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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디지털 전환 주도해 후계자 퍼즐 맞춘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6-17 15: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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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이 현대중공업그룹의 디지털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정 실장은 그룹 계열사들에 디지털혁신의 성과물을 퍼뜨려 그룹이 추진하는 신사업 육성, 사업효율 향상, 안전경영 등 현안의 해결을 지원하며 지주사 경영에서 보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현대중공업그룹 디지털 전환 주도해 후계자 퍼즐 맞춘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17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올해 그룹 경영의 목표를 최첨단 조선·에너지그룹으로의 변신으로 잡고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통해 목표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 실장은 산업용 로봇계열사 현대로보틱스의 로봇사업을 확대하고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할 인공지능(AI) 역량을 현대중공업지주에 내재화하기 위해 외부협업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정 실장은 현대중공업그룹과 KT의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한 사업 및 로봇사업 협력을 주도하는 등 KT를 디지털 전환의 주요 파트너로 삼고 있다.

지난 2월 인공지능 연구개발 협력체 ‘AI원팀’을 발족할 때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양대학교 등과 함께 하며 산·학·연의 경계를 허무는 적극성도 보였다.

이런 정 실장의 행보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안고 있는 현안들의 해결에 디지털역량 강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이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5월 현대중공업지주의 로봇사업부문이 물적분할을 통해 현대로보틱스로 독립하면서 현대중공업지주는 순수지주사가 됐다.

지주사의 역할이 자회사들의 사업전략을 총괄하는 것임을 고려하면 현대로보틱스의 독립 초기 육성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는 글로벌 로봇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15%씩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2019년 기준으로 현대로보틱스는 로봇시장 점유율이 2%에 불과해 글로벌 경쟁력이 크다고 볼 수 없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르면 2022년 현대로보틱스의 기업공개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 뒀으며 2024년이면 현대로보틱스가 매출 1조 원을 내는 회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 실장이 이런 청사진을 구현하는 임무를 짊어지고 있다.

정 실장이 현대중공업지주 차원에서 진행하는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것도 계열사 성장을 지원하는 지주사 경영의 일환이다.

로봇에 도입할 인공지능 역량을 내재화해 현대로보틱스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룹 조선계열사들의 스마트조선소 구축을 실현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에서 산업재해로 노동자 4명이 숨지자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룹의 최고 경영진들이 안전관리대책을 새로 내놓고 투자계획을 마련하는 등 안전경영 확립에 힘을 쏟고 있다.

조선사의 스마트조선소 구축은 업무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위험도 높은 작업에 인력 투입을 줄이며 안전경영을 실현하는 길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정 실장의 디지털 성과가 중요하다.

조선계열사뿐 아니라 현대일렉트릭이나 현대건설기계 등 그룹의 장비 제조사들이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정 실장이 디지털역량 강화를 통해 지주사 경영에서 보폭을 넓히는 것은 현대중공업그룹 후계자로서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현재 정 실장은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으로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등 3개 직책을 겸임하고 있다.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로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를 돈독히 하며 아람코와 자원개발사업에 필요한 선박과 해양플랜트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해 수주 전망을 밝게 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로서는 선박 친환경 개조사업이라는 먹거리를 발굴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으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박 생애주기 관리사업을 육성하는 등 성과를 쌓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주사 경영의 측면에서 정 실장이 뚜렷한 성과를 낸 것은 없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현대중공업그룹 디지털 전환 주도해 후계자 퍼즐 맞춘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16일 서울시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열린 전략적 투자협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난해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매각해 1조4천억 원을 확보하는 데 정 실장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다진 관계가 일정 부분 기여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 지분 매각을 정 실장이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 실장에게 현대중공업그룹의 디지털 전환은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능력을 입증하는 마지막 단계인 셈이다.

이에 앞서 16일 현대로보틱스와 KT는 서비스로봇시장 진출을 함께 타진하는 사업협력을 맺고 KT가 현대로보틱스 지분 10%를 취득하는 대신 500억 원을 투자하는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체결식에서 정 실장은 제조업 중심의 현대중공업그룹에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앞으로 제조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고 스스로 변화하는 것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폭넓은 사업협력을 통해 현대로보틱스는 물론이고 현대중공업그룹이 디지털혁신으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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