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농협중앙회장 선거제도를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꾸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과 정부를 설득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선거제도 전환 이외에도 이성희 회장은 농업인의 목소리를 더욱 반영할 수 있도록 조합장 중심의 농협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김남형 기자
곽보현(이하 곽):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농가의 어려움과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농업인 월급제 등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농협의 또 다른 숙원 과제인 농협중앙회장 선거 직선제 전환과 이성희 회장의 농협 구조개혁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의 김남형 기자가 자리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김남형(이하 김):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입니다.
곽: 김남형 기자. 1부에서 살펴본 농가소득 증대 못지 않게 농협에서 중요한 과제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조합장 전체가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대의원이 참가하는 간선제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농민들은 중앙회장 선거를 간선제가 아니라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렇지 않나요?
김: 네. 맞습니다. 4년 마다 실시되는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모든 조합장이 참여하는 직선제 방식 당시 선거가 과열되었고 3명의 회장이 비리로 구속됐습니다.
또 회장의 독선적 인사가 심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현행 간선제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간선제로 바뀐 지 10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직선제 재전환을 요구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성희 회장을 비롯한 지난 선거에 나선 대부분의 후보가 농협중앙회장 선거 직선제 전환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곽: 간선제로 선거가 치러지면 전국 모든 조합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표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문제가 떠오를 것 같거든요.
이런 대표성 문제 말고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나요?
김: 전국의 조합장 1118명에서 투표권을 지닌 대의원 293명 가운데 150여 표만 확보하면 당선이 유력하기 때문에 지역구도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김병원 전 회장에 이어 다시 호남권 인사가 당선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표심이 이성희 회장 당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소수의 대의원 조합장만 포섭하면 되는 현행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간선제 전환 이후 불법선거운동 논란도 컸습니다.
곽: 그렇군요. 농민이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150명의 표심만 잡으면 되는 간선제로 이루어지니까 결국 지역구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모습이 나오고 있고 그 결과 물갈이 인사, 보은인사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오고 있어서 바꿔야 되지 않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아요.
김: 농협에서는 새 회장이 당선되면 인사권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계열사의 대표들이 전체로 사직서를 내 재신임을 묻는 관행이 있습니다.
특히 이성희 회장이 당선된 뒤 이대훈 전 NH농협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하고도 임기를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물러나면서 물갈이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성희 회장도 선거에서 영남권 조합장들의 지지에 힘입어 회장에 당선된 만큼 보은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는데요.
농협중앙회와 주요 계열사 인사에서 지역안배를 통한 균형점을 찾았다는 평가가 있지만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장에는 경남 출신인 손병환 은행장을 임명했습니다.
곽: 그렇다고 하면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바꾸는데는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요? 회사로 보면 정관 바꾸고 주총 열면 될텐데 농협은 일반회사와는 다른 조직 아닙니까?
단순하게 농협에 정관만 바꿔서는 될 것 같지 않고 관련된 법 개정이 필요해 보이는데 어떤가요?
김: 네 그렇습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이를 규정하고 있는 농협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농협중앙회장 선거 직선제 전환을 담은 농협법 개정이 추진됐는데요.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곽: 그렇군요. 어찌되었든 총선도 끝났고 새롭게 국회가 열리니까 농협에서는 새로 열리는 국회와 관련된 문제를 잘 조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국회뿐만이 아니라 농협에서도 또 조율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을 살펴봐주시죠.
김: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직선제 전환에 다소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직선제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함께 법 개정을 추진한다면 국회를 설득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므로 농림축산식품부를 설득하는 것이 이성희 회장의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곽: 주무관서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지지를 받은 농협중앙회장이 부담스러운 상대로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찌되었든 이성희 회장으로서는 정부도 잘 설득하고 정치권에도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 직선제 이외에 이성희 회장이 추진하는 것들을 살펴보고 싶은데요. 주요한 사업들로 내세우는 것들이 있을까요?
김: 이성희 회장은 농협의 모든 사업을 지역단위 농축협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농협 전반에 걸친 대대적 개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농협의 지역본부 기능을 조합장이 수행하도록 하고 조합장의 경제지주 및 자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서 결과적으로는 조합장 중심의 지배구조 개혁을 추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곽: 조합장들의 권한을 강화해서 지역농민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담겠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이성희 회장이 과감한 구조개혁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남다른 배경이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어떤가요?
김: 이성희 회장은 농협 조직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을 3번 거치며 농촌농협과 도시농협을 두루 거치고 농협중앙회 임원을 거치면서 농협조직 파악에 뛰어난 것으로 여겨집니다.
곽: 농협을 잘 아는 만큼 농협을 어떻게 바꿀지도 잘 아는 것 같습니다.
자, 이 외에 이성희 회장은 농협의 유통구조도 개편해야 한다고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떤가요?
김: 유통구조가 복잡할수록 생산자 부담이 큰 만큼 농가소득 향상과 유통구조 개선은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이 회장은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소매유통체계를 개선하고 4월23일 ‘올바른 유통위원회’를 출범하며 임기 안에 농축산물 생산유통구조를 롭게 바꾸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5월18일 문을 연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는 이성희 회장이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마중물로써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곽: 그렇군요. 그 외에 농협중앙회 전체에 흐르고 있는 핏줄로 볼 수 있는 금융부분을 보고 싶은데요.
NH농협금융지주를 통해 금융계열사는 따로 보더라도 지금 농협중앙회 자체에도 상호금융이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김: 이성희 회장은 재해지원 등 최소한의 자금만 농협중앙회에 남겨두고 조합상호지원자금을 자율적으로 배분하도록 해서 자연스럽게 조합장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곽: 네 그렇군요. 살펴본 것처럼 이성희 회장이 정말 농협의 모든 분야에 걸쳐 구조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특히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바꾸자고 하는 목소리는 시대변화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과거 직선제에서 과열 등의 문제가 일어난 만큼 이성희 회장은 직선제 도입할 때 꼼꼼하게 보완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농가소득과 연결되는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편하는 일은 이제 첫 삽을 띄웠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조합장 중심으로 농협을 이끌어가겠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들은 앞으로 이성희 회장이 이러한 일들을 어떻게 추진해 나가는지 꾸준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CEO톡톡은 여기까지입니다.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