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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주가 하락에 외국인주주 달랠 길은 배당뿐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0-02-28 16: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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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가 주가 하락으로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실적 악화에도 오히려 배당을 늘리고 있다.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금융당국의 가격통제로 국내 보험사들이 마음대로 보험료를 올리지 못한 점을 외국인주주들에게 설득시키기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주가 하락에 외국인주주 달랠 길은 배당뿐
▲ (왼쪽부터)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28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순이익 급감 등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을 높이고 있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가운데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말한다. 순이익이 100억 원일 때 배당금으로 20억 원을 지급했다면 배당성향은 20%가 된다.

삼성화재의 2019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6456억 원으로 2018년보다 39.7% 줄었으나 배당성향은 45.7%에서 55.9%로 올랐다.

현대해상은 순이익이 27.9%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은 24.1%에서 26.1%로 2%포인트 올렸다. DB손해보험도 순이익이 27.6% 빠졌지만 배당성향을 23.8%에서 24.5%로 높였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 재무구조의 악화요인이 된다. 반면 배당성향이 낮을수록 사내유보율이 높고 다음 기회의 배당증가나 무상증자의 여력이 있음을 나타낸다.

순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배당을 높이는 것은 주가 하락으로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는 말이 나온다.

2019년 3월22일 31만2천 원까지 올랐던 삼성화재 주가는 12월30일 24만3500원까지 떨어지면서 21.9%가 빠졌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주가도 2019년 최고점에서 각각 31.7%, 28.8%씩 하락했다.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실적이 악화했지만 손해율을 메꿀 만큼의 보험료 인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는 실질적으로 금융당국의 허락 없이 보험료를 올리지 못하는데 외국인주주들은 이러한 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보험사의 가격 결정권이 지나치게 훼손됐다고 본다”며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고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3800만여 명에 이르는 만큼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고 있어 정부와 정치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화재의 외국인주주 비율은 2018년 말 기준 49.3%,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각각 44.5%, 45.4%에 이른다.

보험업황 악화가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보험사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려 주주들을 달래는 데 힘쓰고 있다.

자사주를 직접 사들이면 주당 순자산가치(순자산/발행주식수)를 이루고 있는 요소 가운데 주식 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1주당 가치가 증가하게 된다. 

주주들에게 보장할 수 있는 자산이 그만큼 늘어나게 되고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이 높지만 주가는 저평가된 기업으로 시장에 알려지게 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은 7일 자사주 5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12일에도 297주를 매입했다. 

장덕희 부사장(300주), 배태영 전무(300주), 신동구 전무(200주), 이두열 전무(300주), 정헌 전무(104주), 김대진 상무(110주), 이석재 상무(100주), 배성완 상무(47주), 임건 상무(200주), 임규삼 상무(100주) 등도 2월 한 달 동안 자사주를 사들이며 삼성화재의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였다.

이에 앞서 DB손해보험도 1월31일 자사주 70만8천 주를 4월30일까지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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