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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성장주 주가 하락세 뚜렷, 급등의 조정인가 거품의 붕괴인가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0-07-27 11: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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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성장주 'BBIG7'(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삼성SDI,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주가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7개 종목의 주가는 상반기 증시를 이끌었다.

이들의 주가는 상반기에 상승가도를 달리다 6월과 7월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는데 그뒤 주가가 다시 빠지자 원인과 전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4차산업 성장주 주가 하락세 뚜렷, 급등의 조정인가 거품의 붕괴인가
▲ 엔씨소프트 주가 추이. <네이버 주식 게시판>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성장주 종목의 최근 하락세를 두고 단기과열에 따른 조정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는 '닷컴버블' 때와 같이 성장주에 과도하게 형성된 거품이 붕괴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BBIG7'은 증권가에서 꼽은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분야를 대표하는 7개 종목이다. 

게임분야를 대표하는 종목인 엔씨소프트 주가는 7월6일 고점 99만7천 원을 보인 지 한 달도 채 안돼 고점에서 20.96% 하락한 78만8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외 증시는 높은 실적과 배당을 바탕으로하는 '가치주'보다 바이오, 2차전지, 인터넷기업 등 미래 잠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는 '성장주'의 기세가 두드러졌다.

국내에서는 BBIG7로 대표되는 바이오, 2차전지, 인터넷(비대면), 게임 분야 성장주의 주가가 코로나19 사태 발생 뒤 국내증시를 주도해왔는데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고점에서 멀어지고 있다.

최고점 대비 현재 주가는 셀트리온과 LG화학이 -6%대, 삼성SDI와 네이버가 -7%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카카오가 -10%대 초반, 엔씨소프트가 -20%대 초반이다.

해외주식 가운데 테슬라(-6.3%), 마이크로소프트(-0.61%), 애플(-0.25%) 주가도 24일 기준 모두 하락마감했다.

이 세 종목은 사상 최대의 해외결제금액을 보인 상반기에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성장주 하락의 원인을 두고 그 동안의 높은 상승에 따른 조정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1일 "성장주 과열해소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주가 조정의 폭과 기간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추세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18일 “시장의 색깔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며 “이번 기회에 오히려 주도주(BBIG7)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 저금리와 코로나19 사태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성장주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BBIG7 기업의 주가는 2020년 상반기 동안 평균 66.95%의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07% 하락했다.

이런 성장주 쏠림현상에 증권가에서는 'PDR(price to dream ratio: 꿈 대비 주가 비율)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성장주의 주가에 주가 수익비율(PER)과 주가 순자산비율(PBR) 등 전통적 재무비율로 설명되지 않는 투자자들의 '꿈'이 반영돼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 주가는 상장 뒤 26만9500원까지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21조 원에 이르렀다.

SK바이오팜은 2019년 기준 매출이 1238억 원에 불과하고 수년째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지표와 비교해 과도한 투자심리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투자자들은 당장의 기업가치보다도 바이오시장의 성장성과 미래 가치를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주가는 현재 고점에서 30%가량 빠진 18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여전히 증권사가 제시한 10만 원대 초반의 목표주가보다 70%가량 높은 가격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과열현상이 이미 거품을 형성해 2000년 초 '닷컴버블'과 같은 세계적 거품붕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사업가 마크 쿠반은 8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증시가 3월 말 최저치를 보이며 반등한 것은 1990년대 닷컴거품을 연상시킨다”며 붕괴 위험을 지적했다.

마크 쿠반은 페이스북, 넷플릭스, 아마존 등 인터넷기업에 투자를 이어왔고 닷컴버블 당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의 전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대표는 2일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기술주들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이는 전형적 버블"이라며 "소액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붕괴되기 전에 빠져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목받는 성장주들은 '닷컴버블' 때 주가가 폭락한 기업들과 다르다는 반론이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닷컴버블 당시엔 비즈니스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주가가 오른 반면 현재 언택트주들은 사업의 안정성과 완결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닷컴버블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조정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앤드류 슬리먼 모건스탠리 선임 투자운용 매니저는 25일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닷컴버블 당시 나스닥을 무너뜨린 것은 존재를 입증하는 수익을 제공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받았던 기업들"이라며 현재 주목받고있는 FAAM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구글) 등은 실적과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거품 붕괴 우려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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