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Who Is ?]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김상열은 호반그룹 회장이다.

28세에 호반을 설립한 뒤 25여년 만에 건설업체 중심의 중견그룹을 일군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주력계열사 호반건설이 서울 강남권에서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해 10대 건설사에 걸맞은 전국구 인지도를 확보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호반건설의 기업공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1961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났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6년 만에 졸업했다.

조선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중소건설사에서 일하다 호반을 설립했다.

호반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현 호반건설의 모태인 현대파이낸스를 설립해 금융업을 시작했다. IMF 금융위기 때 다른 건설사들이 내다 판 땅을 싼 값에 사들인 뒤 주택 분양사업을 펼치며 전국구 건설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닦았다.

현대파이낸스는 신화개발주식회사, 호반건설산업으로 회사이름을 바꾸다 2006년 지금의 호반건설이 됐다.

‘무차입경영’ 원칙 등 보수적 경영기조를 지켜 호반건설을 10대 건설사 반열에 올린 오너기업인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해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대우건설이 해외건설에서 부실을 낸 점이 드러나자 인수를 포기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사업의 역할모델로 삼고 있다.

경영활동의 공과


△서울 강남 재건축사업 진출 노력
김상열은 서울 강남 도시정비시장에 입성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2020년 3월6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 15차 재건축사업의 입찰보증금 500억 원을 납부하며 강남 도시정비사업 수주 의지가 굳건함을 보였다.

호반건설은 2016년 10월 서울 신반포7차를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방배경남아파트, 2017년 6월 방배14구역 등 강남권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지속해서 도전했지만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에 각각 고배를 들었다.

신반포7차 재건축사업에서는 입찰보증금으로 570억 원을 냈는데 입찰보증금 규모가 수백억 원이 넘는 것은 자금여력이 충분한 대형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김상열은 강남 재건축사업에 진출할 의지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대형 건설사 반열에 오르기 위해 상징성을 갖춘 강남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호반건설은 지금까지 대형건설사의 인지도와 아파트 브랜드 등에 밀려 좀처럼 강남 진출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우건설을 인수해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품에 안으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대우건설 손실규모로 불발됐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길게는 10년 이상 조합과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며 “중견건설사가 낮은 도급단가로 밀어붙여도 브랜드나 인지도에서 밀려 고배를 마시기 일쑤”라고 말했다.

강남에서 호반건설의 브랜드 인지도가 다른 대형건설사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만큼 입찰 참여를 통해 사업경험을 쌓을 것으로 보는 시선도 건설업계에서 나온다.
[Who Is ?]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 호반건설 실적.

△호반건설 상장 준비
김상열은 2019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호반건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동시에 최승남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를 호반그룹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하고 호반건설 대표이사에도 올리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했다.

호반건설은 금융과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최 총괄부회장을 중용함으로써 2020년 기업공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지속성장을 이루고 다가오는 호반건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업계에서 검증된 전문경영인을 각 계열사 대표로 전진배치 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열은 호반건설을 주식시장에 상장함으로써 호반건설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꾀하고 있다.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2018년 무산되며 기업공개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호반그룹의 시공능력과 자금력은 대기업 건설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대형건설사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상열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려 한 것은 ‘푸르지오’ 등 대우건설의 브랜드를 활용해 호반건설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됐다.

호반건설이 기업공개를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인지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공모자금 등을 활용해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 여력도 커진다.

호반건설은 애초 2019년에 기업공개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2020년으로 시기가 늦춰졌다. 2018년 실적에 합병 전 호반의 1~11월 실적이 반영되지 않아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사업 다각화에 속도
김상열은 2019년에는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더욱 확대했다.

2019년 1월 경기도 이천의 덕평컨트리클럽, 2월 경기 파주의 서서울컨트리클럽을 잇따라 인수했고 6월에는 서울신문 지분 19.4%를 인수해 3대주주에 올랐다.

7월에는 6천억 원 규모의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 인수전에 국내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했고 8월에는 계열사 호반프라퍼티를 통해 농산물 유통업체 대아청과를 인수했다.

12월 호반프라퍼티를 통해 삼성금거래소 지분 43.11%를 취득했다.

김상열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육성 및 투자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호반그룹은 2019년 2월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 확대
김상열은 기부, 협력기금 출연 등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호반장학재단을 통해 모두 7천여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1015억 원을 줬고 태성문화재단, 남도문화재단 등 문화재단 3곳을 운영하며 지역미술과 유망작가 지원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에 모두 400억 원 규모의 협력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했다. 호반건설은 2019년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의 2% 이상을 기부했다.

호반그룹은 2020년 1월14일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전담조직인 ‘사회공헌위원회’를 출범했다. 초대 위원장은 전중규 호반그룹 상임고문이 맡았다.

△서울 보문5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지위 박탈
호반건설은 서울 도시정비사업 진입의 포문을 열었던 성북구 보문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운영상의 문제로 2019년 8월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했다. 그 뒤 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같은 해 11월 패소했다.

보문5구역 재개발사업은 공사비 580억 원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 인지도가 낮은 호반건설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따낸 정비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보문5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은 2019년 12월 HDC현대산업개발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진입
호반건설은 2019년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0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10대 건설사 반열에 진입했다. 시공능력 평가액은 4조4200억 원으로 2018년보다 2조6천억 원가량 늘어났다.

2018년 말 계열사 호반과 흡수합병한 영향이 컸다. 호반과 호반건설은 2018년 시공능력 평가에서 각각 13위와 16위였다.

국토교통부는 해마다 건설사의 토목과 건축 분야의 시공능력 평가액을 산출해 이를 기준으로 건설사 순위를 발표한다.

이 순위에서 10위 안에 드는 건설사는 인지도, 규모 등 측면에서 명실공히 국내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대형건설사’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호반건설의 10대 건설사 진입은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이 대형건설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호반건설 창립 30주년
김상열은 2019년 호반건설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룹 이미지 재정비에 나섰다. 소비자의 생활과 공간을 풍요롭게 할 다양한 사업군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젊고 역동적 의지를 담았다.

3월13일 그룹 기업 이미지(CI)와 아파트와 주상복합 브랜드 이미지(BI)를 새로 발표했다. 호반그룹이 지나온 30년의 과정을 형상화한 30주년 앰블럼도 선보였다.

새 기업 이미지에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기존 사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심볼마크의 그레이 블록은 호반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오렌지 블록은 밝은 미래를 상징한다.

주상복합 브랜드 호반써밋플레이스는 호반써밋으로 바꿨다. 기업 이미지는 형태적으로는 견고함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 대문자로 구성했다. 상징색은 금색에서 로즈골드로 변경했다.

아파트 브랜드 베르디움의 신규 기업 이미지는 자연을 상징화해 ‘푸른 자연과 함께하는 고품격 주거공간에서 삶’을 표현했다. 서체는 베르디움의 프리미엄 공간을 상징한다.

2019년 3월25일에는 서초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호남지역 건설사 이미지를 벗고 서울 강남권 진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Who Is ?]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가운데)이 2019년5월23일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에 참여해 일회용 컵 대신 친환경 텀블러를 들고 임직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호반그룹>

△호반 흡수합병
호반건설은 2018년 10월5일 계열사 호반을 흡수합병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합병 뒤 두 기업의 시공능력 평가액이 합산돼 합병법인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0위 안에 들게 됐다.

호반건설이 호반을 흡수합병한 것을 두고 기업공개를 위한 포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열의 자녀들은 호반 합병 이전에 호반건설 지분을 들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상장 이전에 호반건설 지분을 자녀들에게 확보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흡수합병 이전 호반의 최대주주는 김상열의 아들 김대헌 호반 미래전략실 전무로 지분 51.4%를 들고 있었다. 흡수합병 뒤 김 전무의 호반 지분은 호반건설 지분으로 교환돼 김 전무가 호반건설의 최대주주가 되며 경영권 승계작업까지 이뤄졌다.

김상열은 호반을 흡수합병하면서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를 한다는 부담도 다소 덜게 됐다.

△대우건설 인수 포기
김상열은 대우건설 인수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까지 얻었으나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호반건설은 2017년 11월 대우건설 매각의 예비입찰에 참가했다. 하지만 김상열이 보수적 경영을 펼치는 만큼 본입찰까지 도전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호반건설이 예비입찰만 참여하고 본입찰까지 완주하지 않았던 이력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예비입찰 희망가격을 크게 웃도는 1조6천억 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했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의 지분 40%를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 10.75%를 2년 뒤에 인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호반건설은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90%에 이를 정도로 사업구조를 주택분야에 집중시켜왔다. 김상열은 2018년부터 다양한 사업역량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대우건설을 인수하려고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대우건설이 다져온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주택사업에서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지금까지 ‘호반베르디움’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진출하지 못했던 서울 강남지역에서 대우건설의 브랜드 ‘푸르지오’를 발판삼아 존재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사업 다각화를 꾀하려는 김상열의 인수전략에 힘입어 산업은행은 2018년 1월31일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호반건설에 대우건설 지분 40%를 먼저 팔고 나머지 10.75%는 2년 뒤에 매각하기 위한 풋옵션을 거는 조건이다. 전체 매각대금은 1조6천억 원 정도로 파악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지 9일 만인 2018년 2월8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대우건설이 2017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해외사업에서 3천억 원이 넘는 손실을 한꺼번에 털어냈다는 사실을 접한 뒤 인수를 철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김상열이 ‘무차입경영’, ‘90%룰’ 등을 내세우며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 여기는 만큼 호반건설 연매출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대우건설의 손실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더 많은 해외현장에서 부실이 터져나올지 내다볼 수 없다는 점도 인수 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매각 관련 양해각서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인수 포기에 따른 부담은 크게 없었다.

김상열은 대우건설 인수전으로 건설업계뿐 아니라 일반대중들에게도 호반건설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효과를 얻었다.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브랜드 출시
호반건설은 2005년 본사를 서울로 옮기고 '호반베르디움'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출시했다. 김상열은 호반건설 설립 이후 전국에 10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는 등 주택사업에 집중해 왔다.

호반건설은 2003년 수도권에 처음 진출한 뒤 경기 광교를 시작으로 용인,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시흥 배곧신도시 등 수도권 신도시에 아파트를 공급하며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호반건설은 2015년에 서울시 송파구 오금공공택지지구 3블록에서 송파베르디움 아파트를 분양했는데 모두 완판되며 서울지역 첫 분양에 성공했다.

△호반건설을 대기업 반열에
호반건설은 2005년 시공능력평가 114위에서 14년 만인 2019년 시공능력평가 10위가 됐다.

2000년대 후반부터 도드라진 성장속도를 보였는데 2017년 9월에는 자산총액 7조 원을 넘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호반건설이 대기업 반열에 오를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2017년 말에 추진된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시공능력 평가 3위인 대우건설을 13위 호반건설이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말이 건설업계에 돌았다. 호반건설이 1조6천억 원의 인수대금을 마련할 수 있는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각됐다.

호반건설은 건설업계에서도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아파트를 짓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무적 탄탄함과 시공능력에 힘입어 현재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주택사업으로 2019년 자산기준 재계 44위까지 올랐다.

△금호산업 인수 불발
2014년 11월12일 금호산업의 지분 5.16%를 매입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되찾으려고 할 때 주식을 매입해 시점이 미묘했다는 평가가 있다.

당시 호반건설이 박삼구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나선 것인지 아니면 금호산업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2015년 1월에 금호산업의 지분을 1.31% 매도해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설이 가라앉기도 했다.

2015년 2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과 컨설팅계약을 체결하면서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기 시작했다.

2015년 3월 초 투자업계로부터 호반건설이 중견기업 3곳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나왔다. 박삼구 회장과 손잡지 않는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금호산업 채권단에 제출하기도 했다.

2015년 3월20일 광주상공회의소 22대 회장 선거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된 뒤 기자회견에서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2015년 3월25일 금호산업 인수전에 계열사와 같이 단독으로 입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약 1조 원에 이르는 인수대금을 마련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2015년 4월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가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기대했던 가격보다 낮은 금액인 6007억 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해 본입찰에서 유찰됐다.

일각에서는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한 의도라는 의혹도 제시했으나 호반건설은 “실사를 통해 합리적 가격을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택지사업 중심으로 호반건설 키워
김상열은 1989년 28세 젊은 나이에 호반을 설립해 재계순위 44위의 대기업집단으로 키워냈다. 철저하게 공공택지사업에 주력했다.

김상열은 계열사를 동원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다수의 택지지구를 사들여 시행과 시공을 함께 하는 자체사업을 폈다. 자체사업은 개발이익까지 챙길 수 있어 수익성이 좋다는 점이 호반건설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997년 IMF 금융위기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기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졌을 때 광주와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비교적 싼 값에 토지를 대거 확보했다. 이 부지에 아파트를 지은 뒤 다른 건설사들이 건설한 주변 아파트들보다 싼값에 분양하는 전략으로 큰 이익을 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을 때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대거 확보해 건설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때 아파트를 분양하는 전략을 썼다. 인천 청라, 고양 삼송, 수원 광교, 성남 판교 등의 부지를 사들여 호반베르디움을 공급하면서 수도권에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앞줄 왼쪽 세번째)이 2019년 6월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부엉 딘 후에 베트남 부총리(앞줄 왼쪽 네번째)와 오찬을 함께 한 뒤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호반그룹>

김상열은 호반건설의 10대 건설사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호반건설은 2019년 7월 국토교통부의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사상 처음으로 10위에 올랐는데 시공능력 평가액의 70% 이상을 경영상태와 재무 건전성에 점수를 주는 경영평가액에서 확보했다.

공사실적 평가액은 사람들이 대형건설사에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공종이력과 매출 비중이 주택부문에 쏠린 것도 아쉬운 점으로 평가된다.

2020년 목표로 한 기업공개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도 김상열의 과제로 꼽힌다.

호반건설은 애초 2019년에 기업공개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2020년으로 시기가 늦춰졌다. 2018년 실적에 합병 전 호반의 1~11월 실적이 반영되지 않아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이 기업공개를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인지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공모자금 등을 활용해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 여력도 커진다.

김상열은 대기업 건설사에 필적하는 호반건설의 시공능력과 영업이익에 걸맞게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김상열이 기업공개를 통해 호반건설을 상장하려는 것도 인지도 향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1차적으로 주택사업의 서울 강남권 진출이 목표다.

그동안 호반건설은 대기업 건설사의 인지도와 아파트 브랜드 밀려 좀처럼 강남권에서 사업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강남에 위치한 아파트 재건축사업의 경우 몇몇 대형건설사들이 수주를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했다.

대형건설사 반열에 오르기 위해 호반베르디움 브랜드를 고급화해 상징성을 갖춘 아파트로 공급해야 한다. 지금까지 호반건설이 강남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2015년 송파 호반베르디움 더퍼스트가 유일하다.

호반건설은 신반포7차아파트, 방배경남아파트, 방배14구역 등의 재건축·재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했지만 모두 수주에 실패했다.

호반건설은 10%가량의 지분이라도 좋으니 강남권 재건축사업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몇몇 대형 건설사에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인수전 등을 거치며 일반 대중들에게 호반건설의 이름을 알린 만큼 강남 재건축사업 진출에 이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강남 입성을 노릴 수 있고 최대 강점인 원가 경쟁력을 홍보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호반건설은 건설업계에서도 가격 대비해 품질이 좋은 아파트를 짓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비교적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

◆ 평가
[Who Is ?]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오른쪽)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회장이 2015년 3월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22대 임시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상열은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입금을 되도록 쓰지 않는 ‘무차입 경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호반건설은 2018년 말 부채비율이 19.5%에 불과하다. 건설사 부채비율이 보통 200% 정도 되는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분양하고 있는 아파트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신규 분양을 하지 않는 이른바 ‘90%룰’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매우 보수적 경영기조이긴 하지만 이 원칙을 잘 지킨 덕에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무사히 넘겼다고 평가된다.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토목과 플랜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때 주택사업에만 역량을 집중해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김상열은 주택사업만으로 시장상황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2017년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다.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사업역량을 확장하려 했지만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손실규모가 생각보다 커 인수는 무산됐다.
호반건설은 부동산경기가 악화해 다른 중소·중견건설사들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는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2001년 여주 스카이밸리컨트리클럽을 인수하고 2010년 하와이 와이켈레컨트리클럽을 인수해 레저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후 이천의 덕평컨트리클럽과 경기 파주의 서서울컨트리클럽을 잇따라 인수하며 레저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1년에는 KBC광주방송도 인수한 데 이어 2019년 서울신문 지분 19.4%를 인수해 3대주주에 오르며 언론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2016년에는 토목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울트라건설을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