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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기업 미래차 돈싸움, 정의선 현대차 기아차도 90조 걸어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0-04-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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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미래차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불과 수 년 전에 내놨던 미래 전략을 확대하면서까지 천문학적 돈을 쏟아 붓겠다고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자동차기업 미래차 돈싸움, 정의선 현대차 기아차도 90조 걸어
▲ (왼쪽부터)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송호성 기아자동차 담당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5년 동안 현대차 61조 원, 기아차 29조 원 등 90조 원의 자금을 들여 현대차그룹을 ‘퍼스트 무버’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12일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동향을 종합하면 미래차시장을 대비한 세계 완성차 브랜드의 투자계획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폴크스바겐그룹이 대표적이다.

폴크스바겐그룹은 미래전략의 핵심인 전동화(e-모빌리티)에 집중하기 위해 2024년까지 모두 330억 유로(약 4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폴크스바겐 BMW 제너럴모터스, 전동화 전략에 수십 조 쏟아 부어

2년 전만 해도 e-모빌리티를 포함해 자율주행과 디지털화, 모빌리티서비스 분야에 150억 유로(약 20조 원)를 넣겠다고 했는데 투자금액을 2배 넘게 키웠다.

전동화 전환을 위한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3월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2019년 실적과 브랜드 전략을 공개하면서 미래 전략인 ‘투게더 2025+’의 2단계 계획 진입을 선언했다.

투게더 2025+는 폴크스바겐그룹이 2016년 11월에 발표한 미래 전략으로 전동화와 디지털화를 뼈대로 한다. 당시 폴크스바겐그룹은 단계적으로 △2020년까지 핵심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구성 및 새로운 경쟁력 개발 집중(1단계) △2025년까지 e-모빌리티 집중(2단계) △2025년 이후 시장 선도하는 주자로 도약(3단계) 등의 실행계획을 제시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1단계 계획이 예정대로 잘 진행돼 비용을 많이 절감했다며 앞으로 전기차 전용 새 플랫폼에 기반한 경쟁력을 지닌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폴크스바겐그룹이 목표로 삼은 전기차 판매대수는 2025년 연간 150만 대다.

독일 고급 브랜드인 BMW도 전동화시장의 리더십 확보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BMW는 3월18일 온라인 생중계로 미래 기업전략을 발표하며 2021년까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전동화모델의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까지 전동화모델 25종을 출시하며 이 가운데 절반을 순수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투자도 강화한다. BMW는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산업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5년까지 미래 모빌리티 관련 연구개발 비용으로만 모두 300억 유로(약 40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2017~2019년에 연평균 70억 유로를 연구개발의 모든 분야에 썼던 점을 감안하면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만 30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는 것은 매우 공격적 목표로 여겨진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3월 초 전동화 전환을 주제로 한 경영설명회를 열고 2025년까지 차세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마크 로이스 제너럴모터스 회장은 “이 투자 계획은 우리에게 큰 기회이며 올-인 전략”이라며 “회사를 재창조하고 브랜드를 재설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차 기아차 2025년까지 90조 투자, 세계 전기차 점유율 6.6% 목표

현대차그룹 역시 이런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2019년 12월 미래전략인 ‘2025 전략’을 통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 도약을 선언하며 2025년까지 내연기관차의 고수익화를 통해 전동화 차량의 톱티어 리더십 확보를 목표로 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재무계획도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모두 61조1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41조1천억 원, 미래 사업기반을 확보하는데 20조 원 등이다.

미래 사업기반 확보만 주요 분야별로 살펴보면 △전동화 9조7천억 원 △자율주행 1조6천억 원 △커넥티비티 9천억 원 △로보틱스 1조5천억 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1조8천억 원 △모빌리티 서비스·플랫폼 1조8천억 원 등이다.

기아차도 미래 전략 ‘플랜S’를 통해 2020~2025년에 모두 29조 원을 미래 투자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분이나 제휴 투자 5조1천억 원 △경상투자 10조8천억 원 △연구개발 13조1천억 원 등이다.

기아차도 이런 투자를 통해 전동화사업의 선두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아차는 전기차(EV)전략 목표로 2025년까지 전기차 모든 라인업을 구축해 모두 11종의 전기차를 내놓기로 했다. 현재 2종에서 선택폭이 5배 이상 넓어지는 것이다.

2019년 기준으로 2.1%인 세계 전기차시장 점유율을 2022년 5.1%, 2025년 6.6%로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는 비전도 제시해놨다.

분명 현대차그룹의 투자규모를 보면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의 움직임과 비교해 결코 적지 않은 투자규모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규모와 별개로 현대차그룹이 제시했던 미래 비전이 모두 글로벌 완성차기업보다 뒤늦게 제시된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 빠르게 전략 실행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차그룹도 이를 인지하고 협업범위를 꾸준히 넓히고 있다. 그룹 내에서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만으로는 글로벌 자동차산업 대격변에 뒤처질 수 있다고 보고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기술 확보 속도를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드42’를 비롯해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 합작기업 설립 등으로 자율주행 선도기술을 확보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소차 분야에서는 ‘퍼스트 무버’ 지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 미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2월에 미국 에너지부와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혁신과 글로벌 저변확대를 위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다양한 산업군을 발굴하고 이에 필요한 시스템을 납품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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