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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조는 왜 CU를 상장할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5-01 1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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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조는 왜 CU를 상장할까  
▲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국내 최대 편의점 ‘CU’가 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
 
CU는 훼미리마트에서 바뀐 이름이다. CU를 보유한 BGF리테일이 일본 훼미리마트와 제휴를 끊고 만든 독자 브랜드다.

BGF리테일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보광그룹에서 분리돼 보광훼미리마트에서 이름을 변경했다. BGF리테일 홍석조 회장은 홍석현 회장의 동생이다.

BGF리테일은 이번 상장으로 브랜드 독립에 이어 일본 훼미리마트 지분까지 완전히 정리해 본격적으로 독립경영에 나선다. 

안기부 X파일 사건에 연루돼 검사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홍석조 회장의 능력도 시험대에 오른다. 이번 상장으로 홍석현 회장을 비롯해 보광그룹의 홍씨 형제들은 큰 돈을 확보하게 됐다.

◆ 시가총액 1조 이상 예상

BGF리테일은 오는 19일 상장한다. 오는 7~8일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공모가는 4만1천 원으로 결정됐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730개 기관이 참여해 337.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공모 주식수는 616만30 주로 일본 훼미리마트의 보유지분 25% 전부를 매각하는 것이다. 공모예정 금액은 2526억 원이다.

이번 상장으로 BGF리테일은 2012년 일본 훼미리마트와 제휴관계를 끊고 독자 브랜드 CU로 전환한 뒤 2년만에 완전한 독자경영에 들어가게 된다.

전문가들은 BGF리테일의 시가총액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상장으로 홍씨 형제들의 보유지분 가치만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은 홍석조 회장이 34.9%로 최대주주다. 홍석현 회장이 9.2%를 보유하고 있고,  동생 홍라영 리움미술관 부관장이 7.5%,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이 5%를 소유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2012년 보광훼미리마트에서 이름을 바꿨다. 보광훼미리마트는 보광그룹의 계열사다. 보광그룹은 삼성그룹의 방계기업이었다. 보광그룹의 창업자 홍진기 회장과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사돈이다. 홍진기 회장의 장녀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병철 회장의 차남 이건희 회장이 혼인했다.


홍진기 회장이 중앙일보 사장으로 재직하던 1983년 설립된 보광은 중앙일보와 함께 1999년 삼성에서 계열분리됐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보광의 최대주주였다. 2006년 보광그룹은 중앙일보에서 다시 계열분리돼 독자그룹이 됐다. 홍석현 회장의 동생 홍석조 회장을 비롯한 형제들이 보광그룹의 최대주주가 됐다.


보광훼미리마트는 보광그룹에서도 가장 매출이 많은 주력계열사였다. 보광은 1989년 편의점사업에 진출해 1990년 일본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았다. 편의점사업이 급속히 번창하면서 독립법인으로 분리됐다.


홍석조 전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것은 2007년이었다. 홍석조 회장은 안기부 X파일 사건에 연루돼 검찰을 퇴직하고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오랜 세월 공직생활을 한 홍석조 회장이 기업경영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 그러나 홍석조 회장은 보광훼미리마트를 보란듯이 편의점업계 1위로 올려놓았다.

◆ 훼미리마트는 왜 일본과 결별했나

보광훼미리마트는 2012년 일본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면서 훼미리마트를 CU라는 독자브랜드로 바꾸고 회사이름도 BGF리테일로 변경했다.

홍 회장은 당시 취임 5년 만에 첫 기자회견을 열어 “나 자신의 브랜드를 가진 기업, 나 자신의 정체성을 가진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 독자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회견은 다른 한편으로 보광그룹을 홍씨 형제들이 분할하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본 훼미리마트와 BGF리테일 관계의 출발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BGF리테일의 모체였던 보광이 훼미리마트와 라이센스 계약을 하고 서울 송파구에 훼미리마트 1호점을 냈다.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훼미리마트는 빠르게 성장했다. 1994년 보광은 편의점사업부를 독립법인으로 분리했다. 일본 훼미리마트는 1999년 85억 원을 투자해 보광훼미리마트의 지분 25%를 사들였다. 편의점업계 최초로 외국인투자가 이뤄진 것이다.


보광훼미리마트는 일본훼미리마트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매출액의 0.05~0.25%를 로열티로 매년 지불했다. 지난해 로얄티만 30억 원에 이른다. 보광훼미리마트는 오너일가 지분 비율이 높아 배당도 많이 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일본 훼미리마트는 배당금으로만 150억 원 정도 받았다.

라이센스 계약해지는 쉽지 않았다. 한국 훼미리마트 점포수는 7천 개 이상으로 일본에 이어 2위다. 일본을 제외한 해외점포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독자경영에 나서겠다는 보광훼미리마트의 제안에 일본 훼미리마트는 강하게 반대했다.

  홍석조는 왜 CU를 상장할까  
▲ 2012년 훼미리마트는 CU로 편의점 브랜드명을 변경했다.


보광훼미리마트는 일본 훼미리마트를 달래기 위해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지분율을 25%로 맞춰줬다. 또 기업공개를 통해 지분을 매각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상장이 실패하면 회사가 지분을 직접 매수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약속 때문에 BGF리테일의 공모가가 낮게 책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GF리테일은 장외에서 1주당 6만원 선에 거래된다. 전문가들은 애초 적정주가를 5만 원 대로 예측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BGF리테일이 제시한 공모가는 4만1천 원이다. 상장이 지나치게 흥행하면 일본 훼미리마트로 국부를 유출했다는 비난의 역풍이 불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 홍석조 회장이 그리는 CU의 미래

BIF리테일은 지난해 매출 3조1300억 원, 영업이익 1050억 원을 기록했다. 편의점시장은 2008년 5조5천억 원에서 지난해 11조9천억 원으로 연평균 15%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형마트(6%)나 백화점(8%)보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1만2480 개였던 점포도 두 배 이상 늘어나 2만5천 개를 돌파했다.

하지만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이미 점포당 인구수는 시장포화수준인 2500명 이하로 떨어졌다. 신규출점으로 인한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CU는 지난해 점포수를 고작 한 곳 늘리는데 그쳤다. 여전히 업계 1위 편의점이지만 영업이익은 2011년 3.69%에서 지난해 3.07%로 떨어졌다. 수익성이 높은 PB(자제브랜드)상품 비중이 1.22%에서 7.09%로 늘어났는 데도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

BGF리테일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점포당 이익률을 높이거나 해외로 진출하는 수밖에 없다. BGF리테일이 훼미리마트와 관계를 끊기로 한 것도 해외진출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홍석조 회장은 2012년 CU 독자브랜드 전환 당시 “국내 1위는 통과지점”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편의점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건준 BGF리테일 전무는 “해외에 점포를 내려면 일본 훼미리마트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며 “그래서 훼미리마트와 브랜드 협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BGF리테일은 유일하게 북한지역(개성공단 3곳, 금강산 4곳)에 점포를 운영한다. 이건준 전무는 “통일이 될 경우 BGF리테일은 편의점기업 가운데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석조 회장은 BGF리테일의 미래에 대해 “2020년 연 매출 10조 원의 종합유통서비스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사업 진출을 시사한 것이다. 종합유통기업이 되려면 편의점만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건준 전무는 인수합병과 관련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대답했다. 

편의점사업은 유동성 확보가 용의한 만큼 인수합병 역량은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인사들은 BGF리테일이 상장 후 유상증자를 실시해 현금을 더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이건준 전무는 “편의점사업은 현금창출이 꾸준하다”며 “2천억 원 항상 보유하고 있어 당분간 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 일본과 결별로 오너체제 강화

이번 BGF리테일의 상장으로 홍석조 회장의 오너체제가 더욱 강화된다. 홍석조 회장은 BGF리테일의 최대주주로 지분 34.93%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훼미리마트가 기업공개와 함께 지분 25%를 매각하고 나면 BIF리테일과 그 관계회사에 대한 홍석조 회장의 지배권은 더욱 공고해진다.

BIF리테일의 홍씨 일가 지분은 상당한 수준이다. 배우자와 자녀들 지분까지 모두 합하면 홍 회장 일가 지분이 62.1%에 이른다. 또 관계사와 관계사 임원의 주식 등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65.9%다.


홍석조 회장은 BGF리테일의 관계회사인 BGF캐시넷 지분도 8.06%를 보유하고 있다. BGF리테일과 BGF캐시넷은 BGF로지스강화, BGF로지스용인 등 물류 계열사들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다. 홍석조 회장의 영향력이 그룹 전체에 미치는 구조인데 이번 상장으로 그 구조가 더욱 탄탄해진다.

BGF캐시넷의 최대주주는 홍석조 회장의 두 아들인 홍정국 BGF리테일 실장과 홍정혁씨다. 두 사람은 BGF캐시넷 지분을 8.56%씩 보유하고 있다.

홍정국 실장은 지난해 11월 BGF리테일 등기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홍석조 회장이 아직 60세인 점을 고려하면 경영권 상속을 논하기에 아직 이르지만 준비가 시작된 셈이다. 홍정국 실장은 2010년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의 장녀인 구희나씨와 결혼했다. 홍씨 집안은 이로써 삼성그룹에 이어 LS그룹과도 사돈관계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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