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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잘 아는 민주당 김성곤 통합당 태영호, 서울 강남갑에서 안보대결

김지석 기자 jskim@businesspost.co.kr 2020-03-04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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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과 태영호(등록명 태구민) 전 북한 영국공사가 서울 강남갑에서 '안보대결'을 펼친다.

강남갑은 보수 텃밭으로 꼽힌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 후보라는 약점을, 태 전 공사는 북한 출신이라는 시선을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북한 잘 아는 민주당 김성곤 통합당 태영호, 서울 강남갑에서 안보대결
▲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왼쪽)과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오른쪽).

4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두 사람은 각자 국방 전문가와 북한 전문가의 면모를 내세워 보수성향의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의원은 2월28일 태 전 공사의 공천을 듣고 기자회견을 통해 “안보에 관심이 많은 강남갑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엄중한 한반도 평화와 번영, 그리고 강남 현안 해결의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선택해야 한다”며 “누가 진정한 평화의 해결사인지 강남갑 유권자들이 잘 심판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2006년부터 2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면서 이라크 파병연장 조율, 군사시설기지 및 군사보호법과 국방개혁법 통과 등 국방안보 분야에서 성과를 남겼다.

현재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019년 11월20일 사단법인 평화 설립 20주년 기념식에서 “북핵 포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인내심을 지니고 역으로 남북 경제교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북한의 문을 열게 하고 북한을 세계경제에 편입시키면 북한의 핵은 결국 쓰지 못하는 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2월11일 기자회견에서 “누구보다 북한체제와 정권에 관한 이해도가 높다”며 “현재의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만 있어 큰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강남갑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 전 공사는 북한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강남갑 주민들의 지지를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

강남갑은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만 동시에 전문직 종사자 비율과 평균소득이 가장 높은 지역구 가운데 하나로 부동산과 세금은 강남갑 지역주민들의 주요 관심사다. 

강남구청이 발행한 2019 강남구 사회조사 및 사회지표에 따르면 강남구의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비율은 37.9%로 서울시 전체평균인 27.4%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그렇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평생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생활한 태 전 공사가 부동산 규제와 조세 등 시장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 우려할 수 있다.

태 전 공사도 이런 점을 의식하고 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자유시장경제를 상징하는 지역에서 북한 출신의 후보가 잘 할 수 있을지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훼손하고 개인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정책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 후보라는 점이 아무래도 표를 얻는 데 부담이다.

강남갑은 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보수정당 지지도가 가장 높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김 전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선 2016년 20대 총선을 제외하면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보수정당 후보가 60%를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거기에 최근 강남갑 주민들의 정부와 민주당을 향한 민심이 나빠지는 것으로 관측되는데 부동산 규제와 종합부동산세에 따른 세금문제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2월26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내놓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강남구가 속한 동남권은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1.6%로 조사 지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김 전 의원은 1월29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현재 문 대통령의 정책을 놓고 많은 강남 유권자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 잘 알고 있다”며 “정부의 부족한 정책들을 과감히 개선하고 보완해서 문 대통령이 박수를 받으며 아름답게 퇴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인물론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재미교포 로버트 김(김채곤)의 친동생으로도 유명하다. 로버트 김은 미해군 정보국 소속으로 1996년 북한 잠수함 등 한국군에 필요한 북한 관련 기밀을 전달해주다가 발각돼 국가기밀누설죄로 9년형을 받고 복역했다.

엠브레인퍼블릭의 여론조사는 문화일보의 의뢰로 2월23일부터 2월24일까지 실시됐다. 조사대상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이다. 응답률은 16.4%,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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