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부회장이 아시아나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 정상화의 총대를 멜까?
28일 HDC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부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사내이사에서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서 그룹 안에서 역할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주력회사 HDC현대산업개발을 이끌며 지주사체제를 안정화한 일등공신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기반을 마련한 공을 인정받아 2019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에 올랐다.
HDC그룹은 지난해 12월 승진인사를 발표하며 “김 부회장은 외연확장에 따른 HDC그룹 내 협업과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승진 이유를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모빌리티그룹으로 도약이라는 과제를 도울 것으로 기대됐는데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이 되지 않으면서 직책에 공백이 생기게 됐다.
자연스레 김 부회장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다.
HDC그룹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큰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수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대규모 인수자금 부담과 불안정한 항공업황까지 겹치면서 HDC그룹이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은 아직 아시아나항공을 맡을 적임자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선 항공업 경영이 국제적 감각, 노선 운영 노하우 등 측면에서 특수성이 있는데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함께 갖춘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바라본다.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대한항공 출신인 마원 극동대학교 교수가 거명됐던 것도 그만큼 인물이 귀하다는 증거라는 시선도 있다.
최근 KCGI 등으로 구성된 주주연합은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김신배 전 SK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등 항공업과 무관한 인물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본래 건설업보다 재무와 금융에 눈이 더 밝은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평가된다. HDC그룹의 유일한 부회장으로서 정 회장의 신임을 받는 2인자로 꼽힌다.
정 회장이 외부인사보다 측근이자 재무전문가 김 부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라는 중책을 맡길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주사 HDC는 정 회장과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한 유병규 HDC 사장의 각자대표체제가 막 갖춰진 만큼 당분간 변동이 생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HDC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은 현재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인사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알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대철 부회장은 1958년 태어나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현대자동차 국제금융팀장을 지냈고 2002년 정 회장과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겨 기획실장을 맡았다. 아이콘트롤스 대표와 HDC자산운용 대표를 거쳐 2018년 5월부터 HDC현대산업개발을 이끌어 왔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