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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쉘의 LNG추진선 8척 수주 노려, 중국정부 금융지원은 복병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6-29 13: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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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3사가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을 수주하는데 중국 정부의 금융지원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아직은 조선3사만이 LNG추진선을 제대로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 조선사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업고 건조 경험을 쌓으며 기술력을 끌어올린다면 미래 수주시장의 판도가 변할 수도 있다.
 
조선3사 쉘의 LNG추진선 8척 수주 노려, 중국정부 금융지원은 복병
▲ (왼쪽부터)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3사가 글로벌 에너지회사 로열더치쉘(Royal Dutch Shell, 쉘)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주를 노리지만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쉘은 초대형 원유운반선 확정물량 4척, 옵션물량 4척을 LNG추진선 사양으로 확보하기 위해 선주사들과 접촉하고 있는데 밍셩파이낸셜리싱(Mingsheng FL)이나 보콤리싱(Bocomm Leasing) 등 중국 금융리스회사들과 용선에 필요한 선박금융의 조달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선박 발주처들에 저렴하게 금융지원을 제공하며 중국 조선사에 선박 건조를 맡기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선해운 전문매체들은 중국 조선사들이 쉘의 LNG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수주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트레이드윈즈는 선박 중개업자를 인용해 중국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SWS)과 다롄조선공업(DSIC)이 선박을 나눠 수주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금융지원이 중국 조선소로의 선박 발주로 이어진 선례도 있다.

쉘은 지난 3월 LNG추진 LR2(8만 DWT 이상 16만 DWT 미만의 액체화물운반선)급 원유운반선을 12척 발주하기 위한 선박금융을 중국에서 조달했으며 이 선박들은 광저우조선소가 8척,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이 4척씩 나눠 수주했다.

당시 조선3사 가운데 LR2급 액체화물운반선을 건조하지 않는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한 두 조선사도 수주전에 참여했으나 결국 수주에 실패했다.

이때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는 그동안 선박 발주시장에서 LNG추진선을 선택하는 선주사들이 늘어나면 조선3사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스크러버(황산화물 세정장치)가 시장에서 퇴출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선박연료시장이 LNG로 사실상 통일되고 있다”며 “선주사들은 한국 조선사에 LNG추진선 발주를 늘리는데 더 이상 혼란을 느끼지 않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국내 조선3사만이 LNG추진선을 건조해 정상인도(정해진 인도기한과 건조가격을 준수하는 것)를 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 조선소인 후동중화조선을 비롯해 양쯔장조선,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 다롄조선공업, 장난조선소 등이 LNG추진선을 수주해 건조하고 있지만 이들은 아직 단 한 번도 정상인도를 한 적이 없다.

프랑스 컨테이너선사 CMA-CGM이 2017년 중국에 발주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납기가 2차례나 연기돼 최종 인도기한을 7개월이나 넘기기도 했다.

반면 쉘이 발주하려는 선박인 LNG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지난 4월 삼성중공업이 프랑스 에너지회사 토탈(Total)의 확정물량 2척과 옵션물량 3척을 수주한 것이 세계 최초다.

비록 발주가 무산되기는 했지만 한국조선해양이 2019년 9월 그리스 해운사 캐피탈마리타임(Capital Maritime)과 LNG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 14척의 건조의향서(LOI)를 맺기도 했다.

그러나 쉘과 같은 글로벌 주요 에너지회사(오일메이저)가 중국 정부의 금융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조선사를 선택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현재 저유가와 코로나19가 겹쳐 선박 발주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쉘뿐 아니라 토탈, 미국 엑슨모빌(Exxonmobil) 등은 LNG추진 원유운반선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일메이저들은 원유를 운송하기 위해 많은 선박을 필요로 하며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유 황산화물 함량규제는 이들이 기존 선대를 LNG추진선으로 교체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일메이저들이 선박 일감을 중국에 맡긴다는 것은 중국 조선사들에 기술력 향상을 위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 된다. 

LNG추진선은 조선3사의 몫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미래에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조선3사는 카타르에서 LNG운반선 100척 이상의 건조 슬롯을 예약받으며 LNG운반선 수주 갈증을 점차 풀고 있다.

그러나 초대형 원유운반선이나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2순위 건조 선박들의 수주 갈증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쉘의 LNG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조선3사가 놓치기에는 아쉬운 일감이다.

LNG추진선은 LNG를 선박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엔진의 가격 프리미엄이 붙어 선박 건조가격이 일반적 초대형 원유운반선보다 10% 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용선 발주는 발주처만큼이나 선주사의 의중도 중요하다”며 “노르웨이 프론트라인(Frontline)이나 그리스 캐피탈마리타임 등 한국 조선사를 선호하는 선사들이 쉘의 LNG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 프로젝트에 참여를 노리는 만큼 조선3사의 수주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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