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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잡스의 그림자 벗어나 애플의 새 전성시대 여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5-09-11 15: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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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잡스의 그림자 벗어나 애플의 새 전성시대 여나  
▲ 팀 쿡 애플 CEO(왼쪽)와 스티브 잡스 전 CEO.

팀 쿡 애플 CEO가 스티브 잡스의 그림자에서 애플을 벗어나게 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팀 쿡의 시도가 다시 한번 '애플의 전성시대'를 열까?

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6S’와 함께 새 애플TV와 대화면 태블릿PC ‘아이패드 프로’ 등 신제품을 대거 공개하면서 ‘팀 쿡의 애플’을 본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팀 쿡이 스마트폰 화면을 키운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로 실용주의를 앞세운 팀 쿡의 애플을 시도했다면 이번에는 여러 신제품을 통해 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팀 쿡의 애플을 놓고 전망은 엇갈린다. 일각에서 잡스 같은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 채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고 깎아내린다.

그러나 팀 쿡이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과도기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을 뿐 여러 신사업을 통해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한다.

◆ 팀 쿡의 사업 다각화

11일 외신을 종합하면 팀 쿡 CEO가 애플의 신사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팀 쿡은 9일 열린 신제품 출시행사에서 콘텐츠 재생기기인 애플TV의 새 모델을 공개하며 애플의 콘텐츠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팀 쿡은 애플TV 전용 새 운영체제 ‘TVOS’를 공개하며 애플TV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애플의 별도 콘텐츠 플랫폼으로 탈바꿈했다.

새 애플TV는 미디어와 게임 이용에 특화된 컨트롤러 형태의 리모콘을 탑재하고 있으며 발전된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탑재해 애플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사용자들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팀 쿡은 “TV의 미래는 앱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애플TV를 통해 모바일기기 중심이던 애플의 콘텐츠사업 영역을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까지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팀 쿡은 7월 새로 출시한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의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팀 쿡은 애플뮤직을 출시 직후 3개월 동안 무료로 서비스하며 ‘애플뮤직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음악시장에서 경쟁사들을 뛰어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오고 있다.

팀 쿡은 애플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홈킷’과 모바일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사업도 확대하며 애플의 생태계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팀 쿡은 아이폰과 컴퓨터 ‘맥’ 등으로 이어지던 애플의 생태계를 애플TV와 사물인터넷 시스템, 결제 시스템 등을 통해 가정과 일상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팀 쿡은 애플이 전기자동차와 콘텐츠 제작 사업에도 진출하는 것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 기술 연구개발과 인력 확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잡스의 그림자 벗어나 애플의 새 전성시대 여나  
▲ 팀 쿡 애플 CEO가 9월9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행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 잡스의 그림자 지우고 팀 쿡의 색깔 입혀

팀 쿡은 애플의 사업전략에서도 이전의 경영전략과 정반대의 길을 걸으며 점차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의 그림자를 지우고 팀 쿡의 경영방식을 내세우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 경영철학이 혁신과 완벽주의를 추구했다고 한다면 팀 쿡의 전략은 훨씬 실용주의적이라고 평가받는다.

팀 쿡이 대화면의 아이패드 프로에 전용 펜인 ‘애플펜슬’을 출시한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티브 잡스는 “손가락이 최고의 조작 도구”라고 강조하며 “애플 기기에 펜을 사용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팀 쿡은 이런 잡스의 생각을 뒤집었다.

팀 쿡이 전략을 바꾼 것은 애플의 B2B(기업간거래)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포토샵 등 업무 소프트웨어에서 애플 기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애플펜슬을 통해 디자인과 그림 작업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애플펜슬을 통한 이미지 수정 작업을 직접 보여줬다.

팀 쿡은 이번에 사용자가 월간 요금을 내고 아이폰을 임대 형식으로 사용하는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새로운 판매방식도 시험에 나섰다.

고가의 아이폰에 대한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아이폰 사용자의 수요를 계속해 유지하려는 애플 사상 가장 공격적인 판매전략인 셈이다.

팀 쿡은 아이폰에서 4인치 이하의 화면을 고집하던 스티브 잡스의 전략도 바꿔 아이폰6시리즈부터 화면 크기를 4.7인치와 5.5인치로 대폭 늘렸다.

팀 쿡은 아이폰6 출시 이후 대화면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은 중국 등 아시아시장에서 아이폰의 판매량을 기대 이상으로 크게 올리며 전략을 바꾼 것이 유효했음을 증명했다.

팀 쿡은 잡스가 제품 디자인에 애플만의 철학을 고집한 것과 달리 시장의 수요를 읽는 데 주력하며 변화를 추구하기도 했다.

팀 쿡은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애플이 이전에 내놓은 적 없는 금색 색상의 아이폰과 노트북 ‘맥북’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의 흐름을 읽어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팀 쿡은 화면 크기를 7인치대로 줄인 태블릿PC ‘아이패드 미니’ 시리즈를 내놓으며 태블릿PC의 경우 대화면을 고집한 스티브 잡스의 전략도 바꿔냈다.

◆ “더 이상 혁신 없어 위기” “기다려야 할 것” 의견 엇갈려

외신들은 팀 쿡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신사업에서 애플의 혁신과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더 이상 혁신을 보일 수 없다는 것”이라며 “팀 쿡이 스티브 잡스의 전략을 바꾸며 그늘에서 벗어나려 하는 데 점차 위기가 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팀 쿡, 잡스의 그림자 벗어나 애플의 새 전성시대 여나  
▲ 애플이 신제품 출시행사에서 아이패드 프로의 '애플펜슬'을 활용한 이미지 작업을 시연했다.
포브스는 애플이 점차 궁지에 몰리며 추진한 신사업들이 서로의 시장을 잠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아이폰6플러스의 출시로 아이패드 미니의 판매량이 급감한 것과 같이 이번에 공개한 아이패드 프로가 맥북의 시장을 잠식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TV 역시 아마존과 구글 등 경쟁사들이 내놓는 콘텐츠 재생기기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 만한 주력 콘텐츠가 없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포브스는 “그동안 소비자들은 애플을 혁신과 발전의 상징으로 봐 왔지만 최근 공개하는 신제품과 서비스로는 의문점밖에 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팀 쿡이 야심차게 출시한 홈킷과 애플뮤직 등 신사업이 실패하고 있다는 섣부른 평가도 나온다.

전자전문매체 지디넷은 “애플이 이번 발표에서 홈킷과 관련해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며 “출시된 지 15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보여줄 만 한 것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디넷은 애플뮤직이 무료 서비스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의 사용자가 이미 애플뮤직 사용을 중지했다는 조사결과도 공개했다.

애플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11일 애플 주가는 신제품 발표 직전보다 하락해 약세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의 색깔을 지우며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팀 쿡의 노력에 기대를 걸어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증권사 제프리스는 “애플은 지금 사업을 전환하며 성장통을 겪고 있는 단계”라며 “신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제 우리는 ‘잡스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그만 할 때가 됐다”며 “잡스의 그림자에서 마침내 벗어나려는 팀 쿡의 의지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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