 요청서를 금융감독원에 냈는데 거절됐다. 포인트를 현금으로 계산하면 적립된 만큼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구조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금감원은 “현대카드 포인트 사용에 대한 고객의 불만이 많은데 무턱대고 승인해 줬다간 현대카드에 속았다는 민원이 빗발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금감원은 포인트 산정방식을 수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오라고 현대카드에 요구했으나 현대카드는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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