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12일 회장후보군 명단을 공개한다. KT가 회장후보군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회장후보의 1차 컷오프를 맡은 KT 지배구조위원회가 내부인사와 외부인사 가운데 어느 쪽에 힘을 실을지 주목된다.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11일 KT에 따르면 회장후보 37명 가운데 9명 정도의 적격자를 추려내는 역할을 맡은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KT 안팎에서는 회장후보군에 KT 내부 인사가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본다.
황 회장이 KT 회장 선임절차에서 ‘외압’을 끊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KT의 정관을 변경해 KT 대표이사의 자격요건을 ‘경영 경험’에서 ‘기업경영 경험’으로 바꾸는 등 ‘낙하산’ 차단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KT 지배구조위원회의 구성원 가운데 황 회장의 '복심'으로 여겨지는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이 유일한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그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김 사장은 삼성중공업에서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가 황 회장이 2014년 KT 회장이 된 직후 KT 재무실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비서실장,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거치며 황 회장을 줄곧 보좌했다.
특히 KT 지배구조위원회가 이사회에 후보 명단과 함께 순위도 함께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KT 지배구조위원회의 의중이 회장 선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KT 지배구조위원회 구성원이 모두 회장후보 심사위원회의 구성원에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이번에 KT 지배구조위원회가 점수룰 매긴 후보군의 순위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회장후보 심사위원회는 KT 지배구조위원회가 확정한 후보 명단 가운데 최종후보 몇 명을 추리는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김인회 사장과 사외이사 8명이 모두 참여해 9명으로 이뤄진다.
물론 황 회장은 그동안 다음 회장 선임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회장 선임과 관련한 이사회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KT 지배구조위원회 위원 5명 가운데 4명을 차지하고 있는 사외이사들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KT 지배구조위원회에는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비서관, 장석권 한양대학교 교수, 김종구 법무법인 여명 고문변호사,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 등 사외이사 4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모두 황창규 회장 재임기간에 선임됐다.
하지만 현재 황 회장이 경영고문 불법위촉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고 다음 KT 회장이 황창규 회장의 입김이 닿아있는 인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사외이사들이 황 회장과 KT의 단절을 위해 KT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에 힘을 실어주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사외이사 가운데 김대유 전 비서관과 이강철 전 수석비서관은 청와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인물들인 만큼 현재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여권 등과도 연결점이 있다.
현재 외부인사 출신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들이 정관에서 규정한 '기업경영 경험'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와 관련한 판단을 지배구조위원회에서 내리는 만큼 자격 미달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현재 청와대와 여당은 KT 인사에 절대 관여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특정 인물이나 외부에 휘둘리지 않는 투명한 인사가 될 것”이라며 “이번에 회장후보자 명단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 역시 투명성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