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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정공에서 현대차 일군 정몽구, 현대모비스에서 'MK시대' 마무리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0-02-20 15: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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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계열사 경영에서 점차 물러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사내이사 임기가 끝남과 동시에 연임하지 않는 방식이다.
 
현대정공에서 현대차 일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9572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몽구</a>, 현대모비스에서 'MK시대' 마무리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 회장이 아버지인 정주영 명예회장에게서 처음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던 현대모비스의 사내이사 임기를 마치면 이를 마지막으로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2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이 현대차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정 회장이 등기임원을 맡게 되는 계열사는 현대모비스가 유일하게 됐다.

정 회장은 2019년 3월에 열린 현대모비스 임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재선임돼 2022년 3월21일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올해 현대차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점에 비추어볼 때 앞으로 2년 뒤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임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등기임원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반에서 보폭을 확대하며 안정적으로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회장의 일선후퇴는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단지 회장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정 수석부회장시대 연착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연임을 의외의 '사건'이라고 보기도 한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사내이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지만 정 회장은 사내이사 임기를 3년 연장했다.

하지만 그룹 전반에 정 수석부회장체제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더 이상 직접 현대모비스 등기임원을 맡아야 할 필요성도 적어진 게 사실이다.

정 회장이 사실상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것으로 여겨진다는 사실도 현대모비스 대표를 마지막으로 계열사 경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시각에 힘을 싣는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공개한 이사회 개최 및 이사진 출석 현황을 보면 정 회장은 2018년 이후 열린 두 회사의 이사회에 단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다.

정 수석부회장이 2019년 이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이사회에 꾸준히 참석하는 모습과 대비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역할을 놓고 “미등기임원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회장으로서 역할을 지속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를 마지막으로 경영 전반에서 물러나는 것은 현대차그룹 차원을 떠나 스스로에게도 큰 의미를 지닌다.

현대모비스는 정 회장에게 아주 뜻깊은 회사다. 그는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을 맡아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현대차그룹 회장까지 오를 수 있었다.

정 회장은 1970년 현대자동차 서울사업소장으로 현대그룹에 입사해 현대건설 자재부장, 현대차 이사 등을 지내다가 1977년 컨테이너와 H빔 제조사업을 주력으로 출범한 현대정공의 초대 사장을 맡았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처음으로 준 것인데 정 회장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정 회장은 현대정공을 통해 세계 컨테이너시장의 주도권을 일본에서 뺏어오는데 성공했고 현대차량을 현대정공에 흡수해 철도차량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특히 1991년 현대정공에서 SUV인 갤로퍼를 출시해 성공시키며 입지를 공고하게 다져 결국 1999년 작은 아버지인 정세영 회장에게서 현대차를 물려받았다.

정 회장은 스스로 40여 년을 이끌어온 현대정공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현대차그룹 주요 보직에 현대정공 출신 인사를 많이 발탁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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