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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결연한 사과 "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 80% 해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8-11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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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결연한 사과 "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 80% 해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신 회장은 아침 일찍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옆 집무실에 출근한 뒤 롯데호텔 기자회견장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신 회장은 1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장에서 서툰 한국말로 A4 용지 5매 분량의 대국민 사과문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신 회장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 두 차례에 걸쳐 허리를 90도로 숙여 사과를 했다. 지난 3일 일본에서 입국하면서 공항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대국민 사과문의 첫 말은 짧고 간결했다. 신 회장은 이날 발표한 사과문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이 열린 롯데호텔 2층 그랜드볼륨에는 취재진 300명이 북새통을 이뤘다.

신회장은 롯데그룹의 총수 일가 경영권 분쟁에 대해 “최근의 사태는 롯데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더 많이 노력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국민들이 느낀 실망과 우려가 모두 제 책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호텔롯데 상장,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기업문화개선위원회 설치 등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조목조목 밝혔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에 대해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비율을 줄이겠다”며 “주주가 다양해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12곳 등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보유지분 비중이 전체의 99.28%에 이른다.

신 회장은 모두 416개의 고리로 연결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올해 안에 80% 이상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의 국내 상장계열사 8개 매출액이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한국 기업으로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하겠다는 일념으로 설립됐다”며 “신 총괄회장은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을 한국 롯데그룹에 계속 재투자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L투자회사들에 대해 “L투자회사는 2000년대 들어 일본 롯데제과 등이 분할하면서 생긴 투자회사”라고 해명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 기자회견에 앞서 취재진들에게 예상질문을 받았다. 롯데호텔 상장 여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 신 총괄회장과 화해 가능성 등 모두 8가지의 질문 가운데 6개 정도가 추려져 신 회장에게 전달됐다.

신 회장은 일문입답에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에 대해 질문을 받자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 우리사주회, 임원진이 각각 3분의1씩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며 “저는 롯데홀딩스 지분 1.4%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가족 문제는 회사 경영과 별개”라고 잘라 답변했다.

신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을 미리 전달받았기 때문인지 침착하게 답변을 해나갔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묻는 질문에는 뒤늦게 “저는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다”고 대답하는 등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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