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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현대백화점그룹 몸집 키운 정지선, 디지털 더 절박해졌다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20-01-09 15: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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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올해 그룹 전반에 걸쳐 온라인사업 등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백화점 등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변화를 뒤로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함이 엿보인다.
 
[오늘Who] 현대백화점그룹 몸집 키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038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지선</a>, 디지털 더 절박해졌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9일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다른 유통그룹과 비교해 온라인사업에 큰 힘을 실지 않았던 곳으로 평가됐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않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각 사의 사업 특성에 맞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전략도 추진해야 한다”며 그룹 전략의 변화를 예고했다.

유통사업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도 크게 뒷걸음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백화점 ‘빅3’ 가운데 가장 먼저 쿠팡에 입점하는 등 자체 온라인사업을 강화하기 보다는 이미 영향력을 확보한 외부 이커머스업체와 손잡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나 신세계 등과 비교해 온라인쇼핑몰사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만큼 후발주자로서 떠안아야하는 대규모 투자 및 그에 따른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다른 유통그룹과 비교해 대형마트가 없기 때문에 물류창고 역할을 해줄 거점을 확보하려면 더 큰 투자가 필요했던 점도 작용했다. 

현대백화점은 이와 동시에 오프라인에서 점포 대형화와 명품을 내세운 고급화 전략 등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지만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는 소비패턴에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867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27.6% 줄었다.

정 회장은 2020년까지 그룹 매출 20조 원, 경상이익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2020 비전’을 내걸고 2010년부터 현대리바트, 한섬, 에버다임 등을 줄줄이 인수합병하며 외형 성장에 힘썼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핵심계열사인 현대백화점 등의 수익성이 그만큼 올라오지 못하면서 올해 그룹 경상이익은 1조 원 초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온·오프라인사업을 통합적 관점에서 보고 상호보완할 수 있는 사업방식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올해는 디지털 전환을 전면에 내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경영전략의 변화는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도 엿보인다.

‘비전2020’을 마치는 해이자 앞으로 ‘비전2030’으로 새로운 10년을 이끌 새 주자로 낙점된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은 한섬 대표이사로 일하며 온라인사업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인물이다. 

김 대표는 2015년 한섬의 온라인사업 강화를 위해 온라인쇼핑몰 더한섬닷컴을 만들어 지난해 온라인쇼핑몰에서만 매출 1천억 원을 거뒀다. 

김 대표에게 그룹의 주축인 현대백화점을 맡긴 것은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각각 롯데ON, SSG닷컴 등으로 통합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백화점과 홈쇼핑, 패션, 가구 등 각 계열사별 강점과 특성을 활용해 각 온라인몰의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에따라 현대백화점의 더현대닷컴, 현대홈쇼핑의 현대H몰, 한섬의 더한섬닷컴, 현대리바트의 리바트몰 등에서 각각 종합쇼핑몰 및 전문몰로서 적합한 새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일 것으로 점쳐진다.

판매채널뿐 아니라 각 계열사의 온라인 물류시스템을 마련하고 2018년에 서울·경기 지역에서 시작한 새벽배송서비스 ‘새벽식탁’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인수합병 전략을 중심으로 한 ‘비전 2020’으로 지난 10년 동안 현대백화점그룹의 외형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잡았다”며 “앞으로 10년 목표를 담을 ‘비전 2030’에서는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변화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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